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신년 칼럼
첫날 아침의 약속- 사회적 공헌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순백의 눈길에/한발 또 한발
그만큼 무게의 자국과/그만큼의 소리를 담고
지나간 걸음걸음 /되돌아 헤아려 보는
소중한 한해가 되길 /다짐 또 다짐하는/첫날 아침.
병신년 아침은 이렇게 시를 쓰면서 깨어났다.
스스로 다짐하는 이 시는 눈길에서 나타나는 그 선명하고 또렷한 발자욱을 상기하면서 걸어가야 할 길과 걸어온 길 모두 철저히 관조하면서 정직하고 신뢰성있는 삶을 살아보자는 자기성찰의 시이다.
지난 15년은 어눌한 한해였는지 모른다.
기업들에게도 희망의 밝은 조명보다는 스러져가는 등불과도 같이 바람에 너울거렸던 그런 해이다.
그나마 정치권에서 얻은 낙숫물과 같은 것은 새천년인지 더불어인지 -공무원인사보다 더 빠르게 이름을 바꾸는 통해 이제는 기억조차 하기 싫은 당명이지만-하여간 야당이 주동이 된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에 힘입어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같은 법은 공정한 사회,성숙한 사회라면 없어도 될 법이기도 하나 워낙 현실은 갑과 을의 존재가 뚜렷해 남양유업사태 발생 2년만에 그나마 부족한데로 만들어졌다.
올해는 이같은 차별적 대우에서 벗어나 기업이나 국민 모두 나눔의 미학,사회적책임과 공헌사업에 발을 딛어보자는 바램이다.
35년간 많은 중소기업들을 지켜 보면서 애원과 같은 절절한 바램은 우선 도산하지 말고 1백년이상의 장수 기업의 탄생이다.
환경산업은 현대에서 정착한 신종사업이긴 하여도 미래의 시장은 넓다.
그러나 30년 이상을 넘기는 기업이 그리 많지는 않다. 더더욱 30여년 정도 연륜을 지닌 기업들은 누구에게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한다.
경영전략면에서는 제조를 근간으로 상가,토지에 투자하는 기업인들과 새로운 기계를 구입하여 신제품 개발에 전력하는 기업들로 양분된다.
이 와중에 기업사냥꾼으로 부실한 기업을 인수하고 경영도 허술하게 운영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켜 상장한 이후 회사를 비싸게 매각하는 뚜쟁이정도의 기업인들도 심심찮게 있다.
이를 비교할때 기술개발보다는 토지매입에 열 올리는 경영인들의 재무구조가 더 튼실한것도 우리나라의 명백한 현실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 지속가능경영원과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최근 중견·중소기업 15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공헌 실태 및 우수사례’를 조사를 지난 연말 발표했다.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한 비용은 ‘현금기부’(60.3%), ‘현물기부’(32.2%), ‘임직원 자원봉사 경비’(3.5%), ‘직접 사회공헌 프로그램’(3.2%), ‘시설기부’(0.8%) 순이었다.
사회공헌활동의 주요 대상은 ‘아동·청소년’(53.6%),노인’(25.2%), ‘장애인’(13.9%), ‘다문화 가정’(6.0%) 등이었다.
중견·중소기업의 사회공헌활동시의 특징은 지역사회’(80.1%)를 가장 많은 기업들이 꼽았고, ‘사회복지 시설’(60.9%), ‘학교’(11.9%), ‘해외’(9.3%) 순으로 조사됐다.
사회공헌 프로그램 운영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도 ‘사회적 요구 및 지역사회 필요성’(85.4%),‘기업의 사회적책임 이행’(78.1%), ‘기업 이미지 제고 및 홍보’(40.4%), ‘프로그램의 효과성’(32.5%), ‘업종 및 생산 제품과의 연계성’(13.9%), ‘임직원 만족도’(13.2%)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창업자이면서 절대사주인 경영자의 판단과 지각에 의해 이같은 사업이 추진된다.
환경산업분야중에서 자신이 신앙하는 종교 활동을 통한 기부를 제외하고 순수히 사회적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으로 두 회사를 꼽을 수 있다.
40여년간 PE파이프를 생산하면서 현재 2세경영수업을 연마시키고 있는 (주)사이몬(대표 이국노)은 최근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을 받은 기업으로 5년전 수십억원의 자금을 출자하여 검도등 체육계자녀들의 장학금 및 연구사업을 펼치는 장학재단인 –한국예도문화장학체육재단-을 설립 올해에는 검도가 한국의 본국검임을 밝히는 사료집을 출간했다.
연 매출액 600억원 내외의 기업이 이같은 재단설립은 대기업의 1조원 투자만큼이나 값진 투자이다.
또다른 기업으로는 밸브류등을 생산하는 25년된 삼진밸브(대표 정태희)는 젊은 기업답게 기술의 융합과 전투적 경영속에 지역사회에 대한 지속적인 사회적 책임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전이라는 지역사회에 사회복지활동을 직원과 함께 전사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근 중학교와 해피스쿨 학교사랑 결연활동을 5년간 지속하고 있다.
또한 너울가지합창단정기연주회 후원과 마당극패 우금치 초청등 문화예술사업에도 적극지원하고 있다.
사회적 공헌사업에는 여러 가지 활동이 있다.
대의명분을 뜻하는 '코즈'(Cause)와 '마케팅'이 합쳐진 코즈 마케팅을 통해서, 기업은 사회적으로 착한 기업이란 이미지를 얻고, 소비자는 구매를 통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은 정직한 제품,신뢰도 높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직원복지와 사회적공헌활동을 함께 전개하는 것이 기본중에 기본이다.
좁은 환경시장에 이들 두기업의 사회적공헌활동을 보면서 많은 우리의 환경기업들이 이웃에 사랑받는 참기업으로 성장하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탄생되길 바란다.
눈길에 또렷이 각인되는 무게의 발자욱처럼. (환경경영신문/길샘김동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