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와 대한민국
-세월호에서 보는 재난 안전-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넘기고도 거대한 여객선은 타이타닉으로, 눈물은 노란 깃발로 환각되어 이어져 오고 있다.
3백여 명의 국회가 지혜를 모은다고 하지만 언제나 실망과 좌절은 이 시대를 표류하게 한다.
세월호의 참사는 40여 년 전에 그 태동부터 어긋나 결국 이 같은 대형 참사로 이어져 오게 했다는 역사적 진실이 숨어 있다.
세월호의 주인인 유병언은 스쿠아알렌, 부동산, 집단농장, 섬, 사진작가, 시인 그리고 종교인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당초 유병언은 선박과는 인연이 없던 인물이었으나 한강개발과 함께 태어난 인물이다.
한강개발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80년대 중반 한강에 유람선이 띄워지면서 세모가 등장한다.
세모 한강유람선은 전두환 정권시절 전경환과 서울시 염보현시장과의 정치적 연결고리로 물과 전혀 인연이 없는 세모가 졸지에 유람선의 주인공이 된다.
서울시는 한강에 유람선을 띄운다는 사업계획아래 한강유람선운항업체선정을 하게 된다.
85년 3월 언론에 사업공고를 내고 4월에는 10일 동안 참여기업들을 받는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기업으로는 선박제조 및 수리사업 전문회사로 10여년 이상의 정통을 지닌 코리아 타코사(총자산규모 831억1천만 원), 선박제조전문회사인 대선조선(자산규모 202억 원),라이프주택(3450억 원),글로리 레저(73억 원),전진실업(6400만 원),선문그룹(신설기업),세모(25억 9천만 원)원광(35억 5천만 원)등이 참여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당초 1개사만을 선정한다는 사업방향을 2개사로 변경하고, 사업자선정원칙을 총자산규모가 1백억 원 이상이거나 10억 원 이하의 기업은 제외한다는 기상천외하고 애매모호한 심사기준을 만든다.
그렇게 해서 심의에 붙인 결과 원광이 1위, 세모는 2위로 심사결과가 나오고 서울시는 당초 1개사에서 2개사로 최종 선정한다.
경험이나 자격조건이 누가 봐도 결격 사유가 높은 세모가 유람선의 주인공이 되어 수십 년간 한강을 오갔으며 그 여력으로 세월호를 띄우고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유람선주로 다가왔다.
이런 점에서 정치권은 세월호와 무관하지 않으며, 기획과 사업제안을 한 선박기업이 탈락하는 모순은 국내 정치현실의 한 단면을 명증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세월호의 성장흐름은 76년 삼우트레이딩을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아 지속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면서 세모유람선 사업이후 삼우는 세모와 합병되어 사업 확산을 하게 된다.
이후 91년경 대전지검은 오대양수사사건을 발표하면서 한강유람선에 대하여 세모의 한강유람선운항허가취득은 당시 염보현 서울시장의 특별지시에 의한 특혜선정이었다고 발표를 하였고 염보현전시장에 대한 수사도 병행 했으나 수사당시 염시장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어 직접조사를 못하고 지시배경이나 위법행위는 밝혀내지 못했다.
한강유람선사업전략을 세우게 한 당초 기획자는 사실 코리아 타코사였지만 결과는 세모로 사업권이 확정되는 그 배경에는 지금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전두환 전대통령과 전경환 그리고 염보현과 유병언으로 이어져 오는 미심쩍은 관계가 명확하게 풀리지 않는 한 세월호와 같은 비극의 단초는 언제나 이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권의 노을 녘을 바라 본 유병언은 전경환과의 밀월관계도 막을 내리고 결국은 세모도 IMF폭풍과 함께 부도가 난다.
그러나 세모의 종말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세모한강유람선(당시 자본금 28억 원)을 발단으로 해운업에도 뛰어든 이후 세월호의 참상까지 현대사회에서의 대표적 소시오패스인 유병언의 유희는 장장 30년 이상 날개 짓을 해왔다.
한강유람선입찰에서 갑판위에 호랑이모형을 주창한 유병언의 발상에 당시 서울시 출입 기자들도 박수를 보냈다.
당시 프랑스 세느강을 가보지 못한 나로서는 배를 띄우면 기름유출로 상수원이 오염되지 않느냐는 막연한 불안감만 있어 기삿감으로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아래 방관한 상태였다.
대한민국의 상징인 멸종된 호랑이가 강바람에 더위를 식히는 형상의 조형물은 결국 백조나 황새는 몰라도 강가에 웬 호랑이냐는 질타에 호랑이모형은 과천대공원으로 혼비백산 쫓겨나고 말았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서 보듯 서울시, 정치권 등은 세월호의 참극을 빚게 하는 원동력으로 그 책임에서 온전히 비껴가기 어렵다.
대전지검의 수사에서도 세모유람선은 분명한 특혜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유병언은 현대사회에서 4%를 차지하는 소시오패스라고 말할 수 있다. 불특정 다수를 살해하는 것은 사이코패스와 동일하나 자신의 성공과 목표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질러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정당화한다는 점이다.
WHO발표에 의하면 사이코보다 소시오패스가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이 분포되어 있으며 후진국이나 정치적으로 불안전한 국가가 더 많다고 말한다.
이들 소시오패스는 주변사회나 직장과 가정 등에서 하등 차별 없이 평범하며 오히려 인기가 있는 인물로도 등장한다.
소시오는 사이코보다 무섭고 그 정체가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양의 탈을 쓴 늑대이다. 영혼과 신을 빙자하여 순수하고 평범한 인간의 영혼을 약탈하거나 깊은 상처를 내고도 하등 죄의식이 없으며 오히려 이를 바탕으로 성공하고 주목받는 인기 있는 인물로 조명되어진다.
소시오패스는 자신이 어떤 신분인지 어떤 위치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자기 감정조절능력이 뛰어나며 필요에 따라서는 미소를 짓거나 친절함과 무릎을 꿇을 줄도 안다.
이들 중에는 뛰어난 두뇌를 지니고 조직이나 사회에서 자기 자신의 본심은 숨긴 채 제 3자를 통해 자신의 목적을 성취한다.
그런 사람들이 25명중 1명이라고 하고 우리나라처럼 사회가 정치적 불안전속에 있는 국가는 그 수가 더 많다고 추정하게 된다.
사이코패스는 공격적으로 터놓고 생명을 빼앗고 범죄를 저지르지만 소시오패스는 범죄행위의 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생명을 앗아가면서 그 정당성을 논리적으로 방어하는데 뛰어나다.
이런 경향으로 소시오패스는 사회에서 큰 능력을 발휘하는 상류층인사나 유능하고 전문성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라는 책에서 가까운 사람 중에 자주 속임을 당하거나 이용당한다고 생각할 때, 감정을 무시당할 때, 모순된 언행을 자주 발견할 때, 본인을 제외한 타인들을 맹비난할 때, 끊임없이 강한 자극을 요구할 때, 교묘하게 자신을 괴롭힐 때, 타인에게 해를 끼치고도 책임지려 하지 않을 때 한번 쯤 상대가 소시오패스 환자라고 의심할만하다고 지적한다.
소시오패스의 특징을 나열하면 자신의 성공을 위해 나쁜 짓을 저질러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 한다/자기의 성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것이 능숙하다/약속을 깨는 일이 빈번하다/거짓말을 잘 해서 자신의 성격을 카리스마와 리더십으로 위장 한다/ 친구나 동료 사이에 이간질로 갈등을 일으킨다/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위험도 감수한다/자신의 잘못이 들어나면 동정심등으로 호소한다/매사에 냉정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범죄적인 재능을 타고 났거나 어린 시절 잔인한 취미가 있었다/자기로 인한 타인이 받는 고통을 큰 목적을 향한 정당한 희생이라고 합리화 한다 등이다.
역사적으로 히틀러, 스탈린 등 독재자들을 소시오패스로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세월호에 연계되어 유병언이 최상위에 위치했다면 그 하부로 국회의원을 비롯한 관련 기관장도 소시오패스의 정범으로 연계되었다고 할 수 있다.
소시오패스자들은 죄책감이 부족하므로 쉽사리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직접 살인과 간접살인의 죄책감과 형벌의 차이도 있기에 소시오패스자들은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 있어서 부정부패에 찌든 정치가들을 거론할 수 있다.
또한 백혈병과 같은 직업군을 장기적으로 촉발시킨 기업주나 환경오염인자를 해결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고용자들이나 주변 환경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반환경기업인들도 소시오패스로 규정하고 싶다.
분명한 것은 소시오패스들은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된다는 것을 머릿속에서나 마음으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필요하거나 목적을 위해서 저지른다는 점이다.
내 주위에도 소시오패스자들은 언제나 존재하고 소시오패스자를 위해 미력하게나마 도움을 준 모든 이들도 소시오패스의 인자를 지니고 있다.
점잖아 보이던 사람이 어느 날 마각을 드러내고 다가오는 것을 마각노출(馬脚露出)이라 한다.
지진이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닌 현실에서 정치권이 곁눈질 하지 말고 각자 맡은 신분에서 원칙대로 모든 일을 수행한다면 재난으로 인한 고통은 반감되리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