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부는 수도사업자의 요건으로 적정 관리능력 및 전문 기술을 갖춘 조직 보유, 수돗물 품질 관리를 위한 실험실 보유,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한 최소 10만 이상의 수용가(connections) 보유를 목표로 설정하였다. 1975년에 109개의 수도사업자가 있었으나, 단지 14개만이 10만 이상의 수용가 보유 기준을 만족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네덜란드 정부는 모든 수도사업자가 이 요건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1975년 수도법을 개정하여 구조개편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1975년 개정된 수도법은 도(道)가 수도 사업 구조개편을 주도하는 점은 종전의 법률과 동일하나, 1957년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도(道)에 구조개편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몇 가지 권한을 부여하였다. 즉 도(道)는 구조개편의 계획 수립, 급수구역 조정 및 사업자 선정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구조개편에 대하여 기존 수도사업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법정에서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 역시 마련되었다. 둘째, 수도 사업을 이전한 기존 수도시설의 소유주들에 대한 재정적인 보상근거가 규정되었다. 마지막으로 도(道)가 구조개편을 원활히 추진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가 구조개편을 추진할 수 있는 권한 역시 법으로 명문화하였다. 즉 1957년 제정된 수도법과 비교하여 1975년 개정 수도법은 도(道)와 중앙정부가 광역화를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상당 부분 강화시켰다.
(2) 로테르담 지역의 광역화
① 남홀랜드(South Holland) 도(道)의 구조개편
1975년 남홀랜드에는 35개의 수도사업자가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2만 개 미만의 수용가를, 그리고 6개 사업자는 5천 개 미만의 수용가에 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며, 제안된 규정 수준인 10만 이상의 수용가를 확보한 사업자는 단 2개에 불과하였다. 이에 따라, 남홀랜드 도는 수도사업의 통합에 의한 광역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약 10년 동안 자발적으로 수도사업자 수를 감소시키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도(道)에 의해 추진된 수도사업 구조개편 정책은 기존 수도사업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하였다. 무기한의 사업권 양도와 이에 상응하는 제도적 유인책의 불충분으로 인하여 극소수의 사업자들만이 그들의 사업권을 포기하고 다른 사업자들과 합병하였다. 또한 당시 수도사업자들은 다소 보수적인 특성을 가져 내부 조직 변화에 대하여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하였다.
지역 수도사업자들과 네덜란드 수도협회가 자발적 감축에 동의하지 않음에 따라, 도(道)는 1985년에 구조개편 계획을 수립하고 구조개편을 강력하게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구조개편 계획은 개정 수도법과의 합목적성의 기준에 따라 수립되었는데, 합목적성의 기준으로는 ① 행정적, 기술적, 조직적 측면에서 장ㆍ단기적으로 음용수의 양과 질이 보장될 수 있는 수돗물 공급체계 수립과, ② 사회적 수용가능성이 설정되었다. 이 두 가지에 대한 보다 세분화된 기준은 다음과 같다.
먼저 도(道)는 수원에 따라 급수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적합하다는 판단 하에, 수원에 따라 기존 사업자들을 통합하여 3개의 수도회사를 설립하는 구조개편 계획을 수립하였다. 그 결과 지표수를 수원으로 하며 도(道)의 남쪽 지역을 담당하는 South Holland South(WBE의 모체), 지하수를 수원으로 동쪽 지역을 담당하는 South Holland East, 사구(모래언덕) 지하수를 수원으로 서쪽지역을 담당하는 South Holland Dune Water 등이 각각 설립되었다. 이들 사업자들은 수원에서 수도꼭지까지의 모든 상수도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물론 상기 구조개편 계획(1985)에 대해서도 많은 반대가 있었으나 도(道)는 변화의 당위성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일부 사업자들이 도의 계획에 동참 및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도에 의해 최종 승인된 구조개편 계획은 1988년에 도(道) 의회에 제출되어 3년 후인 1991년에 최종 승인되었다. 결과적으로, 구조개편을 위해 중앙정부가 개정된 수도법을 의회에 제출한 지 15년 이상이 지나, 남홀랜드 도의 구조개편 계획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다.
② 로테르담 지역 수도사업자 통합 1991년에 채택된 수도산업 구조개편 계획 하에서, 도 남쪽 지역의 수도 회사 설립은 로테르담 시 수도 회사에 위임되었다. 새로운 수도 회사는 당시 그 지역에 있던 10개 지자체 수도사업의 통합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변화까지 도모하였다. 첫 번째로 새로운 통합 수도 회사는 급수지역의 지자체들로부터 독립적이면서, 표준사업기준(standard business principles)에 따라 운영하기 위하여 수도회사의 법적 형태로서 공공 PLC가 선택되었다. 두 번째로는 공공 PLC의 주식(shares)은 회사의 급수 지역 내에 있는 지자체만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1991년 주 정부의 구조개편 계획 최종결정 몇 달 전까지도 로테르담 시 수도 회사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과정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사업자는 9개 중 단 2개 사업자에 불과하였다. 다른 7개 사업자는 구조개편 계획에 대하여 반대 입장을 고수하였다. 특히 델프트시를 비롯한 6개 지자체들은 기존 에너지와 상수도 서비스가 통합된 형태를 유지하기를 희망함에 따라 구조개편 계획에 반대하였다.
모든 사업자가 동일한 시기에 통합 과정에 동참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통합은 단계별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첫 번째 과정으로 10개 사업자 중 3개가 1992년 1월 1일 통합목표가 상세히 기술된 예비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예비계약에는 통합에 대한 일정계획, 통합의 재무적ㆍ사회적 측면에 대한 세부사항들, 부과되어질 요금에 대한 정보 등이 포함되었다.
K- water 책임연구원. 김상문 / 이병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