독일의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 12. 17∼1827. 3. 26)은 고전음악의 완성자이며 낭만음악의 창시자로 일컫는다. 또한 그는 형식적인 예술보다 인간적이고 정신적인 내용을 담은 위대한 작곡가이다.
그는 아버지 요한 반 베토벤Johann van Beethoven과 어머니 마리아 막달레나Maria Magdalena, nee Keverich 사이에서 본Bonn에서 태어났다. 베토벤의 누나 루트비히 마리아는 태어나 곧 죽었고, 동생이 다섯 태어났지만 카스파르 안톤 카알Caspar Anton Carl과 니콜라우스 요한Nikolaus Johann 둘만이 살아남았다. 베토벤은 13살이 되었을 때에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으며, 16세가 되자 장남인 그는 집안의 생계를 떠맡아 힘들게 살았다.
할아버지는 본에 정착하여 합창단의 가수로 들어가 악장Kapellmeister을 엮임 하였고, 아버지 또한 합창단의 가수였던 탓인지 베토벤도 자연스레 음악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처음에는 그의 가족은 매우 부유하였으나, 그의 할아버지가 1773년에 세상을 뜨고 그의 아버지가 알코홀 중독에 빠져 생활은 점차 궁핍해지게 되었다.
베토벤의 첫 음악교사는 아버지였고, 궁정 오르간 주자인 토비아스 프리드리히 파이퍼Tobias Friedrich Pfeiffer가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그리고 친척 프란츠 로반티니Franz Rovantini에게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배웠다.
베토벤의 음악적 재능은 어릴 때부터 뛰어나 9살에 연주회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당시 모차르트의 명성을 잘 알고 있었던 아버지는 아들을 신동으로 만들어 돈을 벌려 했으나 쉽지는 않았다. 1778년 3월 베토벤의 첫 대중 공연회 포스터에, 아버지는 베토벤이 6살이라고(실제로 7살 4개월) 나이를 속이기도 하며 아들 베토벤의 재능을 팔아 술을 사먹으며 흥청망청 썼다.
모차르트에 비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재능이 있었던 그를 제2의 모차르트로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어린 시절부터 혹독하게 교육시켰던 아버지는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궁정의 테너가수였다. 베토벤에 관한 여러 자료들을 살펴보면, 그의 아버지는 베토벤을 내세워 돈 벌 궁리만 하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어린 베토벤이 받은 상처는 매우 컷을 것이고 베토벤이 반항적인 청년으로 자랐을 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감기와 폐렴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투병하다가 57살로 생을 마친 그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전환기에 활동한 주요 음악가이며, 작곡가로 널리 존경받고 있다. "음악의 성인聖人" 또는 "악성樂聖"이라 불리기도 한다. 주요작품으로는 무엇보다 교향곡으로 <교향곡 5번>, <교향곡 6번>, <교향곡 9번> 그리고 <비창 소나타>, <월광 소나타>등을 꼽을 수 있다.
(2022년 KBS의 한국인의 사랑하는 클래식음악 10선에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교향곡 5번 운명이 선정되었다.)
지금 마침 KBS FM(93.10MHz)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베토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들으며 베토벤을 생각해 본다. 오래전 2008. 7. 3일, 미국출장으로 비행기로 오르고 보니, 모두들 느끼는 것이지만 뉴욕까지 비행기는 지겹기 짝이 없다. 음악을 듣다 영화를 보다 기내 식사를 하다 시간을 보내지만 그래도 시간은 많이 남기 마련이다.
대한항공 내에서 클래식음악 채널 중에, 불행히도 1악장 뿐 이었지만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이 있었다. 베토벤이 유일하게 작곡한 참으로 아름다운 이 바이올린협주곡 1악장은 30분정도로 길다. 다른 곡들도 좀 있었지만 좋아하는 1악장을 기내에서 듣고 또 들어 7번을 들으면서 비행기에서의 남는 시간을 베토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평소에도 즐겨듣는 곡이라 이젠 50번 정도를 들었으니 곡을 외울 정도이다.
하이든의 권유로 베토벤은 1792년 11월에 빈Wien에 정착하게 되어 하이든Haydn, 요한 생크Johann Schenk,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 1750∼11825에게서 작곡을 배우며, 이후 생애의 대부분을 빈에서 활동하면서 살게 된다. 1800년 4월에 빈의 부르크극장Burgtheater에서 교향곡 1번 공개연주회를 열었는데 특정계층이 아닌 일반시민을 위한 최초의 공연이었다. 베토벤이 귀족사회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인정받는 작곡가로서 지위를 갖추기 시작하는 상당히 의미 있는 일로 평가하고 싶은 이유는, 그 당시 음악은 귀족들만의 취미였지만 일반 서민에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사람이 바로 베토벤이었으니 그를 혁신적인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베토벤은 그 즈음부터 귓병을 앓기 시작하여 32세 정도에 청각을 거의 상실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사랑의 실패로 정신적인 시련과 경제적인 어려움에다 청년기에 들리지 않는 고통으로 작곡가로서는 더욱더 절망적이었고 불안과 고통에 시달렸다. 이런 닥쳐진 고통을 견디다 못해 하일리겐슈타트Heiligenstadt에 칩거하면서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The Heiligenstadt Testament"를 남겼는데 이는 베토벤 사후 집에서 발견되었다. 잘 못하면 우리에게 수많은 음악적 유산을 남기게 될 위대한 음악가를 잃을 뻔한 무시무시한 일이 아닌가!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가슴이 서늘해짐을 느낀다.
이 문제의 유서를 조금만 들여다보자. 1802년 10. 6일 작성한 긴 편지의 유서이다.
“동생 카를과 ㅇㅇㅇ 베토벤에게-
지금까지 여섯 해 동안 난 절망적인 고통을 겪어왔어. 몰지각한 의사들 때문에 고통이 점점 더 심해져가고 있는데도 나아질 것이란 거짓에 속아왔지. 결국 이 병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구나. 나는 동료 인간들과 편안히 있을 방법이 없고, 세련된 대화를 나눌 수도 없으며 사상을 교환할 길도 없어. 나는 추방된 사람처럼 외톨이로 살아야 해. 안녕, 서로를 사랑하라. 내 친구들에게 특히 리히노프스키 공작과 슈미트 박사에게 감사한다. L공작에게서 받은 악기를 너희중 하나가 간직했으면 한다····”
뭐 이런 내용이다.
받는 두 동생 중에 카를이 있고, 다음은 요한을 써야하는데 ㅇㅇㅇ로 비워있다. 베토벤은 평소에 동생요한과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느껴진다.
그런데 나흘 뒤인 1802. 10. 10일 추신을 덧붙인다.
“정말 슬프다. 그래 저 소중한 희망, 여기올 때는 그래도 어느 정도 치유되리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이제는 포기해야 한다....” 라고 하였으니 일생일대 최대의 시련에 직면했던 시기인 것으로 느껴져 참으로 가슴 아프다.
그렇지만 베토벤의 의지가 꺾이기야 하겠는가! 이런 시련과 절망 앞에서도 불굴의 예술혼으로 새로운 음악세계를 창조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교향곡 제5번, 운명>, <교향곡 제6번, 전원>, <바이올린협주곡> 등과 같은 주옥같은 대 작품들을 이시기에 작곡했던 것은 인간승리임에 틀림없다. 이런 그였기에 우리는 그를 악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이런 곡들을 들을 때마다 절망했을 베토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