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순용 상하수도협회부회장 인물특집-
한국상하수도협회 설립 추진한 김순용회장 별세
향년 88세, 격정적 삶속에 외롭게 인생 매듭
상수도본부 설립 ,상하수도협회 창립 주도
베토벤의 열정과 같이 살다 간 인생
한국상하수도협회를 창립하기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한 고 김순용회장(30년생)이 지난 25일 담석증으로 세상을 하직했다. 향년 88세.
고 김순용회장은 1주일 전까지만 해도 마치 지나간 길목을 되돌아 보듯 상하수도협회 김원민부회장과 점심을 나누며 협회발전에 대한 사심 없는 대화를 하며 점심을 나누기도 했다.
김순용회장의 일생은 민간 수도관련 기업인으로서 수도산업과 물산업의 뿌리를 다지기 위한 헌신적 삶으로 점철된다.
40년 가까이 지켜본 고인은 마치 베토벤의 중기 작품중에서 걸작으로 꼽히는 피아노 소나타 제 23번 F단조 작품번호 57,일명 열정을 듣는 듯 격정적 삶속에 평화의 선율로 매듭짓는 음율처럼 살아온 인생이다.
말년 10여년은 고독과 외로움속에서 과거의 격정적 삶을 음미하면서 자위적 삶을 살았다.
피아니스트 빌헤름 캠프는 베토벤의 열정에 대해 “인간을 지배하는 지상적인 힘에 대항하는 인간의 투쟁을 그리고 있다”라고 평가하듯 시인 김동환은 고인을 “자기만족을 위한 세상의 질곡보다는 공동체적인 지향점을 향해 환상적인 격정과 소용돌이 속에 가시고기의 나눔으로 살아온 인생이다”라고 평하고 있다.
고인의 전성기는 80년대. 전두환,노태우정권시절로 당시 운영하던 한미종합기계 대표로 수처리산업을 펼치면서 부와 정치적 권력을 넘나들던 시절이다.
수처리산업의 일세대 기업가로 많은 수처리업체가 고인과 연계되어 있다.(밸브는 서광공작,엔지니어링은 도화)
연희동에 위치한 우정클럽의 회장으로 노태우 전대통령을 비롯하여 고 박세직 올림픽조직위원장,린나이 강성모회장등 정치권과 기업,군,언론등의 중심 인물들과 어울리던 시절이다.
당시 고인의 정치적 명함은 민정당 건설부위원장겸 상하수도 전문위원장이었다.
고인이 건축한 6층 연희동 건물에는 한미종합기기계사무실(4,5층)을 비롯하여 국내에서 민간수도연구소로는 최초로 설립한 (재)한국수도연구소(2.3층) 언론통폐합등 강력한 언론 통제를 하던 전두환 정권시절 유일하게 창간한 전문지 한국수도신문(1층)등이 포진해 있었다.
연희동 사무실 주변에는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을 비롯하여 고 윤길중 민정당총재,박준규씨등 역사적 인물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이들은 우정회라는 친목단체를 결성했고 우정회장에 김순용회장이 맡아 당시 민간인사들과 정치인들과의 가교역할을 했다.
우정회를 통한 정치계와의 친밀관계는 자본경제의 중심적 역할을 하던 한미종합기계가 도산하기 전까지 지속된다.
민정당 비례대표로 당공천이 확실시 된 상태에서 국회에 진출하기 직전 한미는 부도가 났고 김순용회장의 연희동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린다.
당시 민간 협회로 빈약하게 운영되던 수도협회(한국상하수도협회 전신)는 온전히 김순용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운영되던 시절이다.
당시 수도협회는 여직원 1명과 사무국장에 최기중씨가 담당했었는데 한미가 기울어지던 시점에서는 뻔질나게 김순용회장의 도움을 받았던 많은 인물들이 오히려 칼날을 들이대며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결국 재판 끝에 최기중씨는 사기죄로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했다.
연희동 시절 친근하게 우애를 다졌던 인물들로는 연세대 김동길교수, 민정당총재 윤길중, 연세대 고 권숙표박사,한양대 고 김원만교수등이 있었으며 기업체로는 서울시 시설과장으로 공직을 마감하고 태영건설의 초창기 정수장건설을 주관하고 후에 한미엔텍을 건실하게 키운 임성기회장과 돈독한 유대를 갖는다.
임성기회장과는 양재근부회장과 더불어 가장 오랫동안 소줏잔을 기울이던 사회적 동지이기도 하다.
연희동 우정회장으로 수도분야 정치적 강화
격동의 70-80년대를 수도분야에 뛰어오던 인물중에는 많은 인사들이 흥망의 교착점으로 대비된다,
도화엔지니어링의 곽영필회장,삼양정수의 장학수회장,연합밸브의 이봉춘회장,서광공작의 고 김만영회장을 비롯하여 한국주철,고성밸브(도산),신우엔지니어링 고 염병호회장등 당시 수도자재 및 설계와 건설을 하던 민간기업인들의 중심인물로 활약하던 인물이기도 하다.
풀뿌리 기업들과 상하수도정책을 주관하던 건설부, 지방자치를 당담하던 내무부(현 행정안전부)의 정치적 입김을 불어주던 중심인물도 김순용회장이다.
김순용회장은 자신의 자금을 투자하고 관련 기업들의 협찬을 받아 국내에서는 최초로 63빌딩에서 아시아수도국제세미나를 개최한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최초의 국제세미나로 현재까지도 국제세미나는 국내에서 개최되지 못했으며 우리나라 수도산업과 학술적 시각을 높여준 계기로 수도협회가 주도하고 학계가 공동참여하는 방향으로 개최됐다.
85년부터 87년 사이는 전두환정권이 마무리되면서 환경관련 학술단체가 많이 창립되던 시절이다.
85년에는 수질보전학회(현 물환경학회)가 환경청(현 환경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시립대 김동민,한양대 김원만,연세대 권숙표,홍사욱교수등이 주도하여 창립하였고 86년에는 서울대 박중현교수가 건설부과의 대립각으로 내무부에서 상하수도학회를 창립하게 된다.
당시 이들 두 학회의 중심인물들을 중재하면서 상수도의 독립적 운영을 하게 되는 공사화를 추진하는데 가장 앞장서서 전문성을 강조한 인물이 김순용회장이고 이를 정치권에 설득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도 부처 이기주의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내무부와 건설부를 동시에 아우르면서 수도협회는 가난한 살림에서도 봄,가을로 세미나를 상하수도협회가 재창립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당시의 수도역사의 근간을 다져 놓는다.
공사화로 추진하자는 부처간 합의를 끝내고 대통령 재가도 받았던 88년경 때마침 민주화바람과 함께 지하철노조의 대대적인 파업이 일었고 결국 물을 담보로 하여 쟁의가 발생될 수 없다는 염려로 공사화는 축소되고 상수도본부로 재탄생하여 오늘에 이른다.
그 일등 공신이 고 김순용회장이다.
80년대 수도산업을 이끌던 인물들로는 건설부에 윤석길(수자원공사부사장역임,수자원기술대표역임),,곽결호 전환경부장관,김창세 전건설부차관,김영환 전 건설부상하수국장,노해규(전건설기술연구원장)씨등과 많은 교감을 가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힘의 논리에 따라 당시 건설부,내무부를 비롯하여 양대 학회와 민간기업들은 김순용회장을 중심점으로 모여 들었고 미래 설계를 함께 하였다.
노태우시대가 저물어가면서 김순용회장이 이끌던 한미기계산업도 위태로워지면서 이같은 결집력은 서서히 증발되어간다.
한미종합기계는 경사판,탈수기등을 국산화하여 국내 정수장과 하수처리장등에 보급하면서 사업을 확산하면서 성장했다.
그러나 일부 처리장에 납품했던 제품이 하자가 발생 이를 제대로 보수하지 못하여 오수처리를 담당하는 환경처의 유지영 담당사무관과(현 동명엔지니어링 상하수도본부장) 대립각을 펼치기도 했다.
뒷수습을 하지 못하던 시기가 노태우정권 말기로 한미기계의 사업이 어려워지던 시기이고 정치적으로도 여의도 입성을 하지 못하던 시절과 겹치게 된다.
한미기계는 고인이 직접 현장에서 착안한 다양한 특허들이 당시에도 80여건 이상이나 되었으며 도산이후에도 종종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고인은 수많은 특허로 대통령 표창도 받았는데 말년에는 곤궁한 생활비로 한국빅텍 김장기 사장에게 특정 특허권을 양도했으나 생활비는 지원받지 못했다.
기업을 정리하면서 재단법인 한국수도연구소(현 한국환경수도연구원)를 구진(작고)씨에게 넘겼지만 2년도 안되어 다시 현재의 이사장인 김정근이사장이 인수를 한다.
물산업 최초의 민간연구소는 서울시,수자원공사,건설부,내부부등의 연구를 수행하였고 오늘날에는 학술적 연구보다는 국내 최초의 민간이 실행하는 수질,토양,지하수등을 분석하는 검사기관의 최고 권위기관으로 자리를 잡는다.
연구소장으로는 권숙표박사를 비롯하여 연구위원으로 김원만교수,박중현교수,김동민교수등이 합세하고 신항식,신응배,최의소,조광명교수를 비롯하여 한국종합엔지니어링의 이범호회장,이민우사장등과 지역의 교수등도 활약한다.(역대 연구소장으로는 권숙표,김갑수,김원만,신호상,신찬기박사)
월간으로 간행하다 특수주간지로 발행하던 한국수도신문은 김동길교수가 매회 칼럼을 맡아 집필했으며 경향신문에서 정치적 영향으로 퇴직당한 김창명씨가 편집국장을, 경향신문과 독서신문에서 사회부장을 맡았던 오소백주간과 함께 편집차장으로 근무하던 필자가 신문을 주도하여 간행했다.
언론 통폐합으로 자리를 잃었던 인물들을 채용하여 신문을 활성화 시켰지만 88년 언론자유화와 함께 한겨레신문등 많은 언론들이 창간되면서 한국수도신문에 근무했던 인물들 대부분 일간 매체로 자리를 옮기고 결국 필자만 남게 된다.
당시 고정적인 광고를 해 주던 기업들로는 평화PVC파이프,부덕실업,도화엔지니어링,서광공작,연합밸브(도산),고성밸브(도산),동양철관(갑을이 인수후 영업축소),한국주철등과 태영건설,현대건설,대림건설,대한정밀(수도미터기 1세대 기업 도산),한일소독기공(도산),금호미터텍(도산),한미기계(현 한미엔텍)등이다.
대부분 우리나라 1세대 기업들로 지속적으로 발전을 열망 했으나 많은 기업들이 수도산업에서 손을 떼거나 도산한 안타까움이 남는다.
그나마 사업이 확산한 대표적 기업으로는 도화엔지니어링,(상장/이후 계열사인 경화,건화등 창립),한국주철(상장/3세대 경영,매출액 급신장),평화파이프(법정관리 이후 재도약하여 해외시장 진출)정도이다.
편집위원에는 원로급 수도인들을 비롯하여 유재근(국립환경과학원장),최의소,조광명,일본에서 유학하다 귀국한 김갑수박사(전건설기술연구원,시정개발연구원부원장역임),이상은박사(건설기술연구원부원장,한국환경한림원장)등이 활약했으며 지방에서는 광주등 전라도권은 양재근상하수도협회부회장(당시 동명엔지니어링지사장),부산등 경상도권은 동아대학교 강용태교수(수처리학회창립회장),대전등 충청권은 김홍선(대전상수도본부장역임)씨가 활발하게 활약했다.
수도협회 상하수도협회로 재창립 주도
정치적 힘을 가지고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상하수도산업과 학술적 영향을 키우던 80년대가 떠오른 한낮이었다면 90년대에는 수도산업에서는 다양한 기업들이 창립되긴 했지만 협회발전에서는 어둠의 시대로 진입한다.
95년 상하수도업무가 환경부로 넘어오면서 건설부에서는 곽결호상하수국장을 비롯하여 신원우사무관(영산강환경청장역임),김동진,조갑현,고 이길섭(환경정책평가연구원부원장역임)씨등이 넘어와 수도업무를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