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한번도 개정되지 않은 먹는물분석 수수료-낮은 분석료 신뢰성과 허위성적 부추겨

20여 년간 한 번도 개정되지 않는 물 분석 수수료

턱없이 낮은 분석료 신뢰성과 허위 성적 부추겨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도 문제 인식 개선 움직임

먹는 물에 대한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서도 현실성 없게 터무니없이 낮은 먹는 물 수수료가 결국 분석기관들의 허위 조작을 부추기고 분석기관의 세계화를 차단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023년에도 환경부는 ‘환경측정분석정보관리시스템’ 상의 측정자료를 분석해 허위·부실 측정으로 의심되는 대행업체 11곳을 적발했다.

주요 적발 내용은 ▲측정 불가한 대기 배출시설에서 측정한 것으로 거짓 기록(1곳) ▲측정값을 낮추기 위해 대기 배출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채 허위 측정(2곳) ▲자격증 대여 등 기술 인력 준수사항 위반(3곳) 등이다.

먹는 물 분석기관에 대해서도 수시로 검찰과 합동단속을 할 때마다 허위 검사 성적서 발급, 부적합한 수질을 적합으로 변경, 시료에 용매를 섞어 분석해야 함에도 용매만 분석한 사례 등 허위 검사 성적서를 발급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환경부는 2023년 6월 ‘먹는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발표하고 2023년 6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먹는 물 관련 영업자나 검사기관 대상 관리 규정을 개선해 현장에서 더욱 명확하게 법령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기관의 경우 직접 시료를 채취하지 않거나, 검사하지 않은 항목에 대해 허위 검사 성적서를 발급할 때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명확히 했다.

1차 적발 시 영업정지 3개월, 2차 적발 시 영업정지 6개월, 3차 적발 시 검사기관 지정 취소 등 강력히 처분된다.

기존 양식을 반영해 시료 채취 및 운반과정의 현장 기록을 담아야 하는 ‘시료 채취기록부’ 서식도 마련하고 먹는 물 영업자에 관해서는 허가서류 검토 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명확히 했다.

이 같은 법적인 행정처분 강화를 통해 직접 수질검사를 하지 않은 항목에 대해 허위 성적서를 발급하는 사례가 예방될 수 있다는 것이 환경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행정처분 강화가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는 것이 관련 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부 대형 분석기관들은 수처리 분야 및 먹는 물 분야에서는 기관 지정을 자진 철회하거나 수처리 분야 등 물 분야에는 접근조차 하지 않고 타 부처 소관인 식품, 생활환경제품, 화장품, 담배 등 타 분야에만 사업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환경부 출신이 분석기관에 재취업하는 경우 산자부나 보건복지부 산하 분석기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근본적으로 지난 2003년 먹는 물 분석료를 설정한 이후 단 한 번도 수가를 조정하지 않아 수처리 분야를 분석하면 할수록 경제적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먹는 물 분석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색도 분석에 필요한 색도가 약(백금산 칼륨, 50g 기준)의 경우 최근 3년간 270만 원에서 320만 원으로 50만 원이나 상승하였지만, 분석 수수료는 20여 년 그대로 준용되고 있다(색도 수수료 2,600원).

이에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22년 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먹는 물 시료 채취 및 검사수수료 개선 연구’에 대한 용역을 20여 년 만에 단행했다.

연구에서 “2010년에는 국립환경과학원 시험의뢰규칙 시험 수수료 개선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여 수수료를 현실화하기 위하여 노력했으나, 그 당시 정부의 물가정책 등의 사유로 연구 결과가 반영되지 못했다. 2004년 이후 현재까지 물가 및 인건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으나, 검사수수료는 2004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실성이 없는 먹는 물 검사수수료의 적용으로 수질검사의 부실화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검사수수료 현실화 및 관련 규정의 개선이 필요하다. 일반세균의 경우 현행 5,300원이지만 단순히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재산출 시 7,500원(41.5%), 공공서비스 인상에 따르면 6,360원(20%), 전기요금 7,706원(45%), 산업용전기요금 인상률 9,339(76%)원으로 수가가 조정되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지적을 했다(인건비 상승은 제외).

시험검사 수수료의 산출 결과 현실적인 적합한 ◂먹는 물 수수료(총원가)는 일반세균은 현행 5,300원에서 960%가 증감한 50,904원, 대장균은 6,200원에서 1,770% 상승한 109,755원, 수소이온농도는 300원에서 5,018% 상승한 15,036원, 색도는 2,600원에서 1,123% 증가한 29,214원, 철은 6,100원에서 894% 증가한 94,043원, 페놀류는 현행 9,300원에서 1,296% 증가한 120,557원으로 대폭으로 상승한 적정수수료를 제시하고 있다.

◂수처리 분야에서 수은은 현행 9,100원에서 627% 증가한 57.113원, 3가 철은 8,200원에서 515% 증가한 42,305원, 황산동은 2,600원에서 1,515% 인상된 39,413원, 망간은 695% 상승한 66,796원, 알루미늄은 4,000원에서 1,548% 상승한 61,931원, 비중은 현행 1,100원에서 1,297% 증가한 14,269원이라는 결괏값을 내놓았다.

◂정수기의 용출 분석의 경우에는 맛은 현행 5,000원에서 252% 증가한 12,642원, 시안은 27,000원에서 485% 증가한 131,165원, 불소는 30,000원에서 265% 증가한 79,529원, 셀레늄은 30,000원에서 326% 증가한 97,971원, 톨루엔은 45,000원에서 429% 증가한 193,223원, 용출 안전성 검사는 300,000원에서 587% 증가한 1,762,252원으로 증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수기의 성능검사의 경우는 역삼투압식 의무성능 검사는 현행 514,000원에서 854,020원(166%), 역삼투압식 유기 화합 물질 통합통수는 현행 854,200원에서 5,671,198원(663%), 필터여과식의 선택 정수 성능은 총트리할로메탄은 현 48,200원에서 285,532원(592%), 유기화합물질 통합통수는 800,200원에서 5,617,598원(702%), 자가품질검사 수돗물 통과 수 필터여과식은 총 178,900원에서 1,436,374원(802%) 등으로 제시되었다.

                                            색도시약 구매가 상승추이

연구보고서는 원가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과와 선행연구 검토를 통해 파악된 결과를 종합하였을 때 적정수수료를 산정하는 데 투입된 모든 비용을 수수료에 적용하기보다는 시험검사 수수료의 사용처가 민간기업이며 시험검사 시 노무비가 많이 소요되고 수수료의 공공성과 수수료 부과 기관의 성격을 감안하여 최소한 비용인 재료비, 노무비, 경비가 포함된 안(총 3안)으로 설정한 수수료는 다음 표와 같다.

먹는물 적정수수료

수처리제 적정수수료

정수기 용출분석 적정수수료

정수기 성능분석 적정수수료

먹는 물 수질 검사기관 지정현황을 보면(21.6월 기준) ◂한강유역환경청 소관 안산시 상하수도사업소, 코웨이, 수자원공사 한강권역 본부, 워 트랩 등 31개,◂낙동강청 소관 동진생명연구원, 김해시상하수도사업소 등 15개 ◂금강청 소관 신성생명, 천안시 맑은물 사업소 등 13개 ◂영산강청 소관 제주대 생명과학, 이산친환경연, 바른환경연 등 7개 ◂원주청 소관 연세환경, 원주상하수도사업소등 4개 ◂대구지방청 소관 수공낙동강유역본부, 제일랩 등 6개 ◂전북청 소관 전주시 맑은물 사업소, 전주대 등 5개 등 81개 분석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먹는 물 분석기관들은 대학, 정수기 자체 분석기관, 지자체 상수도 검사기관 그리고 산자부 산하기관과 먹는 물 전문 민간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20여 년 이상 동결된 수수료를 적정하게 인상하면 증감률이 최소 100%에서 2천% 이상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그것은 그동안 물가 변동에 따른 최소한의 수수료를 적용하지 않은 환경부 정책의 미흡이다. 분석 분야는 전기료, 수도료, 가스료 등 생활물가와는 다른 차원의 합리적 수가를 설정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으로 신뢰성을 구축해야 하는 매우 정밀하면서도 모든 상품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검증이 분석 분야다.

분석 관련 사업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펼치고 있고 국내에도 외국 분석기관들이 국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환경 분야의 분석기관들이 세계적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요인도 국내 시장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자부나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에서 성장한 분석기관들은 환경부가 주관하는 물, 대기 분야 분석기관보다 규모 면이나 시장의 다변성에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다. 침체한 먹는 물 관련 분석기관들의 성장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편법을 통한 운영으로 국민이나 세계 시장에서 신뢰성이 극히 낮은 분석기관들로 낙인찍히게 하는 근본 원인 중에는 낮은 수가가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지자체 등 공공기관은 인건비(노무비)를 제외한다고 하지만 일반 민간기업들은 분석비에 물가 변동과 더불어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산자부, 보건복지부 관련 분석기관들은 관련 협회나 조합에서 물가 인상에 따른 수수료 인상률을 설정하여 2, 3년마다 관련 부처의 심의를 얻어 수시로 개정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20여 년 만에 외부에 용역을 주고 적정수수료의 지표를 마련했다. 수수료에 대한 인상은 국립환경과학원 홀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적정수수료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명확히 해 줄 필요가 있고 전문가 집단답게 분석 분야의 최고 사령탑으로 뒷짐을 질 수는 없다.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타당성과 당위성을 정리하여 분석사업에 대한 신뢰성도 구축하고 관련 산업 분야의 활성화도 도모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정치적 이슈에 휘말려 관련 사업을 방치한다는 것은 데이터의 중요성과 신뢰성이 낮아지는 현실에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 박남식, 서정원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