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월급제_1

 

Great Society

 필자는 ‘분배 문제’라는 화두를 30년 전인 1982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재학생일 때, 영국의 여류 경제학자 ‘로빈슨’을 통해 처음 만났다. 그녀는 <불완전 경쟁의 경제학〉을 통해 ‘분배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는 ‘분배 문제’에 대해 답다운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필자는 오랜 기간 동안 ‘시장 경제의 한계’, ‘좌파와 우파의 이념적 갈등’ 그리고 ‘분배 문제’의 해법은 ‘종교적 신앙이나 사랑‘ 혹은 ’명예나 존경에 대한 욕구‘에 있다고 믿었다. 한때 미친 듯이 종교와 철학 관련 책을 읽던 시절이 있었다. 서울대학교 도서관 문 열 때부터 문 닫을 때까지 근 1년 가까이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있는 종교나 철학 관련 책을 닥치는 대로 읽은 적이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때 세상에 대해 다 알았다는 건방진 생각이 들었다.
 1984년 서울대학교 정진홍 교수의 ‘종교학’ 강의를 들으면서 그 가능성을 아주 크게 느꼈었다. 종교학자인 멀치아 엘리아데가 <성과 속>에서 제기했던 ‘성’의 개념을 통해 세속적인 ‘시장 경제의 한계 문제’나 ‘분배 문제’ 그리고 ‘좌우 이념 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낀 것이다. 필자는 [Great Society]를 꿈꿨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그의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정보사회의 뒤를 이을 ‘드림 소사이어티’를 제시했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한 마디로 이야기의 힘이 지배하고, 꿈과 감성이 주도하는 사회라는 것이다. 롤프 옌센의 ‘드림 소사이어티’는 필자가 찾던 ‘시장 경제의 한계 문제’가 해결되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나 꿈과 감성을 통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불경기와 실업 그리고 더 악화되는 ‘분배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임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도 여전히 종교적 ‘자비심’이나 ‘사랑’ 그리고 ‘머슬로우’의 ‘인간 욕구 피라밋’ 중 ‘존경심에 대한 욕구’나 ‘자아실현 욕구’가 잘 작동하게 되면 ‘분배 문제’나 ‘좌파와 우파의 이념 논쟁’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전국민월급제]를 주장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명예의 전당’, ‘국립묘지 입주권’, ‘기부의 달인’, ‘명예 상원제’ 등을 통해 ‘분배 문제’뿐 아니라 ‘아름다운 삶’까지 실현되는 [Great Society]에 대해서도 여전히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제 세계는 하버드대학교 케네디 스쿨의 조지프 나이가 말 한대로 군사력이나 경제제재 등의 물리적 힘으로 표현되는 ‘하드 파워(hard power)’보다 정보과학이나 문화 ·예술 등의 매력을 통해 얻어지는 소프트파워(Soft power)가 지배적인 사회가 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는 세계를 흔들고 있다. 한류열풍, K-pop 등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따라서 ‘분배 문제’뿐 아니라 ‘아름다운 삶’까지 실현되는 [Great Society]가 실현될 날도 멀지 않으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