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물박사 바이칼호수를 탐닉하다-2/서낭당을 모시고 전설을 공유한 부랴트족

류재근 물박사 바이칼호수를 탐닉하다-2

서낭당을 모시고 전설을 공유한 부랴트족

한국민족처럼 강강술래 춤을 추고

바이칼호도 인간에 의해 오염가능성 높아져

바이칼에 숨어 있는 우리 민족의 뿌리

바이칼 호는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이름으로만 알려져 있다. 바이칼 호 주변에는 여러 소수 민족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부랴트(Buryat)족은 인구 40만의 소수 민족으로서 자치 공화국을 이루어 살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선녀와 나무꾼’과 같은 설화를 갖고 있으며 그들이 간직한 샤머니즘의 원형은 우리 민속과 비슷한 점이 많다. 그곳에 우리 민족의 뿌리가 숨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 지리학자와 역사학자들의 집중적인 탐구가 필요하다.

끝 없이 펼쳐지는 드넓은 초원을 달리다 보면 오색 천 조각을 두른 나무 말뚝을 수없이 만날 수 있는데, 이것은 우리의 솟대나 서낭당과 비슷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부랴트 족도 우리의 ‘개똥이’처럼 아기에게 천한 이름을 지어 주어야 오래 산다고 믿어 ‘개’란 뜻의 ‘사바까’란 이름이 흔하다.

아기를 낳으면 탯줄을 문지방 아래 묻는 전통도 우리와 비슷하다. 그들이 추는춤은 강강술래와 비슷하며, 예전의 샤먼이 썼던 모자는 사슴뿔 모양으로 신라의 왕관과 비슷하다.

먼 옛날, 부랴트 족은 바이칼 호수의 성난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 매년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옛 이야기인 ‘심청전’과도 비슷하다. 더불어 선녀와 나무꾼 등 다양한 우리나라의 옛 이야기들이 바이칼에서부터 시작되어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소설 『유정』의 작가 춘원 이광수 역시 바이칼과 인연이 깊다. 톨스토이의 문예에 깊은 관심이 있던 그는 직접 러시아로 건너가 생활하며 집필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17세기에 시베리아를 정복한 러시아에 동화되어 부랴트족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남쪽 국경 너머 몽골과 중국 북부의 몽골인과 뿌리가 같고 언어도 비슷하다. 유목민인 이들은 자신들을 칭기즈 칸의 후예로 믿고 있다.

다양한 종의 보고, 바이칼 호

바이칼 호의 맑은 물과 다양한 생물, 많은 온천은 빙하기에 혹독한 추위와 싸워야 했던 초기 도래인에게는 좋은 안식처가 됐을 것이다. 특히 호수 주변에는 온천이 많다. 1990년 미소 합동 조사단이 잠수함을 타고 수심 420m까지 내려갔는데, 그곳에서 뜨거운 물이 솟는 구멍을 발견했다고 한다.

‘바이칼 호는 지구가 갈라질 당시인 2,500만∼3,000만 년 전부터 생성된 것으로, 북쪽의 땅은 융기하고 남쪽은 벌어지는 단층 운동에 의해 형성됐다. 지금도 바이칼 호 주변에서는 매년 3천 번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는데, 이 때문에 호수 주변은 매년 1㎝씩 융기하고 호수는 2㎝씩 넓어지고 있다.

바이칼 호에는 2,500여 종의 동식물이 사는데 이 중 상당수가 이 호수에만 사는 고유종이다. 세계 유일의 민물 바다표범을 비롯해 철갑상어, 오믈(Omul, 바이칼 호수에서만 서식하는 연어과의 어류), 하리우스 등의 어종이 이곳에 서식한다. 이처럼 바이칼호는 생성된지 오래됐고, 일반적인 호수와 달리 수심 깊은 곳까지 산소가 공급되고 자체 정화 능력이 뛰어나 생물의 다양성이 높다.

러시아의 사우나는 우리나라의 사우나에서 사용하는 쑥이나 약초 등의 다발과 같이 자작나무 줄기를 다발로 만들어 3~4개 정도 비치하고, 70~80도 정도로 온도를 맞춘다. 이곳에서 목욕을 즐기고, 바이칼과 자작나무를 담은 전경그림과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호수와 바아칼호의 수질

우리나라 2,500만 상수원인 팔당호와 소양호, 충주호, 대청호의 COD, TN·TP 현황과 바이칼호수의 수질을 일부 비교했다.

COD의 경우 바이칼호수는 1.9이나 영산강의 주암댐은 2.6에서 3.0으로 우리나라 4대강 댐중에는 가장 낮은 편이지만 바이칼호수보다는 높은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한강의 팔당댐은 2배 정도 높은 3.5에서 4.0을 유지하고 있으며, 금강의 대청댐은 3.5에서 4.7, 낙동강의 물금은 5.7에서 7.1의 수질을 보여 바이칼 수질과는 현격하게 높은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T-P의 경우 바이칼호수는 0.029이나 지난 17년 4대강 주요지점의 평균수질은 한강(팔당댐)은 0.028, 낙동강(물금)은 0.033,금강(대청댐)은 0.015, 영산강(주암댐)은 0.013으로 바이칼호수와 우리나라 4대강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인공댐으로 상류지역에 도시개발과 산업시설이 있으나 지속적인 연구와 시설개선 및 환경시설의 강화등 많은 정책이 뒷받침함으로서 다른나라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다. 특히, 팔당호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경안천에서 들어오고 있으나 물환경연구소에서 집중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잘 추진되어 어느 선진국 보다도 많이 개선되었다고 평가된다. 팔당호는 생태적 연구와 이화학적 연구를 더욱더 지속하면 세계에서 최고로 개선된 인공호가 될것으로 평가된다. 바이칼호를 보면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면 인공호로도 세계최고의 상수원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본다. 생태계변화에서도 깨끗한 물에 사는 생물들이 많이 증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 바이칼 호소는 생태적으로 연구가 잘 추진되고 있으나 이화학적 연구도 병행해서 잘 추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낳는다. 우리나라의 팔당을 연구하는 물환경연구소와 러시아의 바이칼 연구소와 정보교환을 하면서 교류를 하면 러시아에 물도 보존할 수 있고 우리나라 이천오백만의 상수원인 팔당호도 연구하는데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글-류재근/전 국립환경과학원장,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역임. 정리-환경국제전략연구소)

<바이칼호수 시료분석결과.2018.7>

	수질기준항목							미규제항목
항목	B (㎍/L)	Cr (㎍/L)	Mn (㎍/L)	Cu (㎍/L)	Fe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