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재건 신회장과 신재호
1976년 신동수는 마무리 작업만을 남겨두고 휴가차 일시 귀국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서울에서 신동수는 참으로 반가운 인물을 만났다. 국전 시절의 오랜 동료인 신재호를 통해 서울 지하철 2호선 건설 사업이 본격화되는 등 건설엔지니어링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지만, 동명은 어려운 상태에 처해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책을 논의하던 두 사람은 마침내 동명을 재건하기로 약속했다. 바야흐로 동명의 전환점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동명 재입성을 결심한 신동수는 곧바로 고려개발에 자신의 뜻을 밝혔다. 갑작스런 변화에 정천석이 크게 당황하며 강력하게 만류했지만, 신동수는 동명을 이대로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 다시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로써 1976년 신동수 사장은 영원한 사업의 동반자로서 신재호 부사장과 손을 잡고 새로운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신동수 회장은 토목인생 반세기 동안 한국 토목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서울대학교 토목과 10회 졸업생으로 건설엔지니어링 업계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도화의 곽영필 회장, 동일의 황해근 회장, 도우의 오장환 회장, 홍익의 유승옥 회장 등은 신동수 회장이 건설엔지니어링 업계에서 동고동락한 사이였다.
그의 사람 됨됨이와 실력은 많은 사람이 알아보고 신뢰했다. 대한콘설턴트 이헌경 회장은 그를 내무부로 불러들여 토목인생을 열게 했으며, 토목계의 대선배였던 신현주 사장은 동명의 전신인 국전에서 건설엔지니어링의 가능성을 펼치도록 독려했다. 현대건설의 정순영 회장은 그를 정주영 회장에게 인도해 많은 업적을 남기게 했으며, 고려개발의 정천석 회장 역시 그의 재주와 실력을 아꼈다.
이처럼 주요 인물들과 교우하며 신동수 회장은 해방 이후 척박한 토양에서 전후 격동기를 맞아 대표적인 사업에 참여해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쳤다. 국전 시절 서울시 지하철 건설 타당성조사 사업에 참여해 1호선 설계의 기본 토대를 마련했다.
현대건설에서는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에 참여했다. 서울-오산, 대전-영동 구간의 거의 모든 구조물을 건설함으로써 도로 및 교량 분야의 전문가로 명성을 날렸다. 고려개발에서는 해외건설 사업에 참여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정글의 극한 상황과 공산 게릴라 출몰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단위 교량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함으로써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