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칼럼
위기와 기회를 맞는 환경부
-산하기관들의 반면교사-
본인이 기획한 환경부 30년사를 출간한지도 7년이 지나간다.
2년 후면 40세, 지학(15세),과년(16세),약관(20세),이립(30세)을 지나 불혹(40세)의 나이를 맞고 하늘의 명을 깨닫는 지천명(50세)도 얼마 남지 않는 환경부다.
환경부 관련 인원만도 6천5백 명으로 그 가족으로 치면 2만 명 넘게 한솥밥을 먹고 있다.
어느 누구에게도 미혹되지 않고 세상일에 중심을 잡아갈 시점에 이르렀지만 흔들리다 못해 부러질 듯 휘청거리던 작금의 행태가 환경부다.
새로운 미래사회의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이며 악몽과 같은 고열속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는 고통의 순간이라고 하기에는 지난날이 너무도 거칠고 황량하다.
장,차관을 중심으로 대변인,감사관,운영지원과,기획조정실,환경정책실,환경보건정책관,대기환경정책관,기후미래정책국,환경융합정책국,물환경정책국,상하수도정책관,자연보전국,자원순환국으로 편성되어 542명의 공무원들이 활약하는 곳이 환경부다.
소속기관으로는 환경부보다 1년 먼저 태어난 국립환경과학원(343명),국립환경인력개발원(31명),가장 신생아로 걸음마를 걷는 화학물질안전원(42명),낙동강,한강,원주지방,대구지방,금강유역, 새만금지방,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수도권대기환경청(857명),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23명),국립생물자원관(112명)등 1,408명이 활동하고 있다.
산하기관으로는 한국환경공단(2,067명),국립공원관리공단(1,255명),한국환경산업기술원(262명),국립생태원(217명),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264명),한국상하수도협회(68명),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110명),환경보전협회(250명)등 4,493명이 활동한다.
원래 행정감사라는 것이 칭찬과 격려보다는 공무원의 기강에 대한 위배사항을 지적하고 시정과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지만 올 국정감사는 일부 산하기관과 환경부를 멘붕상태로 몰아갔다.
환경부 감사에서는 한 조직의 중심인물들인 실,국장이 자리만 지키면서 의원들과 장관의 이례적인 수집된 정보의 확인으로 끝났다.
문재인정부 들어와 첫 감사여서인지 여와 야가 뒤바뀐 첫 감사여서인지 누가 여고 누가 야인지 구별도 가지 않는 그런 감사였다.
산하기관이나 소속기관장들조차도 자리가 불안전하고 언제 고별사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불명확한 현실에서 국회의원들도 날선 칼날을 들어 밀지 못하고 지나가 버렸다.
평온하고 온화한 감사라기 보다는 태풍전야의 잔잔함 그대로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과 환경보전협회 상근부회장은 공석인채로 감사를 받기도 했다.
일부 기관장에게는 왜 스스로 자리를 내놓지 않냐는 투의 노골적인 복선이 깔린 질타성 발언도 감사장에서 새어나오기도 했다.
감사발언도 7분에서 5분으로 줄여가면서 진행하자는 의견도 여당이 아닌 야당의원들에 의해 발의되어 방청인들조차 누가 여고 누가 야인지 혼미하기까지 했다.
문제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대한 융단폭격이었다. 물론 예견되기는 했지만 사전에 스스로 조직을 다듬고 새롭게 변혁하고자 하는 자세도 보이지 않아 기술원에 대한 여,야 할것없는 의원들의 질타는 관련임직원들을 공황상태로 만들어 갔다.
이상돈의원은 기술원의 작태를 백서로 편집하여 감사장에 돌리기까지 했다.
기술원의 지난 운영실상이 마치 연구논문으로도 족할 정도의 분량이다.
환경기술개발사업에 대한 선정문제서부터 평가방식과 심의내용이 부실하고 질조차 낮은점등이 낯낯이 밝혀졌다.
전임원장의 3년간의 성폭력 및 폭행,인사만행등 부적절한 행실에 대하여 어떤 조치도 없었던 점, 조직내 분열과 노조마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패거리 행정을 펼치고 있는점등 참담할 정도의 융단폭격은 기술원이 거침없이 성장일변도로만 달려왔던 과거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부당한 영수증 처리등 부실회계서부터 행실의 부당함을 잠재우기 위한 터무니없는 인사와 연구사업에 대한 갑질행위는 환노위 위원장 입에서 슈퍼갑질을 일삼아 온 도둑놈 소굴이라며 이런 조직은 본보기로 해체시켜야 한다는 치명적인 질타까지 쏟아졌다.
야당의원보다 오히려 여당의원들에게서 날카롭고 뼈저린 질타가 강하게 쏟아진 2017년의 국감이다.
연구사업과 지원사업등에 대한 건전하고 방향키를 바로잡는 질타보다는 근본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속여가며 자신들만의 아방궁을 설계하고 있는 작태에 국정감사장은 다시금 분노와 허탈감에 빠지게 한 2017년의 국감이었다.
컨테이너 움막속에서 오늘의 기술원의 틀을 마련했던 창립직원들은 아직 건재하고 남은 시간도 많이 남아 있다.
각 분야에서 중심인물로 자리잡고 있는 기술원의 고급간부들은 사실 국가와 국민이 키워 놓은 인재들이다.
본인도 기술원 창립시절부터 드나들며 기술원의 발전과정을 면밀하게 지켜본 중심인물이기도 하다.
안타까움에 종종 감사제도의 개선,연구사업의 투명성과 전문인력들의 폭넓은 활용과 외부인사들과의 교류확대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원의 임직원들은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두르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영위할것만 같이 기고만장하면서 학연과 지연의 인맥들로 기술원을 운영해왔다.일부는 방관하고 모로쇠로 일관하기도 했다.
곪은 부위는 언제가는 터질 뿐이다. 마침 정권이 교체되고 여,야가 뒤바뀐 정치적 혼돈속에 맞은 이번 국감은 차라리 기술원에게는 새살로 돋아 날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내년부터는 중소기업제품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환경전문무역상사도 새롭게 설립된다.
연구지원,기술지원,기술인증,기술제품 유통 및 무역까지 그 범위가 확장된다.
기초부터 양생,부화,공급까지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하는 유일한 환경부 산하기관으로 날로 확산되는 기관이 기술원이다.
그러한 방대하고 다양한 환경분야를 총괄운영하는 최전선 기관인 환경산업기술원은 이제 새롭게 태어나야 하고 국민과 친근해져야 하며 전문가들에게 정겨운 동지로 기업들에게는 다정한 사랑방이 되어야 한다.
거짓들이 쌓여 더 이상 불편한 진실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1960년대 중국 마오쩌둥은 부정적인것들을 보고 긍정적으로 개선할 때 부정적인 행실들은 오히려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된다고 말했다.
부정을 긍정으로 환각하는 그런 진정한 반면교사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길샘 김동환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