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인 중심의 환경정책

 먼 곳에 아무리 물이 많아도 가까운 곳에 발생한 화재를 막을 수 없다는 한비자의 말이 있다.
 최근 국장급까지 인사발령이 끝난 환경부는 개청이후 처음으로 장관부터 국장까지 외지인의 체취하나 없는 순수한 환경인들로 구성되었다.
 건설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한양대 공학박사(4월 박사학위수여) 윤성규장관, 통일부에서 시작한 서울대 사회교육과 출신의 환경법박사 정연만차관.
 시작은 타부서에서 공복을 먹기 시작했지만 청춘과 중·장년을 환경부와 함께 세월을 다듬어간 정통 환경인들이다
 그리고 본부국장들 대부분 환경부로부터 관료의 걸음마를 익혀온 실력자들이다.
 한양대에서 보건학박사를 받은 공학자 출신의 이재현기획실장, 연세대 출신의 백규석정책실장, 그리고 대변인에 홍정기, 물환경정책국장의 오종국, 청와대 환경비서관 최홍진, 상하수도정책관 김상배, 자연보전국장 이찬희, 자원순환국장 박광석, 환경보건정책관 송형근, 기후대기정책관 박천규 등 실,국장들은 모두 환경부라는 입간판을 달고 인생의 그림을 그려온 인물들이다.
 즉 장·차관만 고시합격이후 타 부처와 잠시 살을 섞었을 뿐 토종 환경인들이다.
 최근 사표를 제출한 환경과학원의 박석순(이대교수출신)원장 자리와 공석인 수도권매립지공사사장자리에 환경부출신이 임명된다면 그야말로 환경부 역사 33년 만에 환경인들로 구성되어 환경정책을 펼치게 된다.
 과학원장에 과학원출신의 김삼권박사가 유력하게 조명되어지고, 수도권매립지사장에 최근 사표를 낸 송재용 정책실장이 꾸준히 거론되어 희망의 조짐은 그리 어둡지 않다.
 그동안 환경부는 장·차관이 임명될시 불변의 원칙처럼 장관이 외부인사면 차관은 내부에서, 장관이 내부면 차관은 외부인사로 내·외부 인사들이 교차하여 임명되었다.
 과거 정권에서는 부처 간 교류라는 전략에 따라 국장급 1명이상이 타 부처와 교류하여 조직 내에서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상하수국을 건설부와 공모직인사가 운영하기도 했으며 국제협력관 자리에  외교부 인사가 국회보좌관 출신이 장관정책보좌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환경부 산하기관인 과학원장 자리는 30년 역사의 물줄기를 끊고 대학교수가 원장으로 재임하는 사건 아닌 사건이 발생되기도 했다.
 수도권매립지와 환경공단사장에는 대부분 정치일선에서 빗겨난 인물들이 대부분 장식했다.
 물론 김형철 전 차관(작고)등 차관급 인사들이 일부 공단이사장에 근무하기도 했으며 실장급인 이정주, 박대문씨 등이 매립지이사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들이 지나온 흔적들을 주워 담아보면 평가방향에 따라 시각적 차이가 다를 수도 있지만 수도권매립지의 경우 이정주, 박대문이사장 근무 시 가장 안정되고 매립지의 성장과 쓰레기 사업의 체계적 질서가 확립되었다는 평가가 주요하다.
 반면 정치권에서 임명된 인사들은 기대치에 어긋나게 오히려 직원들 간의 결속력마저 떨어트려 조직을 와해시키고 지역 간 갈등만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버무리고 주무르고 곪아도 정부조직은 이상스럽게 터지거나 부서지지 않는다.
골프에서 드라이버로 3백 야드를 날리기 위해 혼신을 다하다가 그만 몸을 망친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슈퍼 샷의 환상에 사로잡혀 홀인원의 그 절정의 마약에 빠져 손바닥이 까지고 허리가 망가져도 스윙을 반복했던 기억들을 훈장처럼 지니고 있기 마련이다.
 지금 그 환상에 젖어 풀스윙을 하려는 동작을 취하고 있지는 않는지 지금 이 순간 환경부 고위직들은 잠시 심호흡을 하고 몸 풀기부터 해야 한다.
 외부 인사들에 의해 환경정책을 망쳤다는, 수백 가지 이유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는 골프에서의 변명은 지금부터 통하지 않는다.
 수도권매립지에 환경부출신이 사장에 취임하여 좋은 성과를 얻은 것도 그에 걸 맞는 인사를 낙점했기에 가능하다.
 환경부의 고질적인 타 부처와의 융합력과 협상력 부재는 환경인 스스로 타고 넘어가야할 과제이다.
 세분화 되어가는 환경분야의 확산과 함께 산하기관의 배양과 육성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환경부 조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사무관급 이하 비 고시 출신들의 시들해진 사기와 잃어버린 꿈을 다시금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만 이들에게서도  홀인원과 슈퍼 샷을 날리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풀스윙을 하여 숲에 들어가 봐야 캐디언니의 고통을 체득하고 동반자에게 미안함이 생기며 보답하려는 겸손함이 샘솟는다.
 지금 한 울타리에 모여 미래녹색 세상의 스케치를 위해 도화지를 펼쳤다.
 혹여 불은 쉽게 끌 수 있으나 병충해로 누런 들판을 만들 염려는 없는지 함께 동행 할 동반자(외부)는 구했는지 자아검증을 냉철하게 해야 할 시기이다.
대한민국 에코CC 첫 홀에서 몸 풀기를 하고 있는 환경부 인사들의 멋진 라운딩을 기대한다.
 머리 들지 말고 힘 빼고 천천히,골백번도 더 스스로 채찍하지 않았던가.
 너무 많이 오비를 내거나 해저드에 공마저 잃어버리는 반복된 행위는 타수를 늘리고 동반자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재미를 상실하게 만든다.
 너무 슈퍼샷에 황홀해 하는 꿈은 버리고 도란도란 동반자와 다정한 대화와 소통이 오가는 그런 환경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