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습기 살균제가 던져준 숙제 소비자,기업,정부
-살균제 개발한 연구진 기술자적 참회는 왜 없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 발생된 사건이다.
대부분의 유독물질 사건은 이미 대다수 국가에서 그 피해현황과 진단 및 예방적 학습이 이뤄져 우리나라 정부나 관련 기관,학계등에서는 선진자료를 인용하여 대책마련을 하여 사고 발생 후 원인과 대응이 비교적 빠른 편이었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는 전혀 달랐다.
전 세계 어느 학술지나 기사자료조차 없었던 것이 한국판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이다.
이유는 가습기에 물떼가 자주 일고 이를 청소하고 세균을 제거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유독물질이긴 하지만 저농도로 희석시켜 물속에 침전시켜 활용하면 강력한 살균력으로 가습기의 세균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기업으로서는 새로운 발견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것이나 진배없다.
기업은 홍보했으며 이를 받아들인 소비자가 기꺼이 선택한 것이 단초이다.
똑똑한 소비자들이 물속에 화학물질을 투여하여 매일 방안에 틀어놓고 생활한 것이다.
이는 과거 남해화학이 농약등 각종 제품을 생산한 후의 잔여물질을 활용하여 바른치과의사회에서 펼친 시민운동인 구강보건을 위해 수돗물에 불소를 함유하는 운동을 펼친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이 운동에 국내 최대 환경운동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이 가세하여 사회적으로 파급이 급속도록 확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서는 환경운동연합 산하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구심점이 되어 희생자 가족들의 중심 키워드로 활약하면서 대기업과의 전쟁을 함께 치루고 있다. 고마운 시민운동이다.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에도 각종 화학물질을 다루고 제조하는 SK케미칼이 당시 시장확산을 하고 있는 가습기의 청결과 위생을 위해 수영장 소독용으로 사용하는 원료를 희석시켜 가습기에 적용한 것은 남해화학이 구강보건을 위한 구실로 펼친 수돗물 불소화사업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 모든 사고의 공통점은 순수한 물질에 화학물질을 첨가하면 그것은 결국 바이러스 한 마리를 살균하기 위해 인체 어딘가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절대적인 자연의 진리를 위배하여 치러지는 제 2의 피해의 산물이다.
그런데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한 용감한 인물은 누구일까.
원인미상의 페손상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2011년 3월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중증폐질환 환자 8명이 입원한다.
환자들은 대부분 젊은 나이의 출산직후 주산기 여성들이었다.
2009년과 2010년 경우처럼 어린아이들과 산모들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여러 명이 응급으로 입원했으나 대부분 숨져갔다.
중증 폐질환 환자의 사망률이 25%인 반면 가습기로 인한 페질환자는 70-80%가 사망했다.
아산병원 홍수종 교수는 과거 많이 경험했던 폐렴이나 간질성 폐렴과는 다른 이 질병의 증상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이 답답했다고 고백한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판매 중지 조처를 내린 이후 2년 동원 원인미상의 간질성 폐질환 소아환자 발생은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홍수종 교수팀이 가습기 살균제와 원인 미상 간질성 폐질환과의 관련성 연구에서는 2006~ 2011년 간질성 폐질환으로 전국 2·3차 병원에 입원한 소아·영유아환자는 138명이었다.
교수팀은 또 138명의 환자 중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 60명에게서 공통으로 세기관지 손상을 동반한 폐 병변을 관찰했다. 이는 가습기 물 분자에 달라붙은 미세한 입자 크기의 살균제 독성 물질이 기도로 흡입, 기관과 세기관지를 손상시키고 주변의 폐 조직에 염증을 유발했다는 근거이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 피해 환자들 대부분 처음에는 특이 증상이 없지만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심한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형적인 간질성 폐질환과는 증상이 크게 다르다.
홍 교수는 수천 가지의 화학물질이 적절한 통제 없이 사용되고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노출되고 있는 국내 현실에 대해 화학물질의 인체 유해성 검증과 통제 방법, 규제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감염관리실이 정부에 제보하고 병원 관계자가 정부측에 의심환자에 대한 문제를 제보한것도 국내에서는 처음있는 일이다.
병원측이 정부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대개 언론의 보도 등 여론에 떠밀려 역학조사가 이루어진다.
환자들의 급증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들었기에 아무리 경험이 많은 의사라 해도 원인 규명이 사실상 어렵다.
가습기나 제습기는 정수기나 공기청정기와 같이 콘크리트 문화,자연바람과 소통되지 않는 현대사회의 필요악으로 태어난 현대판 생활도구이다.
하지만 이들 기기들이 순수성을 상실하고 인간의 게으름으로 인해 그 이상의 과대한 효과를 노린다면 이윤추구만을 겨냥한 기업이나 편리성만 추구하는 소비자와의 결합에 의한 괴물이나 악마를 새롭게 탄생시키게 한다.
소비자들도 호흡할 수밖에 없는 가습기 구조에 화학물질로 세척하게 한다는 비상식적 수준에서 무모한 선택을 했고, 기업은 그것도 대기업이 어떠한 독성연구나 위해성 연구도 없이 800만개나 판매했다는 점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매우 크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은 해외에선 수영장이나 물탱크, 정화조를 청소하는 데 주로 쓰인다. 그 원료를 악용하여 사람의 코로 흡입할 수 있는 가습기의 원료로 PHMG를 활용한 연구진들은 아직도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앞에 사죄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개발당시 언론에도 보도되듯 국내 최초,아니 세계 최초로 세균을 박멸하여 안전한 가습기를 개발했다는 뉴스 아닌 뉴스가 되어 그 기업은 또 다른 시장을 개척했고 매출을 올린 기업은 개발자에게 진급등 그에 걸맞는 큰 상을 선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개발할 당시 가습기 원료로 응용한 PHMG,CMIT,MIT등이 지닌 독성이나 문제점에 대해 그 개발자는 상식적인 선에서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 물질이 물과 용해되어 호흡기에 흡입되면 치명적인 독성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간과했으리라 본다.
이같은 심각한 독성에 대해서는 국내 환경학자들 대부분 몰랐다는 것이 실상이다.
이미 수영장이나 물탱크등에 범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세정물질을 가습기가 쉽게 물떼가 끼고 자주 세척을 해야하는 번거로움과 세균등 이물질이 방안을 떠돌기에 이를 방지하자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균을 하여 좀더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습기로 재탄생할 것을 기대하고 그 개발자는 개발했으리라 짐작한다.
창조와 개발은 불편함과 실수로부터 탄생한다.
그러나 개발이후 잘못된 결과에 대해 솔직히 고백하고 참회하는 참다운 기술자나 연구진들의 결단있는 용기를 보고 싶고 이를 기꺼이 용서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국민정신을 기대하는 것은 먼 이야기일까.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은 생명존중을 천시하고 입맛에 맞는 상품을 개발했다.
연구 개발비를 줄이기 위해 자체적인 충분한 안전성 확인과 독성실험도 없이 기업은 외국 자료를 취합하여 국내 검증기관에 의뢰하여 인증을 받고 상품을 출시했다.
한국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대기업에게는 너무나 약했기 때문이고 정치권도 쉽게 손을 들어주는 관행 아닌 관행이 깊숙이 곪아 있었던 현대사회의 악몽이다.(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