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하수도협회(회장 강기정)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상·하수와 관련된 기업회원의 이력이 수록된 ‘기업회원명부’를 출간했다.
협회는 광역·기초자치단체를 포함하여 상하수도 사업체, 물 산업 관련 단체나 개인 등 총 1,500 회원(2023년 10월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발간된 기업회원 명부는 450여 개 상하수도 업체의 사업 현황을 수록한 내용으로 업종, 세부 업종, 주력제품 및 기술, 연매출액 등 기업활동을 담고 있다.
하지만 참고할 만한 업종, 주력제품, 기술, 연매출액 등이 수록된 기업은 99개 사뿐으로 상당수 기업의 상세정보가 빠져 출간됐다.
일부 기업의 매출액 등 오차가 심하고 업종 분류에서 혼선을 주고 있어 향후 업종의 세부 분류에 대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
세부 자료가 제출된 기업 99개 사와 본지가 추적 조사한 일부 기업을 포함한 103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연매출액이 500억 원 이상은 13개 기업이며(10.8%), 100억 원 이상은 34개 기업(33.6%), 50억 원 이상은 22개 기업(21.7%), 10억 원 이상은 24개 기업(23.7%), 10억 미만이 10개 기업(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닌 규모의 1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총 45개 기업으로 43%를 차지하고 있다.
종업원 수에서는 1천 명 이상이 4개 기업, 100명 이상은 13개 기업, 50명 이상은 16개 기업, 10명 이상은 61개 기업, 10명 미만 6개 기업으로 나타났다.
50년대 사업을 시작한 기업으로 현재까지 물 산업을 지속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으로는 한국주철관공업과 도화엔지니어링 2개 사로 사역이 70년을 바라보거나 한국주철관공업의 경우는 70년을 넘긴 대표적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현재 2세 경영으로 이어가고 있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으며 한국주철의 경우 3세 경영을 하고 있다.
한국주철관공업은 김일열 회장이 창립한 이후 김길출 회장이 2세대 경영을 하면서 관련분야의 진방스틸, 에이스스틸, 한국강제 등 계열사를 구축했으며 3세대인 김태형 대표를 주축으로 화장품업인 엔프라니 사업에도 진출했다.
반면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3년 대통령의 조카 박재홍이 설립한 동양철관공업은 강관 분야의 선두기업으로 한국주철보다 3배 이상 높은 매출을 올리며 1979년 기간산업체로 선정되는 등 가파른 성장을 해왔다. 전두환 정권에 들어서면서 이순자 여사의 동생인 이창석이 동양철관의 경영권을 가지고 사업을 해왔다.
1990년 천안, 충주공장을 설립하는 등 확장해 갔으나 1995년 주물회사인 동양주공을 분사시켰으며(동양철관 임원인 백광일 대표가 기업 운영) 모체인 인천공장부지를 대우건설에 매각했다.
1990년대 초부터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1996년 신호그룹으로 매각되었으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워크아웃으로 운영되다가 2000년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결국 2001년 섬유업계인 갑을상사그룹인 동국실업에 인수되어 갑을상사의 2세인 박유상이 대표이사 겸 부회장으로 현재는 전문경영인이 운영하고 있다.
1960년대에는 엔지니어링 업계 다수가 새롭게 사업을 시작했으나 협회 회원명부에는 상세 기록이 없는 것이 아쉽다. 조사된 자료에서는 엔지니어링회사인 한국종합기술, PVC 파이프 제조사인 신우산업, 펌프회사인 대영파워펌프 3개 사가 수록되었다. 한국종합기술(설립 국제산업기술단)은 박정희 정권(김종필 총리계열)과 맥을 같이 하면서 시작되었으나 정권의 변화에 따라 요동이 심했으며 1994년 민영화를 통해 한진건설이 인수했다. 이후 2011년 주식을 상장하면서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종업원 지주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1968년 오수관 사업을 시작으로 PVC 파이프 제조판매를 하는 신우산업은 계열사인 일우산업을 창립하고 김포와 전북 정읍에 3개 공장을 운영 중에 있다. 현재 창업주인 김홍기 대표와 2세인 김주환 대표가 공동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50년을 이어오면서 단 한 번도 경영난에 휘말리지 않는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지만 시장확산과 다원화 전략에서는 소극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에는 낚시대, 헬멧, 화이버 등으로 출범하여 하수도관에도 사업을 확산한 한국화이바, 주물 사업을 시작으로 역지변밸브 등을 생산하는 영동금속, PVC 관 최대 생산기업이며 기술 위주의 경영을 지속하는 PPI PIPE(평화파이프), PE 파이프 전문기업으로 공동창업주 2인이 운영하면서 2세 경영에도 안착한 케이유피피(건설화성), 1973년 설립한 지주(사이몬) 산업 등 5개 사가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다.
1980년대에는 부덕실업, 신진정공 등 밸브회사와 상하수도 분야의 감속기와 소화조의 특수 수처리 분야를 생산하는 창신기계, PE 관의 이음관을 개발하여 수도관보다 가스관에 주력하는 대연 등 16개 기업이다.
1990년대에는 도화 출신들이 특화된 분야인 누수전문탐사 사업을 새롭게 시작한 시기로 한국빅텍, 한일네트워크엔지니어링, 서용엔지니어링 등이 누수 관련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삼진밸브는 밸브업계에서는 가장 빠른 사업확산을 해가고 있으며 제품의 다양화와 밸브 단일 품종에서 벗어나 수처리 등 시스템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계열사로는 석유 분야의 삼진JMC, 주물 산업인 청심과 투자회사인 대덕 벤처파트너스(주)를 운영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소형급수관 세척 사업도 시작되었으며(동양파이프라이닝) 수처리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등록된 기업 수는 27개 사이다.
그러나 협회가 간행한 ‘기업회원명부’에 수록되지 않은 기업들이 많아 100여 개의 통계로는 신뢰성에서 부족하여 향후 환경부 등 관련기관에서는 최소 3년마다 기업회원통계를 간행할 필요가 있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소장 김동환)에서는 2010년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환경산업종합가이드북을 국‧영문으로 간행하여 해외시장에 홍보물로 배포한 바 있으나 그 이후에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기술정보가 있는 간행물을 발간하지 않았다. 해외 선진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3년마다 개편된 기업 현황 가이드-북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