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선거 패배하고 동료는 흩어지고
물도 많고 공장도 지어졌고 기계만 설치하면 되는데
선거에 패배하고 동지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정치적 야심은 숯불처럼 달궈져 있고 이런 노심의 내면에 샘물사업은 가장 확실한 자금줄이며 구차한 정치자금 줄 대기보다는 훨씬 간편하고 당당한 자금줄이었다.
희망과 꿈이 몽땅 장수천으로 밀려와 있었던 시절이다
당시 모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안희정 현 도지사와 가까운 지인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라종금이나 부산상의 소속 기업으로부터의 자금수수 문제는 간단해요. 돈을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생각이 달랐던 거죠. 나라종금 대주주인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이 2억 원을 줬을 때 안희정씨는 대학동문인 (김 씨의 동생) 김효근씨와의 관계를 생각해 순수한 투자나 지원으로 받아들였다고 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김 회장은 일종의 보험금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최도술씨는 부산상의 기업인들이 청와대 방문을 요청했을 때 부산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려는 생각에서 주선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들은 다른 흑심을 품고 있었던 거죠. 그 두 사건은 복잡할 게 없어요. 문제는 장수천이에요. 거의 복마전이죠. 모든 사건이 그 곳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줄줄이 자금줄로 이어져 결국 대통령이 된 이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근본 원인은 한마디로 불의 기운이 높은 노대통령에게 치명적으로 운세를 반감시키는 물장사였다.
그렇게 욕망의 황금알을 낳는 장수천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웠던 노대통령으로서 설악샘물을 운영하는 동료의원인 김노식 회장의 말이나 북한의 신덕샘물을 사다 판매하던 이국노 회장의 말은 쉽게 긍정하기 어려웠다.
현실적으로도 이미 샘물공장의 입지적 공간은 확보되었고 건물도 지어져 있었으며 지하수 탐사 및 개발전문회사의 시추결과 물도 일일 3백 톤 정도 나온다니 타 샘물회사의 수량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자금도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고 계산했다.
샘물 공장 내 설치하는 기계라인은 리스자금으로 설치하면 되고 그 이자는 영업을 하면서 상환해 가면 된다는 단순한 논리는 샘물사업을 도저히 포기하지 못하게 했다.
영업도 자체적으로 하다가 어려우면 동지인 원혜영 의원이 운영한바 있던 풀무원이나 대기업 중 샘물 취수량이 부족하여 여름마다 생산량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에게 OEM으로 공급하면 된다는 계산이었다.
이 같은 경영시스템은 당시 대부분의 신설 샘물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계산법이었다.
하지만 간과해버린 중요 포인트는 샘물시장의 현실이었다.
우선은 무서울 정도로 이자율이 뛰어오르는 외환리스에 대하여 세계경제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 그 첫 번째요,
워낙 무허가였던 샘물 회사들이 너도나도 허가를 받아 40여개 이상 졸지에 늘어났으니 샘물유통가격도 터럭같이 곤두박질 쳐 도무지 열심히 뛰어도 그만한 이윤이 모여지지 않으며, 현찰로 확보해야 할 용기 값이며 원자재 값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에 대한 자본력을 계상하지 않았다.
어디 이것뿐인가 대리점을 새롭게 모집하여 제조사에 신청한 대리점고객들을 지역별로 안배하면서 대리점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 어느 정도 일정량의 시장을 형성시키면 날짝 물어가는 것이 대기업들의 행태였다.
당시 1천병 이상이면 최고급 대우를 받았으며 2백병 이상만 되어도 대기업은 유혹의 손길을 뻗쳤다.
유혹은 간단했다. 기업마다 다르지만 후발기업일수록 우대범위는 상당했다.
우선 냉온수기를 무료로 공급한다. 공급가를 대폭 낮춰서 준다. 대리점을 옮기고 최초 6개월간은 무료로 공급해준다 등 그 술수와 유혹의 당근은 대리점사장들을 정신없이 샘물의 방랑자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자본력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대기업이 할 수 있는 일. 장수천과 같은 여세한 중소기업으로는 도무지 흉내 낼 수가 없는 폭탄과도 같은 자본이 투자되어야 하는 부정한 영업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