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상수도연구원 성희롱관련 5명 조사
조사결과에 따라 성희롱 징계대상 커
여직원 자살원인 성희롱만은 아닐 수도
최근 고용노동부가 성희롱 예방 가이드북을 제작 배포하면서 사회적으로 확산된 서울시 상수도연구원 성희롱사건에 관련된 고강도 징계결과에 대해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성희롱 당사자 3명과 관련부서의 책임자급 2명에 대해서도 수의 높은 징계를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상수도연구원 연구사로 지난해 8월 입사하여 미량물질과 분석 팀(보건직)으로 활동하던 임모연구원(30세)이 지난 5월 30일 이유가 불명확하게 옷장옷걸이에 목매 자살한 원인이 성희롱에 의한 자살이란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망 다음날인 31일 경찰병원에서 발인하여 용미리 화장장에서 화장한 이후 유가족인 남편 한모씨(33세)가 이번 자살은 성희롱에 의한 우울증으로 사망했다며 국가인권위(6월 3일),서울시(7월7,8,14,8,31),고용노동부(7,10),다음아고라(8,14)등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사건은 확산되었다.
고인의 남편 한모씨가 온라인상에 올린 글에 의하면 입사 초기인 지난해 8월 29일 입사환영 회식자리에서 모텔을 가자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한 성희롱과 근무시간 중 에일리 누두사진을 보여 주는 행위 등에 의해 정신적 피해가 자살동기였다는 데에서 그 파장이 커졌다.
고인의 남편 한모씨는 -아내가 직장을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희롱을 4개월간 당했었고 3명과의 불편한 관계가 심한 불면증과 우울증의 시발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고라에 실린 남편의 글 중에는 -정식공무원으로 임용되고부터는 큰 사건이 없었다./아내는 용기 내어 담당 과장한테 모텔발언에 대해서만 성희롱사실을 말했고 모텔발언을 한 상사한테만 사과를 받았다. 아내는 모텔발언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담당과장한테 말했다. 회사에서는 한 번의 성희롱교육으로 이 문제를 끝냈고 이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제 아내는 성희롱을 당하고 바로 죽은 게 아니고 작년 입사 초반 8월말부터 12월까지 성희롱과 괴롭힘을 당해오면서 불면증, 우울증이 발생되고 이런 과정들이 시발점이 되었다. 그런데 성희롱 당한 시점이 조금 지났다고 하고 당사자도 없고 유서도 없고 자료는 단지 카톡 대화내용만 있어서 사실관계를 증명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가해자를 처벌하는데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자살경위에 대해서는 -아내는 삶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6개월 간 정신과 심리치료를 받았다/아내는 어릴 적에 성추행을 당했었다는 수첩 글을 나중에 보게 됐다-등의 글에서도 그 자살이 직장에서의 성희롱인지, 업무의 피로감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지속적인 정신질환에 의한 충동인지도 명확치 않다.
연구원에서도 고인이 10월 14일부터 11월 8일까지 인재개발원에서 실행하는 신규교육을 받았고 교육수료 후 동료 김모연구사(남)에게 8월 29일 발생한 부적절한 발언과 최모, 김모 연구사등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처리방안을 상담했으며, 이후 당사자인 정모연구사가 모텔발언에 대해 고인과 신규여직원 2명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일단락 된 사건이다.
아고라에서 고인의 남편 한모씨는 아내와의 관계에서 -아내의 잦은 짜증과 무기력한 생활, 심한 감정기복을 다 받아주면서 아내를 도와주었고 정신과, 심리치료를 꾸준히 갈 수 있도록 곁에서 많이 신경 썼다. 아내가 저한테 성희롱부분을 말하지 못했던 건 그 당시 제가 몸이 안 좋아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이었고 아내를 4년간 뒷바라지 해줬다-라는 내용에서 유추하자면 과거의 성추행과 부부싸움 등 갈등요소가 없는지 사인규명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새로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성희롱문제는 건전한 직장문화형성을 위해서는 근절될 사항이지만, 이번 사건처럼 성희롱과 연계되었지만 정식공무원으로 된 올해부터는 직장 내 문제발생이 없었다는 점, 유서조차 남기지 않았다는 점, 자살이후 다음날 바로 화장하여 사체에 대한 부검결과가 없다는 점,화장 후 다음날 자택 내 고인의 유품을 정리했다는 점, 그리고 다시 하루 만에 회사를 찾아 와(남편) 고인의 유품 및 컴퓨터 자료를 검색했다는 점, 올 3월부터 자살직전까지 2개월은 괴롭힘을 당했던 직장상사 등 어느 누구와도 같은 자리에서 근무하지 않았고 고인의 독자적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 부부간 감정기복으로 인해 갈등적 요소가 있었다는 점, 상수도연구원 직원의 경우 보험(선택적 복지)에 가입되어 업무상 사망할 경우 3억 원의 보상금이 지급되나 자살인 경우 보상금액이 불투명해지는 등 그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인이 성희롱만으로 귀결되어 징계 처리되는 공무원들에게 또 다른 정신적 피해를 입힐 수 있지 않느냐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더구나 이들 가해자 연구원들은 연구원내에서는 진취적이고 상호협동과 융합을 위한 메신저 역할을 하는 인물들로 기존 타 동료들과의 인과관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연구원측은 지난해 11월 26일 과 직원대상 성희롱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한바 있으며 교육 후 고인은 신속한 문제해결과 관련 직원들에게서 받은 사과에 대해 감사를 표했으며 동료 여직원들도 사과를 받아 기분이 좋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자인한바 있다고 말했다.
유서도 남기지 않고 자살한 주검을 단 하루 만에 화장하여 원인규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건발생을 성희롱에 의한 자살로 결론내리기에는 너무 섣부른 것 같다. 의문이 있으면 진실을 찾으려는 성의정도는 있어야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죽어서도 억울하면 안 되니 말이다.
향후 국가인권위원회(차별조사과)와 서울시 조사담당관실의 진상조사경위는 1-2개월 더 소요될 전망으로 이번 사건은 초등조사가 허술하여 제2,제3의 피해가 발생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다시금 명확한 진위여부가 필요한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지난해 서울고법(13,12,19.선고 2012누27505)은 자살한 세무공무원이 업무수행과 관련된 우울증으로 자살하여 유족보상금을 청구한 사건에서-심리적 부검을 통해 망인의 우울증 발생원인은 불합리한 조직개편, 승진좌절이 주요원인이며 개인적, 경제적 사유는 없다는 취지로 감정의견을 제시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성희롱 등 업무스트레스로 사건을 일축했으며 개인의 사생활과 경제적 원인에 대해서는 검증 없이 강력한 여론에 휘말리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는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음란행위,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징계의결된 임내현의원의 여기자 성희롱발언, 심재철의원의 회의장 안에서의 누두사진 검색 등으로 국회 윤리위 징계위에서 의결된바 있지만 아직도 그 결과가 확정되지 않고 있다.
(서정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