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를 찾아 달리는 아침길
뮌헨대 앞 세계 최대의 도심속의 영국공원
알프스에는 진눈깨비가 내리고 설산은 구름속에
2만여명의 작은 마을에 세계적 종교축제도 열려
지금은 새벽 4시, 시차적응에서 점차 깨어나는 독일로 온지 5일째이다.
어김없이 3시 30분 전후로 잠이 깬다.
새들보다 먼저 일어난다. 이 곳 새들이라고 늦잠 자는 일은 아닐 텐데.
뮌헨 도심의 복잡한 역전 앞인데도 새소리가 요란한 곳이다.
오늘은 모든 시내 문화답사를 포기하고 알프스로 향하기로 했다.
뮌헨에서 남쪽으로 1시간 20여분 달리면 알프스가 나온단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로 가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뮌헨에서도 갈수가 있다니.
도중에 잠시 2차 세계대전 영국군이 주둔했다는 뮌헨대학 앞 영국공원을 들렸다.
인공정원중에는 미국의 센트럴파크보다 더 크다.
영국의 정원은 자연스러운 조형미를 프랑스는 정형적인 정원이 특징인데 독일은 자연적인면과 프랑스식 정원이 아우러져 있다.
비가 오고 날이 흐려서인지 알몸으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없다.
알몸속에 나도 슬그머니 알몸이 되어 이국에서 살을 태우려 했는데, 괜한 뱃심이 민망스러워진다.
1시간 이상 달리니 알프스의 설경이 구름 속에 설기설기 들어온다.
구름과 아침햇살, 하얀 눈과 날카로운 기하학형 산의 날섬이 또다른 조화를 만든다.
아래로는 푸른 초원이 캠버스 밑바탕의 색상처럼 초벌의 색체도 아름답다.
알프스의 소녀 하디가 떠오르고 사운드 오브뮤직이 생각나고 캔디가 아른댄다.
가물거리던 은하철도 999도 머릿속을 달려간다.
물론 탐정소설 셜룩 홈즈가 -마지막사건-이란 작품에서 등장하는 라이헨바흐 폭포도 알프스이긴 하지만 그저 과거의 기억, 동화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알프스는 왜 동화속 아름다운 영상으로만 투영될까.
우리의 강원도 정선아리랑의 아린 슬픔이 베여있는 아픔은 없는 것일까.
빨찌산처럼 세계대전의 고아의 아픈 시련은 결코 없는 것일까.
SEILBAHN ZUGSPITZE 가 최정상이다.
마을입구에서 기차로 오르는 방법과 케이불카를 타고 오르는 길이 있다.
이곳에서도 제 2의 케이불을 설치 하려는지 대규모 공사가 한창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설악산 케이불카 설치를 위한 논쟁이 마감되지 않았는데 친환경국가인 독일의 알프스 산맥에는 케이불을 위해 지나는 길목마다 벌목한 나무들이 뒹굴고 있다.
사이사이 육중한 철탑이 설치되고 있다.
우리는 케이불카를 타기 위해 주차장에 차를댔다.
왕복티켓을 구매했는데 오를 때는 케이불로 내려올 때에는 열차를 타기로 했다.
케이불카는 10여분정도 하늘을 겨누며 구름과 설경과 초원을 함께 어우른다.
작은 호수가 보이고 대초원과 알프스설경을 보면서 우리는 정상에 다다랐다.
정상에서 잠시 머물다가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었다.
점심은 오스트리아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산아래로 펼쳐지는 구름과 초원과 설경이 그저 환상적이다.
오스트리아 식당은 세금이 20유로, 독일은 17유로로 3유로의 차이가 난다.
3유로에 판매되는 TIROER ZUGSPITZE 술을 마셨다.
마치 우리나라의 홍주와 같은 맛인데 35%의 도수를 지녔다.
한잔 마시자 온몸이 달아오른다.
마치 대장간 화덕 앞인 듯 화끈 달아 오른다.
그 열기가 30여분간 계속되었다.
식사를 하면서 구름이 차맛자락을 젖히듯 언뜻 언뜻 펼쳐지는 마을 풍경은 그저 동화속의 화첩이다.
꼬마 열차를 타고 내려오는데 그저 터널만을 통과한다.
마치 춘천행 기차를 타고 가면 터널만 지나는 것처럼
졸음이 쏟아지더니 어는덧 다시 초원이다.
이곳에는 6월에서야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한국의 꽃 색깔보다 더 원색적인 앞프스의 꽃.
나는 이곳에서 살면 과연 어떤 경향의 시와 그림을 그려갈까.
이곳에서는 인터넷이나 로봇따위는 함께 하지 않을 듯 하다. 물론 헨드폰도.(길샘/환경경영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