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 캐나다를 염탐하다-8:원전 핵의 강국
캐나다 환경순위 10위, 한국은 꼴찌
온타리오주는 원전 20기가 밀집
핵페기물관리에서는 한국보다 유리
민간 경제연구소 컨퍼런스보드가 전세계 16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환경 성과지수(Environmental Performance)에서 캐나다는 평점 D로 14위로 머물렀다. 평점 A를 받은 국가는 1위를 차지한 스위스를 비롯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총 7개국이었으며, 평점 B 그룹에는 오스트리아와 일본 등 4개국이 포함됐다. 환경 성과지수가 캐나다보다 낮은 나라는 미국과 호주 뿐이었다.
캐나다내 각 주(州)의 환경 성과지수 평점 역시 온타리오주(B)를 제외하면 모두 낙제에 가깝다. BC주는 평점 C에 머물렀고, 앨버타주와 새스케처완주의 평점은 이보다도 못한 마이너스 D였다.
이처럼 저평가가 내려진 배경에 대해 동 연구소는 ▲광대한 영토 ▲냉대 기후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 등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좀 더 세부적인 항목을 살펴보면 우선 캐나다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7톤으로, 미국과 호주를 뺀 나머지 조사 대상 국가들 중 가장 많았다. 기후 변화 방지를 위한 캐나다의 적극적이지 못한 노력도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컨퍼런스보드는 “지난 1995년부터 2014년 사이 캐나다는 에너지 원단위(Energy Intensity)를 30% 가까이 줄었지만, 조사 대상국들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천 등 민물 관리 부문에서는 평점 B, 질소산화물 배출 관련 공기 오염 평가에서는 평점 D를 각각 받았다. 캐나다가 평점 A를 받은 항목은 “저배출 전력 생산”이 유일하다. 국내 전력의 약 80%는 수자원이나 원자력 발전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캐나다의 한 보수적인 연구소는 캐나다가 최근 환경 관련 보고서들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나름대로 기준을 통해 순위를 매겼는데 캐나다의 순위는 상위권으로 올라간 반면 한국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프레이저연구소는 '캐나다와 OECD를 위한 환경순위(Environmental Ranking for Canada and the OECD)'를 발표했는데, 여기서 캐나다는 33개 대상국가 중 10위, 그리고 한국은 33위를 차지했다.
이 보고서는 많은 환경보고서가 캐나다의 환경관련 성과를 불공정하게 평가했다며 보다 개선되고 투명한 방법으로 33개 고소득 OECD 국가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평가 기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는데, 인간의 건강과 복지를 얼마나 보호했느냐와 환경생태계를 어떻게 보호했느냐이다. 이에 다시 9개의 핵심 카테고리별로 17개의 지표를 평가했다. 예를 들면 인간과 관련해서 공기의 질, 수질, 온실가스 등에 대해 평가를 했다. 생태계 관련해서는 공기 오염물질 배출, 수자원, 산림, 생물학적 다양성, 농업, 그리고 수산업 등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캐나다는 100점 만점에 68.5점으로 10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은 34.75점으로 꼴찌를 차지했다.
캐나다의 원전정책은 한국과 비슷한데 원전을 확대하거나 계속운전(수명연장)을 강조면이 그렇다. 원전이 한 지역인 온타리오주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같다.
실지로 공항을 떠나 토론토에서 궬프시로 가는 도중에 엄청난 규모의 원전에서 송전되는 거대한 송전탑이 광활한 평야를 가득채웠다.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하고 있는 원전 송전탑이다.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는 캐나다에서 도입된 캔두형(중수로)이다.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1호기는 영구정지 처분 결정을 완전히 배제한 채 정책을 수립했다가 강력한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한수원은 2009년부터 839일간 5천600억원을 들여 월성1호기 설비개선을 마친 뒤 계속운전만이 유일한 원전정책이라고 주장한바 있다.
캐나다도 계속운전을 추진하지만 승인절차는 전혀 다르다. 안전점검결과를 대중에 공개하고 의견수렴 후에 계속운전을 추진한다. 달링턴(Darlington) 원전의 계속운전 심의도 비전문가만 9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투명하게 진행됐다. 주민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는 한 어떠한 원전 정책도 있을 수 없다는 게 캐나다 원전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우리나라도 문재인정부 이후 원전폐쇄정책에서 공론화위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계속추진으로 변경된바 있다.
탈원전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으로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재개’ 권고 이후 정부 기류가 원전 수출에 한해서는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수출과 관련한 각종 리스크를 따져서 국익에 기여한다고 판단되면 적극 지원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국내나 국외나 인간사회에서 수출을 위해서는 원전허용,국내에서는 금지라는 극단적 조치는 지극히 모순된 현실로 향후 많은 비판과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캐나다는 22기 원자로 중 20기가 온타리오주에 집중돼 있는데 19기는 운전 중이며, 3기는 영구정지 처분 후 폐로됐다.
따라서 한국과 캐나다 정부간의 원전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정책 및 운영관리에 대한 다양한 협력관계가 긴밀하게 유지될 필요가 높다.
국내의 중수로 운영 환경은 최악으로 캐나다처럼 땅이 넓지 않아 사용 후 핵연료 처리가 난제이고 원전 위치도 주민과 너무 가까워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중수로는 사용후 핵연료가 매일 많은 양으로 나와 IAEA 등에서도 중점적인 관리,감시사항으로 북한 핵무기와 더불어 한국에서도 핵무기로 개발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니기 때문이다.
중수로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는 경수로(월성을 제외한 모든 국내 원전)에 비해 10배가량 많다. 18개월에 쏟아지는 사용 후 핵연료를 볼 때 경수로의 경우 60t가량인데 비해 중수로는 600t에 이른다. 결국 국내 4개의 중수로가 내는 사용후 핵연료가 19개의 경수로보다 많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체르노빌 원전의 경우 1기가 폭발한 사고였지만 방사성 물질 유출은 후쿠시마 사고보다 5배 이상 많아 향후 캐나다와 긴밀한 핵폐기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더구나 그동안 핵안전에 대해 핵폐기물 전문가들이 국내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어 이들을 대폭적으로 수용하여 중,장기적인 체계적 전략이 필요하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김동환소장,시인,수필가)
(환경경영신문에서는 캐나다에서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는 악취처리기술에 대해 하수처리장,음식물자원화시설,생활폐기물처리장,기업제조공장에서의 악취방지시설에 대해 캐나다 현장을 취재하여 기사화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