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표준원 불량 제품 양산
기준 강화위한 제도개선 요청 거절
지자체들은 불량 수도미터 사용해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수도미터의 불량률을 줄일 수 있게 제도개선을 해달라는 지자체의 요청에도 업무량과 비용증가로 제도개선을 할 수 없다고 묵살하여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수돗물 사용량에 대한 정밀측정을 해야 하는 수도미터기의 불량률이 높아 국가기술표준을 강화하여 불량률을 줄여달라는 지자체의 요청에 단순한 업무량증가와 검사비용의 증가라는 이유만으로 그 요청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수도미터는 물 값을 산정하는 중요한 지표이지만 연속적으로 고장이 발생하여 물 값을 제대로 계측하지 못하는 고장형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수도 사업을 운영하는 지자체만 골탕을 먹고 있다.
서울시만 해도 지난해 수도미터를 75억 원 이상 구매했으나 불량이 발생, 서울시 상수도본부가 불량계량기를 교체하거나 반품 처리하는 등 2차적 피해가 발생해 곤욕을 치룬바 있다.
서울시는 불량계량기가 다량으로 발생하자 그 원인을 조사한 결과 공인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의 검정을 마친 수도미터도 수돗물의 10톤을 초과하지 못하고 요금계측계기가 작동을 멈추는 사태가 전체 납품제품 중 35%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서울시는 현재 국가기술표준원이 검정 시 오차검사와 구조검사만 하고 있고 가장 중요하고 실질적인 계측을 해야 하는 문자판 카운터 검사항목이 제외된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제도를 개선하여 검정항목에 문자판 카운터 검사항목을 추가해 달라는 보완요청을 한바 있다.
더구나 서울, 부산, 인천 등 특·광역시들은 많은 수량의 수도미터를 매년 구매하지만 국가가 공인한 검정기기에서도 불량수도미터가 워낙 많이 발생하여 자체적으로 재검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부실한 검정수도미터로 인해 지자체들은 자체적인 별도 검사장비와 인력을 투여함으로서 지자체들의 예산을 낭비하고 잇다.
더욱이 부실한 검정시스템으로 기업들은 국가기술표준원의 검정을 통과하고도 2차로 구매자인 지자체에 별도 검사를 해야 하는 2중의 부담을 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자체의 보완요청에 대해 건의한 수도미터 기술기준개선은 대다수 업체가 아닌 특정업체의 품질문제로 사료됨에 따라 이를 이유로 카운터 검사를 추가한다면 검정업무가 지연되고 검정비용이 상승된다는 이유만으로 거절하고 있다.
다만 기술원은 불량수도미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여 통상적 수준 이상의 불량이 발생되면 기술기준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기술원의 검정업무가 후진국 형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가가 실시하는 검정업무(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만 선진국 형으로 실행해도 수도미터의 품질이 발전되어 해외수출을 할 수 있지만 국내 수도미터는 해외에 제대로 수출하지 못하고 국내에서만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시험연구원의 수도미터 담당자는 최근 제도를 강화하면서 오차검사와 구조검사 시 사용되는 시험대를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지자체들과 기업들이 사용하는 시험대조차 80%이상이 오차편차가 높은 낙후된 시험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내부적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시험연구원은 궁극적으로 관련업체가 많아야 검정수입이 발생되고 적은 인력에 단순한 오차검사와 구조검사만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모순 속에 제도개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표준의 검정업무만 제대로 실행해도 난립된 불량수도미터제조사들이 감소되고 강소기업이 발전하여 해외수출을 선도할 수 있지만 국내 수도미터회사들은 조립만 하고도 검정업무를 무탈하게 통과함으로서 우후죽순 격 기업들만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는 수도미터제작사들이 6개사 내외로 축소되고 있으며, 유럽은 통합시장으로 국가별로 2~3개 회사들만 운영되지만 정밀한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과거 15개사 정도였으나 이들 1세대 기업들은 모두 도산하고 ’80년대 후반부터 설립된 수도미터 회사들이 매년 증가하여 현재는 50여 개 사가 난립되고 있는 실정이다.
4차 산업을 위한 기본 기술이면서 정밀성을 요구하는 수도미터 산업임에도 국가기술표준의 검정업무가 조립만 해도 자사브랜드로 영업을 할 수 있는 허술한 제도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환경경영신문/박남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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