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처리로 순직 공무원으로 승화시켜야
업무수행의 연장선 공상, 순직처리 제도개선 필요
지난해 환경부 온실가스관리 TF팀에서 근무하다 환경부로 보직명령을 받았으나 사망한 사무관 빈소에는 정연만차관이 자리를 지켰다. 동네인근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다가 내시경전면마취 후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한 고 하수호사무관의 빈소에는 정 차관이 마치 상주처럼 이틀 동안 자리를 지키며 애닯아 하는 모습이 환경부내에 회자되어 뭉쿨한 감동을 던졌다.
정차관은 10여 년 전 고 선종오사무관의 사망 시에도 미국 유학중 비보를 접해 미국 현지에서 박광석자원순환국장(당시 과장으로 미국 유학중)과 함께 사후처리를 담당하게 되어 묘하게도 2명의 사무관의 순직을 곁에서 지켜본 인물로 조명되어진다.
환경부 관련공무원들이 더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순직한 이들 공무원은 재직기한이 20년을 넘지 못해 연금수령 혜택이 없어 유가족에 대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빼어난 일처리와 적극적인 업무수행능력으로 주변동기들과 동료들에게 미래의 환경부를 짊어질 유능한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떠남을 더욱 아쉬워하게 했다.
고 하수호사무관은 온실가스 관리팀에 파견 4개월 이상 업무를 진행하면서 밤을 잃어버린 강행군으로 정신과 육체가 급격히 나빠져 업무수행을 마치고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인근 동네병원에서 내시경촬영을 하던 중 사망한 사고이다.
그러나 국내 공직자들의 순직이나 공상처리를 할 수 있는 요건은 획일적으로 업무수행 중 사고가 난 순간에만 해당된다는 비과학적 논리로 일관 공상처리자로 확정받기 위해서는 유가족들이 법정출두를 해야 하고 사망원인을 유가족이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얼마 전에도 농림식품부 직원이 칠래 현지조사중 선박사고로 익사한 사건이 있었으나 당시 칠래국적 일행을 구하다 자신은 생명을 잃어버렸으나 국내 관련법에서는 자국국민(대한민국국적)을 구하다 사망하면 순직이지만 외국국민을 구한 것은 순직처리가 될 수 없다는 비과학적인 논리로 향후 공무원과 회사원들이 업무수행과정 중 사망한 원인규명과 처리방안에 대한 법과 제도의 현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10여 년 전 사망한 선종오사무관의 경우 96년 28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지방고시 응모에서 수석으로 합격 환경부 환경직으로 지원했던 인물이다.
선사무관은 수도정책과에서 미생물 대책을 수행한 후 미국에 파견교육을 마치고 귀국을 앞둔 시점에서 가족을 초청 플로리다인근 관광지에서 수영을 하다 익사한 사고이다.
선사무관의 영전에는 시인 길샘 김동환의 헌시도 받쳐진바 있다.
이에 선사무관이 유학했던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대학 총장이 사망원인에 대한 친필서한까지 보내 왔으나 결국 국내법정에서는 상당한 이유는 있으나 순직으로 처리할 수 없다는 1심 패소 이후 대법까지 가려했으나 유가족과 선사무관의 부친이 고인의 명예를 더 이상 손상시킬 수 없다는 교육자집안의 판단에 따라 정부로부터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하고 사망처리 된 사고이기도 하다.
하지만 1주나 2주 이내의 짧은 해외출장 중에도 업무와 함께 주변관광지를 관람하면서 현지 문화를 배우고 느끼는 것도 좋은 학습관이지만 단순논리로 업무 외로 처리한다는 것은 시대적으로 매우 낙후된 제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업무과로로 극심히 신체적 조건이 악화되어 예방적 조치로 자가진단을 위해 건강검진을 하던 중 사망한 사고는 당연히 전후 맥락에서 상당한 이유가 성립되나 시간적 개념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복잡한 현 사회에서 업무수행을 게을리 하게 하는 조건이 된다.
이처럼 온몸을 던져 업무수행을 하다가 그 후유증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 순직이나 공상으로 처리 국가가 끝까지 고귀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공직자의 자존심과 애국의 신뢰조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원인규명을 또다시 유가족에게 던지고 단순하게 업무수행 중 일어난 사고로 국한한다는 것은 시대적 변화와는 동떨어진 제도라는 점에서 향후 대다수 공직자나 근로자들에게 업무의욕 상실을 던져줄 가능성이 높다.
<신찬기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