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 샘물로
이제 다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건너가 보자
장수천에 질려서인지, 아님 샘물에 대한 고고한 품질에 대해 신뢰도가 떨어졌는지.
혹은 장수천이 문 닫은 이상 어떤 샘물도 청와대 반입을 허용하기 싫어서인지 아무튼 노무현대통령이 재임하던 시절의 청와대는 샘물과 정수기의 반입이 어려웠던 시기로 손꼽힌다.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샘물과 정수기 시장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대통령이기 때문인지 노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서 흘러나오는 약수물로 음복하면서 일단 생수와는 거리를 둔다.
반면 후임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 시절로 넘어와서는 샘물과 정수기물보다는 물병에다 강북정수장에서 제조하는 아리수수돗물이 청와대로 공급되기 시작한다.
아리수병물은 기존 일반 수도수와 정수과정은 동일하나 급수라인을 별도로 병물 공장으로 이송하면서 소독방식만 별도로 한 물이다.
일반 수돗물이 100년 전통의 염소소독을 한 반면 아리수병물은 염소대신에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차염으로 소독을 한 차이가 있다.
차염은 염소와 동일하게 세균을 살균하지만 같은 농도에서도 물맛을 비리게 하는 염소냄새가 잘 나지 않는 차이가 있다.
당초 서울시는 병물 공장에 마이옥스라는 혼합산화제로 설계했었으나 사업 과정 중에 차염소독으로 전환하였고 이 물이 청와대에 무료로 공급되면서 서울시에서는 수돗물의 청와대 입성이라는 대대적인 홍보를 하기도 했다.
후에 고도정수처리로 리모델링하는 서울의 대표적 정수장들이 소독방식을 개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뚜렷하게 결정된바 없다.
따라서 현재까지 일반 시민이 마시는 수돗물과 아리수병물은 엄연히 소독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수돗물을 마시고 있지 않다는 점이며 병물수돗물에 대해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같은 지자체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이 다른 수처리로 처리된 물을 공급한다는 점에서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그러나 이처럼 소독방식을 차별화 하여 공급되는 아리수 병물도 G20정상회의에서는 활용되지 못했다.
정상들이 마시는 물은 모두다 수입샘물인 프랑스의 에비앙샘물과 탄산수인 프랑스산 페리에가 주종을 이뤘으며 우리나라 샘물로는 신생업체인 로진이 납품되었을 뿐이다. 대한민국 땅에서 펼쳐진 각국 정상들과 언론, 주요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 국산물이 선보이지 못한 점은 참으로 통탄스럽기까지 하다.
더구나 국내 유명 생수들인 삼다수를 비롯한 롯데아이시스, 해태, 풀무원, 동원 등 유명 제품들이 모두다 정상테이블에 앉지 못한 비극은 우리나라 샘물 유통의 속사정을 들여다보게 하는 참담한 현실풍자로도 내비쳐진다.
이런 판국에 우리나라 조그마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약산샘물이 우리나라 상표 그대로 중국 국빈관인 조어대(釣魚臺)에 납품하고 있으니 참 대견하면서도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알려지지도 않고 일반 대형 유통점에서 찾기조차 어렵다는 점은 무언가 국내 물산업의 비틀어진 단면을 잘 대변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