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
앙겔라 도로테아 메르켈(54년생) 독일 총리와 G20 정상회의 기념식장 중앙에서 우리의 박근혜 대통령이 당당하게 다정한 미소를 띄우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연상된다.
여성대통령이기에 아무래도 정중앙에 위치하지 않겠냐는 상상을 하게 된다.
대한민국 여성대통령 탄생은 이미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정치적 위상이 상승되리라는 기대도 갖게 된다.
한국사에 있어서 신라시대 병풍에 그려진 꽃은 아름답지만 향기가 없으리라는 모란꽃 그림의 주인공으로 총명함과 지혜로운 덕목이 유명한 선덕여왕(신라 27대왕), 당나라와 외교 전략에서 뛰어났으며 파격적인 정치개혁을 한 28대 진덕여왕, 경문왕의 딸로 신라 후기정세가 어지러울 때 즉위하자마자 죄인을 사면하고 지방의 조세를 면제해주며 지방 세력들의 불만을 완화하려고 노력한 51대 진성여왕, 그리고 대한민국 18대 박근혜대통령.
이제 우리나라역사는 건국 이래 4명의 여성이 최고 통치자로 기록되게 되었다. 신라시대의 여왕들의 기록은 대체적으로 총명하고 정치개혁을 주도하고 외교에 강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님 현대정치사에 있어서 속세의 진부한 권력과 이권과 사욕으로 퇴임이후 철창과 추방과 총격과 자살로 이어진 역대 대통령들의 허망함의 반증인지 여성대통령에게 거는 기대심리가 한층 높아지고 평화가 벌써부터 드리워지는 듯 착시현상이 인다. 하긴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가르침을 얻는다는 反面敎師(반면교사)로서의 밑그림이 맑은 색체로 보인다. 여성은 복잡한 서술을 싫어하고 간단명료함을 좋아하며 확실한 정보가 아니면 불신하고 본론부터 말하지 말고 아리송하면서도 끌려오도록 하게 해야 하며 타의로 결정하면 번복하게 되므로 스스로 결정하게 하라는 여성의 심리학도 들여다보게 된다.
신라의 여왕들처럼 박근혜대통령당선자도 한 가정의 아늑한 어머니는 될 수 없다. 그러나 강력한 모성애와 탁월한 통찰력으로 국민을 살피는 훌륭한 어머니는 될 수 있다. 잔잔하고 그윽한 육영수여사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현대사에 있어서 최초의 여성대통령당선자는 선거공약에서 60세 정년 법제화를 위한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하고, 「방송통신이용자보호법」을 제정하고 요금인가 심의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임대주택정책, '행복주택 프로젝트'를 위해 철도부지 상부에 인공대지를 조성하고, 그곳에 아파트·기숙사·교통(역) 상업시설을 건설하는 신개념 복합주거타운 정책이나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도입이나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법」을 제정하여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원청업체 정규직 근로자와 동종·유사한 업무를 할 경우 차별적 처우 금지하겠다는 서민들의 눈높이 맞춘 공약도 왠지 여성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중소기업이 협회 또는 조합을 중심으로 기술인력을 공동채용, 공동교육하는 인력공동관리체제(가칭 인력공동관리협의회) 구축, 중소기업 패자부활 기회 확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위한「공정거래법」개정,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의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해당행위 금지를 청구하는 제도 도입도 서민들에게 가까워지려는 정책공약이다.
환경오염처리시설에 대해 허가기간 만료 시 최상기술(BAT)을 적용한 재허가 기준을 설정하여 환경기술 시장을 활성화 하고 실효성 있게 환경규제 정비와 환경오염처리시설의 허가 기준 개편, 장외 영향평가제(Off-site Consequence Analysis)를 도입·시행하여 구미 불산 누출사고 같은 환경재해의 근원적 예방대책을 제도화 한다는 등 다양한 공약을 비교적 세부적으로 정리하였다. 방대한 분량의 선거공약집을 펼쳐 보면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년간의 통치에서 과연 얼마나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개혁을 할 수 있는지 점쳐보게 된다. 개혁과 혁신의 첫 단계는 주변 환경의 개혁이며 다음으로 제도의 개혁을 실행해야 하고 인사를 개혁하고 마지막으로 인성을 개혁하여야 매듭을 짓게 된다.
교장선생이 새롭게 부임하면 책걸상에서부터 주변 장식품들이 새롭게 단장된다. 주변 환경을 새롭게 전환시킴으로써 긴장감과 기대심리를 북돋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환경조성이 낭비적 요소로 비춰진다면 개혁은 애초부터 실패의 늪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오로지 하고자 하는 공약에 담긴 그 모습 그대로 실행하기 위해 환경개선을 시도해야 한다. 그동안 대다수 국민들은 무수 한 실현미비공약(지키지 못한 약속)에 실망했고 체념했으며 포기에 이르렀다. 다만 이번 선거를 통해 당선자가 된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우리를 또다시 실망시키지 않으리라는 기대가 모아진다. 문인협회에 가입된 정식 문인이라서 일까. 아님 여성이라서 일까. 신라시대의 여왕들이 모두 총명하고 나름대로 그 시대의 통치자로서 역량을 잘 발휘했음에 대한 반증일까. 이래저래 신년 초는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