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재 공학박사와 떠나는 클래식 세계 8-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라흐마니노프
서정성과 풍부하고 부드럽고 경쾌한 선율이 묘미
러시아 태생의 미국인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Sergei Vasil'evich Rachmaninov Cергей Васильевич Рахманинов, 1873. 4. 1∼1943. 3. 28)는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이다. 아버지는 러시아의 귀족으로 근위대장 이었으며, 교양 있는 어머니로부터 4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9세 때에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 음악원에 입학하여 3년 뒤에는 모스크바 음악원으로 전학하여 타녜에프Sergei Ivanovich Taneyev, 1856∼11915와 아렌스키Anton Stepanovich Arensky, 1861∼11906에게 작곡법을, 실로티Alexander Siloti, 1863∼11945에게서 피아노를 사사하여 어릴 때부터 음악적 재능을 보였고, 손이 크고 테크닉도 뛰어나 탁월한 피아니스트로 인정을 받았다.
20세기 초에 활약한 후기낭만파의 마지막에 속하는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은 다양한 악곡 형식과 장르를 포괄하지만, 그 안에서도 슬라브적인 경향이 짙게 나타난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의 작품경향에 대해 아사피에프Boris Vladimirovich Asafyev, 1884∼11949의 평가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정성인데, 그것은 풍부하고 부드러운 선율에 잘 나타나있다. 그 선율법의 기초에는 라흐마니노프의 특성인 가요적인 억양이 가로놓여있다. 그의 선율은 가요성, 유동성, 경쾌함, 넓은 폭 등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이와 같은 라흐마니노프의 특성은 그의 <피아노협주곡 2번>에 잘 나타나있다.
그가 활약할 당시 러시아 음악계는 반목과 불화로 음악가들을 여러 계파로 분류했는데, 여기에 라흐마니노프의 계파와 작품도 분류되었다. 소위 러시아 국민악파5인조라 불리는 발라키레프Milii Alekseevich Balakirev, 1837∼1910, 보로딘Alexandr Porfir’evich Borodin, 1833∼1387, 퀴César Cui(Antonovitch), 1835∼1918, 무소르크스키Modest P. Musorgskii, 1839∼1881, 림스키코르사코프Nikolai Andreevich Rim´skii Kor´sako, 1844∼1908를 따르는 부류와, 스크랴빈Alexandr Nikolayevich Skryabin, 1872∼1915과 같은 급진파 경향의 사조가 있었다.
이 들과는 달리 라흐마니노프는 보수적인 태도를 끝까지 견지하면서 차이코프스키의 전통을 유지했다. 그의 피아노 기법은 다른 여러 러시아 작곡가들과 같이 쇼팽과 리스트를 따르긴 했지만 직접적으로는 안톤 루빈슈타인Anton Grigorievich Rubinshtein, 1829∼11894으로부터 차이코프스키에 의해 계승된 러시아 피아노음악의 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차이코프스키를 깊이 존경했고 그의 뒤를 이어 모스크바 악파의 맥을 이은 작곡가로서, 러시아 음악의 무르익은 아름다움을 기반으로 이를 현대음악에 적용시켰다. 그의 음악에는 러시아의 어둡고 늦가을과 초겨울의 쓸쓸함과 스잔함이 묻어나면서 다가올 추위가 무섭기도 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애잔함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신이 독창적인 작풍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했다.
그의 작품으로는 1892년 <알레코Aleko>, 1904년 <인색한 기사 Op.24>, 1905년 <프란체스카 다 라미니 Op.25> 등 3편의 오페라, 3개의 교향곡, 관현악곡으로는 1940년 <교향적 무곡Symphonic Dance Op.45>, 1909년 교향시 <죽음의 섬The Isle of the dead, Op.29>, 협주곡으로는 5개의 피아노협주곡, 2개의 피아노소나타, 1934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43>, 그리고 여러 가곡 등으로 피아노곡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곡, 실내악, 성악곡 등 다양하다. 그러나 그의 걸작은 역시 피아노 곡으로 <24개의 전주곡>, <회화적 연주곡>, <피아노협주곡 2번>, <피아노협주곡 3번> 등이 유명하다.
라흐마니노프는 모스크바 음악원에 제학 중인 19세에 작곡한 오페라 <알레코Aleko>를 교내 콩쿠르에 출품해 1위를 하고 심사위원이였던 차이콥스키로부터 극찬을 들었다. 따라서 차이콥스키의 전통을 계승하는 모스크바 악파로서 서정성과 센티멘탈리즘sentimentalism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 19세기 후기 낭만파로 피아노연주의 거장이다. 또한 10년간 모스크바 마린스키 여학교 교사로 있으면서 사립 가극단의 지휘자, 모스크바 제실 가극장의 지휘자를 역임하고 작곡에도 열중하였지만, 이후 사임하고 작곡에 전념했다.
<교향곡 제1번>을 1895년에 완성하여, 불안증세 속에 1897년 발표한 결과 많은 혹평을 받게 된 비참한 초연the disastrous premiere으로 그때부터 우울증에 시달려 3년 여간 거의 작곡 활동을 하지 못하였다. 1899년에 런던 필하모니 협회의 초청으로 영국으로 가서 작곡가 피아니스트 지휘자로서 이름을 떨쳤고, 1901년 그 유명한 <피아노협주곡 제2번>을 작곡하여 글린카Mikhail Ivanovich Glinka, 1804∼1857 상賞을 획득하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1906년에 드레스덴으로 옮겨 가서 이듬해에 <교향곡 제2번>을 완성했고, 1909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피아노연주로 갈채를 받으며 <피아노협주곡 제3번>을 완성하였다. 이후에 귀국했지만 1917년 러시아에서는 2월 혁명이 일어나 라흐마니노프의 재산도 몰수당하였고, 그는 어렵게 북유럽에 머물러있다 미국에서 지휘자의 자리를 제안 받고 건너가 작곡과 연주자로 크게 활약하였다.
피아노 연주가로서의 뛰어난 기량은 일찍이 알려져 있었으나 작곡가로서의 명성은 좀 늦게 얻게 되었다. 그는 피아노연주 기량은 뛰어나 당대 가장 위대한 피아노 연주가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았는데, 이는 13도의 음정까지도 연주해 낼 수 있을 만큼 손이 컸던 장점도 한 몫 하였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양형재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