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 지하수 정화에도 녹색 숨결을
녹색정화 강화로 에너지절약
-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토양환경기술센터 전문위원 조규탁
전 세계적으로 산업 발달로 인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지만, 다른 이면에는 산업발달로 인한 환경오염, 화석에너지 다량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에너지 고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극복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도 제시하였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온실가스를 적정수준 이하로 줄이기 위해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기후변화와 환경훼손을 줄이고 청정에너지와 녹색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의 경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성장을 말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대두되는 환경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환경부에서는 녹색성장을 위한 환경정책 전략의 일부분으로 토양・지하수 오염 정화기술 및 토양정화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로 하였다. 현행 토양․지하수 정화사업은 오염조사부터 정화공정까지 모두 화석연료 기반의 전기 및 유류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토양・지하수 정화사업의 전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정화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 EPA의 경우에는 2006년 통합적 환경관리계획에 따라 녹색정화(green remediation)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환경분야 외 경제와 사회분야를 고려한 지속가능 정화(sustainable remediation)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녹색정화란 에너지와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오염지역을 효과적으로 정화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1)오염 부지를 정화할 때 모든 환경적인 영향을 고려하고, 2)정화조치의 순환경편익(net environmental benefit)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포함하여야 한다. 지속가능한 실천을 통해 복원프로젝트의 핵심요소를 평가하고, 녹색정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부지 특이적 환경이득을 비교 및 평가한다. 미국 EPA 녹색정화의 핵심요소는 에너지, 대기, 물, 토지 및 생태계, 자원, 장기관리계획 등 총 6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의 유럽 국가들에서도 녹색정화 활동이 1980년대부터 시작되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NATO CCMS, NICOLE, Sednet, Eurodemo, SuRF 등이 유럽 대표적인 오염토양 정화관리 프로그램들이다. 유럽 녹색정화의 핵심요소는 환경 분야에는 대기, 물, 생태계, 에너지, 자원이 있으며, 경제 분야와 사회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간단한 체크리스트에서부터 정량적 평가 툴(tool) 및 여러 사례를 토대로 핵심요소들이 균등하게 잘 적용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개발되어 있는데, 기후변화와 화석에너지 고갈로 인해 핵심요소들 중에서 에너지 부문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한다. 이를 위해 토양・지하수 정화과정에서 오염의 정도에 따른 최적 장비 용량과 크기를 선정하여 에너지를 절약하려고 한다. 또한 주기적으로 장비를 점검하고 기존의 디젤엔진을 교체하여 효율을 증가시켜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킨다. 즉 장비, 에너지, 에너지 효율, 자원의 구매와 폐기물 재사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에너지와 이산화탄소 부문에서 녹색정화 개념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녹색정화가 미국이나 유럽처럼 실제 현장사례에 적용된 것은 아니나, 일부 기관에서 기존 정화기술에 재생에너지를 접목시키는 연구를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환경부에서는 녹색정화의 개념을 수립하고 미국과 유럽의 세부항목을 정리․비교하여 국내에 맞는 녹색정화기술 평가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또한, 한국환경산업기술원(토양환경기술센터)에서 수행중인 토양․지하수 오염방지기술개발사업에서는 부분적으로 녹색정화 개념을 R&D에 적용하고 있다. 우선 토양․지하수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에서는 저에너지 소비 회로설계기술을 채택하고 있으며, 보조 전력 공급원으로 태양열 발전을 이용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또한 금년에 착수된 『복합토양오염물질 현장실증형 융복합 정화기술개발 연구단(단장 한양대학교 박재우교수)』에서는 선진국에서 정립된 녹색정화 개념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선하는 연구에 착수하였다.
우리나라에 녹색정화가 실현된다면, 대다수 수입에 의존하던 에너지의 수요량을 적게나마 줄일 수 있다. 또한 전지구적인 기후변화 감축노력에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기존의 에너지 다소비 정화기술을 저소비 정화기술로 전환하여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고 정화시스템을 최적화 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녹색정화를 위해 보조금 지급 같은 경제적 유인제도의 적극적 도입은 향후 토양・지하수 정화분야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과 오염정화산업의 시장 확대로 일자리 창출과 해외 기술이전에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