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소음지도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서울시를 시작으로 인천, 대전 등 특·광역시를 비롯한 전국의 도로소음지도가 작성된다. 서울시의 경우 조용하고 평화로운 지역으로 여겨지던 노원구와 양천구가 도로소음에서 가장 시끄러운 지역으로 판명됐다.
반면 소음이 가장 적은 곳은 관악구와 동작구등으로 도로소음에서 만큼은 행복한 지역이다. 이유는 노원구와 양천구등은 구 전체가 아파트로 둘러쳐져 있기 때문이다. 도로주변에 대형 상가도 변변히 없다. 그래서 주행 중 발생되는 소음이 아파트 주거공간으로 전파되고 결국 도로소음이 가장 심각한 곳이 되었다. 이는 선진국의 신도시 설계와 우리의 설계와는 현격한 차이로하고 시작한다. 삶의 공간조성이 무엇을 근본으로 하는가 다르기 때문이다.
도로소음을 저감하기 위해 직선형도로보다 굴곡형도로의 설계와 상가를 전면으로 내세운다. 뒤편에 주거지역을 마련하는 것도 도로소음을 저감하는 도시계획이다. 여기에 대기오염과 소음공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도심 숲 조성과 잔디, 연못과 같은 수생태환경을 밑그림에서부터 정착시키고 있다.
세계 각국은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현재와 미래의 환경소음에 대한 영향인자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계획의 타당성에서 관리계획까지 철저하게 수립한 후 도심을 건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신도시는 도로와 맞붙어 있는 아파트와 아파트형 상가들이 들어차 있고 설계자체에 이 같은 도로소음에 대한 어떤 방지대책도 없다.
그저 저렴한 경비에 빠른 공사 그리고 주거 공간 확보가 정책의 기본이며 전부이다. 반면 유럽에서는 원초적으로 발생되는 도로포장에서의 소음저감을 위한 친환경 도로포장을 20여 년 전부터 실행해 오고 있다. 일본도 작은 길목까지도 도로소음을 저감시키는 친환경적 도로포장을 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우리와 별반 차이 없는 도로포장이리라 간주하겠지만 실제로 이들의 포장 기법은 다르다. 소음을 줄이는 신소재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연구와 개발을 지속해오고 있다. 또한 도로공사로 인해 교통체증으로 에너지 낭비 및 시간적 소모를 줄이는 일렬 포장공사도 도입하여 실행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가 도로포장을 한다고 2~3회 반복적 포장을 하여 시간적, 경제적, 교통량체증 등을 불러일으키지만 유럽 등에서는 도로포장을 단 1회로 마무리 하여 교통체증시간을 줄이고 도로소음과 빗물 투수층까지 만들고 있다. 그나마 이 같은 기술적 접근이 가능한 포장용 차량이 국내에서도 단 한 대가(차량 3대의 혼합차) 들어와 도로공사나 지자체 그리고 주택토지공사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
아스팔트 도로는 소음도가 조금 낮지만 고속도로의 시멘트포장도로는 소음도가 훨씬 높다. 경제적인 면과 공사의 편리성만 생각한 결과로 고속도로 등에 아직도 콘크리트포장을 하고 있는 게 작금의 우리나라 도로사업의 현주소이다.
그 후에 들어가는 방음벽과 방음터널시설 등 막대한 투자로 인해 결과적으로 도로공사가 선진국보다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타깝다.
이에 대한 방향설정도 대처관리도 정부 어디서도 설정된바 없다. 정책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지표조차 없는 우리나라. 도로소음이 심각하다. 점차 건강보건측면이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대안마련도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조차 명확하게 정리 되지 못하고 오늘도 신도시는 계속 건설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음으로 인한 분쟁소송이 점차 증가하여 90년대보다 10배 이상 분쟁이 발생되고 있음은 그 반증이다. 도시계획자체가 이 같은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여 설계했다면 분쟁소송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기존 도시계획이 소음, 대기오염 등 환경적 측면보다는 경제성과 효율성에 치우쳐 건설한 것이 결국 오늘날의 참담한 소음분쟁국가로 만들었다.
그나마 국립환경과학원이 2년 전 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영민박사의 교통환경 소음관리를 위한 소음측정망 시스템개선연구를 토대로 교통소음 지도를 제작하여 집중적이고 단계적인 개선방향을 설정하는 지표로 만들고자 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즉, 비문화적 비정신적 방식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고자 하는 방향으로 기본 노선을 그려준다는 것이 그나마 친환경정책의 밑동을 보게 한다.
하지만 환경을 생각한다면 수 십 년간 지자체나 도로공사 등 관련기관과 유대를 맺고 포장사업을 일삼은 기업들도 소음을 저감하는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했다.
국내에서 도로포장에 대한 환경신기술이 단 한건이라는 것은 놀랄만한 중대한 결격사유다.
포장기법의 친환경적 변화와 소재개발 등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작은 출발점이며 결국 기업이 미래를 향해 성장하는 중심축이 된다.
이런 점에서 30억 원을 투자하여 소음저감을 위한 포장기법을 개발하고, 고작 10억 원의 공사 한건만을 한 중소기업 ㈜포이닉스의 기업정신은 미래를 향한 작은 등불로 비춰지고 더 고맙게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