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계직 1세대 한상태씨 별세

동료와 후배들이 미워할 수 없는 인물

석유비축기지 사업 현장 지휘하며 탱크로 애칭

서울시에 체계적인 기계관리를 주도한 한상태 전상수도연구원장이 췌장암으로 향년 66세(51년생)를 일기로 짧은 인생을 마감했다.

서울시에 80년 당시 연료과에 근무하기도 한 한상태씨는 기계직의 경우 단순 기능직사원이 담당하던 시절 전문교육기관인 대전공전을 졸업하고 서울시에 공채된 인물이다.

전두환 정권시절 전두환 장군과 함께 군 생활을 한 인연이 있는 당시 이채근반장(육사출신,후에 상수도연구원장역임)과 함께 현장 지휘를 한 한상태전원장은 73년경 세계적인 석유파동이후 긴급히 구성한 석유비축기지인 K!(성산동),K2(아차산)사업에 청춘을 불지르며 이채근반장과 심무경씨 등과 함깨 트리오를 형성하여 로열그룹이란 부러움 속에 정열적인 활동을 한다.

이때 한상태씨와 일행에게 붙여진 별칭이 독보적 인물, 재주꾼, 탱크사단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공무원봉급이 5만 원선이던 당시 석유비축기지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는 별도의 위험수당이 20만원으로 위험성과 모험성이 있지만 반면 그만한 지위와 생활환경의 여건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외부감사와 딴지는 이채근반장이 차단하고 오로지 비축기지건설에 헌신하던 그 시절이 고 한상태전상수도연구원장에게는 황금기였다.

6급으로 특채되기도 한 한원장은 홍대 앞의 지하구축 당시에서는 가장 최신의 자재인 함석으로 마감하였다가 부식이 되어 터진 사건으로 한때 위기를 맡기도 했다.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하는 현장감독을 맡으며 건설을 주관하던 기업이 부도가 나자 이를 수습하면서 공사인부들에게 직접 인건비를 지불하면서 현장을 다독이기도 했다.

4급 승진 후 뚝도정수장 소장으로 취임한 애송이 서기관 시절에는 뚝도 취수장에 펌프 이음부위에 공기가 유입 작동이 안된 상태에서 배수지와 여과지물을 모두 소진하는 5-6시간동안 대책을 세워 결국 밤 12시 배수지물을 채울 수 있었던 사건은 당시 6급이던 김점배씨와 끈끈한 믿음으로 위기의 순간을 넘기기도 했다.

이후 서울대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동물들과도 교감을 나누며 지난 일상을 다시 점검했던 그는 죽는 날까지 자신의 지갑에 백색의 호랑이 수염을 가지고 다니며 용맹과 진취 그리고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다.

생산부장시절에는 서울시 상수도에 관한 모든 진단을 주관하는 진단과를 생산부 산하에 설치함으로써 오늘날의 진단시스템을 가동시켰지만 이후 진단과의 사업확산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일에서만큼은 냉철하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이유와 토를 달지 않았던 맹장기질을 발휘하면서도

인간관계에서는 후배들을 어루만지며 상대에게 한 치의 상처도 남기지 않았던 덕장의 기질도 겸비한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상수도연구원장을 끝으로 서울시 공직을 마감하고서 동부엔지니어링에 근무하기도 한 한상태씨는 인기도가 높아 3년이란 장기 근무를 하기도 했다.

동부에 근무하면서 췌장암 진단을 받은 고 한상태씨는 일본에서 치료를 받아가며 혼신을 다했으나 결국 발병 3년 만에 고인이 되었다.

더구나 자신이 강력히 주장하여 설립한 진단과는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쓸쓸한 부서임에도 수시로 찾아와 맥주 한 잔을 건네주던 다정함은 지금도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라는 인상을 깊이 남겨 주었다.

정득모 상수도연구원장이 부본부장 시절 역대 공업직 고위직인 김홍석,한상태,한상렬,정보희,윤원상씨등을 초대하여 담소를 나눌때까지도 매우 건강하고 병마와 이겨내리라는 신념을 던져주기도 했다.

서울시 기계직의 최고참으로 지금도 기계직 출신의 이재호, 김점겸, 이규섭씨, 화공직인 윤원상, 채희정, 한경근씨 등은 한상태씨와 함께 근무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안타까워한다.

건설안전본부 시설국 설비부장도 역임한 한상태씨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단국대 경영대학원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서정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