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무리된 광역상수도 관로갱생공사가 국내에서 첫 시도된 이후 최근 턴키사업으로 추진된 금강광역상수도 노후관 갱생공사가 사업시행을 앞두고 있다.
낙찰가가 92.9%인 824억 8천 3백만 원에 쌍용건설 협력업체가 선정되었다.
충남 부여에서 전북 군산으로 잇는 총 길이 68.8km의 1100mm 관에서 1,500mm 관에 대한 세척 갱생공사이다.
앞으로 이 같은 관로개선사업은 창원권 2차 사업에 복선화, 교체, 갱생 등을 포함하여 482억원이투자되고(17년까지)금강광역 사업에 71km가 갱생, 복선화사업에 16km등 1,399억원(17년까지),구미 1단계 사업에 갱생이 26km,복선화 24km등 605억원(18년까지), 포항 1,2차 사업에 갱생 19.8km, 복선화에 1.6km등 244억원(15년까지), 수도권 2단계 사업으로 갱생 72km, 복선화 29km 등 2,868억원(18년까지)등 총 5,600억 원이 투자될 전망이다.
이 같은 관로 개선사업은 과거 새로운 관으로 매설하던 시대에서 기존 관중에서 심하게 파손되거나 갱생이 어려운 관을 제외한 재생 가능한 관들의 내부를 세척하여 코팅함으로써 신관과 같은 위생적 관으로 재탄생시키는 재이용사업이다.
각종 리싸이클링 사업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단일 공정에서 예산이 수천억 원 이상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따라서 이들 사업이 수공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사업수행을 단행 할 경우 관련된 전문기업들의 성장과 기술의 축적을 통해 세계시장에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탄생될 수 있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왠지 주객이 전도된 듯하여 씁쓸하다.
주객전도(主客顚倒)란 주인과 손님의 위치가 서로 뒤바뀐다는 뜻으로, 사물의 경중ㆍ선후ㆍ완급 따위가 서로 뒤바뀜을 이르는 말이며 이와 비슷한 격언으로 위려마도(爲礪磨刀)가 있다. 숫돌을 위해 칼을 간다는 뜻으로 꿀보다 약과가 달다는 속담과 같이 주객(主客)이 전도되어 사리에 합당치 않음을 일컫는 말이다
벌초 자리는 좁아지고 배코자리는 넓어 진다라는 속담도 있는데 벌초를 마지못해 하는 탓으로 그 구역이 차차로 줄어들고 작아도 될 배콧자리는 쓸데없이 자꾸 넓어지기만 한다는 뜻으로 주객이 전도된다는 뜻과 비슷하다.
발주처인 수자원공사가 발주방식을 선택함에 있어서 기술력과 장비 등을 고려한 전문기업보다는 회사의 자산규모가 크고 주택사업등 대규모 1차 기간산업으로 성장한 대기업들을 우선순위로 입찰에 응하게 하는 방식으로 단추를 여몄다.
이유는 기술력과 장비 보유력 보다는 대규모 사업에 있어서 부도가 나면 누가 책임질 수 있냐는 자금지불보증을 우선순위로 두었기 때문이다.
1단계 수도권광역상수도 갱생공사에서도 낙찰된 GS건설의 기술과 장비보다는 협력사로 참여한 중소기업들의 땀과 기술력으로 사업을 시간차적 손실 속에 성공했다.
금강권도 쌍용과 공동 참여한 코오롱은 기술과 장비를 보유한 수자원기술과 웰택의 사업수행을 관장하면서 손쉽게 20% 내외의 순이익만 챙기고 실적만 덤으로 얻고 정작 이들 중소기업들은 하청업체가 되어 머슴살이로 끼니를 잇게 되었다.
이 같은 사례는 20여 년 전 자생적으로 독자적 기능과 기술축적을 통해 탄생한 누수탐사 운영관리회사들도 매한가지이다.
국내에서는 고작 한국빅택, 한일, 서용, 서창 등 4~5개사 뿐이다.
이들 기업들이 유수율사업을 통해 전국적으로 사업영역이 확장되자 한국환경공단 등 지자체들은 이 분야에 관심도 없고 축적된 기술도 능력도 없는 대형 엔지니어링사와 협력업체로 등록하여 사업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졸지에 이들 전문기업들은 대형엔지니어링사의 하청업체로 총 금액의 60% 미만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누수탐사 사업은 건당 100억 내외의 사업인데도 규모가 크다고 대형엔지니어링이 지급보증을 하는 조건으로 무혈입성 시킨 사례이다.
박근혜 정부에 와서 중소기업의 현실적 문제를 파악하고 이들 기업들의 육성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물산업에서도 해외진출을 위한 대규모 강소기업을 탄생 시키자고 애는 쓰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과거 세종시대의 최고의 참모인 황희정승의 경제정책을 엿들어 보자.
황희(국무총리)는 세종(박근혜대통령)이 생각한 조세제도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관리가 책상에 앉아서 세금을 매기던 행위를 직접 농지를 방문하여 풍년과 흉년을 꼼꼼히 따져 세금을 매기도록 하는 손실담험법을 실시하게 했다.
또한 출장 나간 관리자들이 부정부패로 농간을 부리지 못하도록 2중 3중의 감시를 하는 암행어사제도를 강화했다.
세종이 아이디어를 내면 황희는 이를 현실정치에 접목하는 시스템이 세종 재위기간 내내 작동된 결과물들이다.
오로지 백성 편에 서서 경제개혁을 실행하고 손실담험법에 폐해가 발견되자 전국을 토질에 따라 구분하고 27종의 전등에 따라 다른 세율로 조세를 거두어들인 공법의 제정은 세종시대 가장 훌륭한 경제개혁정책으로 손꼽힌다.
관로 갱생산업이나 누수탐사사업 등 어차피 전문기업들이 해야 할 분야를 단순한 제정보증 하나로 대기업을 무혈 입성시키는 행위는 그야말로 행정편위이고 탁상행정이며 주객전도된 위려마도이다.
다시 한번 시작점에서 결연한 의지로 정책의 대전환이 있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