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오피니언(기고)
[기고] 부산 기장 해수담수화 물은 먹을 수 있다
김동환 시인·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녹색소비자연대 이사
총사업비 1천954억 원을 투자하여 1일 급수량 4만 5천t 규모의 역삼투 방식 해수담수화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뭄 대응과 편중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한 우리나라는 결코 물 부유 국가는 아니다.
다행히 삼면이 바다로 바닷물을 활용한 건강한 식수확보를 위한 연구나 기술개발 등은 가속화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한 중소기업에서 공기를 활용한 식수 개발도 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하수나 지표수만을 고집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다.
발목이 잡힌 이유가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염려가 높아 해수담수화 시설을 가동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원자력발전소와 11㎞ 떨어진 근접지역에 정수장을 설정함으로써 지역주민이나 이 물을 공급 받아야 할 시민들에게는 염려의 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그동안 부산시가 관련 국내외 신뢰할 수 있는 분석기관 등을 통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음용수 수질기준 항목에 대한 전면적인 분석조사 결과 방사성 물질과 일반적인 항목 모두에서 순수에 가까운 물이 생산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국내 연구분석 기관들의 역량은 세계적으로 신뢰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에 있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비싼 분석비를 지출하면서까지 세계적 권위기관인 미국국제위생재단(NSF)에 수차례에 걸쳐 같은 지역의 수질을 분석했다.
국내 연구기관들이 팽배해진 국민적 불신으로 인해 분석 결과에 선뜻 동의할 수 없다는 사실은 향후 모든 정책이나 국가사업의 방향성을 던져 주는 중요한 사례가 된다.
미국 국제위생재단인 NSF는 국내 물 산업 관련 제품들이 미국 수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며 국내 기업 중에는 가정용 정수기에 사용되는 부품과 수도파이프 등 30여 제품들만 일부 NSF 인증을 받았다.
분석시험비만도 시료 건수당 국내 분석료보다 10배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어 국내 중소기업들이 선뜻 분석을 의뢰하지 못하는 기관이다. 인증 받은 후에도 인증 시의 품질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해마다 2천만 원 정도의 유지관리비를 지출해야 한다. 사전 예고 없이 관련 제품을 분석하여 불합격 시에는 인증이 취소되는 등 강력한 유지관리로 신뢰성 높은 기관이다.
해수담수화 시설에 취수한 물의 분석결과는 세슘, 요오드, 스트론튬, 삼중수소 등과 같은 방사성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고 라돈은 샘물제품에서 나오는 정도의 미량 검출되고 있다.
물리적 성질 등 일반적인 수질항목 195항목도 음용에 적합한 진단을 받았다. 부산시가 국내외 여러 분석기관들을 통해 얻어 낸 과학적인 분석결과를 보면 식수의 안전성은 충분히 담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향후 운영시스템이 제대로 지켜지는가와 역세척 등 운영 관리의 적정성에 좀 더 관심을 둬야 한다.
위해 물질이 유입될 경우 사전 차단장치와 사전 경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공정한 감시가 선행된다면 시설물에 대한 운영은 경제적으로나 위생 안정성에서 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 과학적인 분석 결과마저 부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소모적 대치일 뿐이다.
시인으로, 시민단체의 일원으로, 환경전문가로 바람이라면 향후 국가사업의 경우 사전환경영향평가를 좀 더 진중하고 장기적 전략으로 시민들에게도 투명하고 설득력을 갖게 하여 신뢰받는 사업으로 전개되어야 이 같은 소모적 낭비가 지워지리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