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하도급기업과 대기업·원사업자와의
본질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 제시
<현황과 문제점>
공정위의 조사결과에 있어서도 대기업·원사업자들의 공공기관 입찰가격 담합과 소비자관련 담합이 대표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담합 행위를 주도하는 경우를 보면 각 업종에서 시장지배력이 큰 상위 대기업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 2006-2010.7까지 5년간 공정위가 적발 담합 건수 총 79건 가운데 밀가루, 휘발유, 설탕, 보험료,LPG,소주 등에 이루어 졌고, 대기업들이 중심이 된 것은 물론 업종의 상위권 업체들이 대부분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 2010.7, 기업담합현황분석결과.
이러한 현상은 일반 소비자들로 하여금 담합금지의 당위성을 더욱 높이고 공정위로 하여금 담합금지 원칙을 더욱 확고히 하도록 요구함에 따라 공정위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됨. 담합은 직접적으로 소비자피해를 야기하며 경쟁을 저해하는 심각한 행위로서 엄격히 금지되고 처벌받아야 마땅한 것임.
그러나 대기업·원사업자와 관련된 부품 공급망(supply chain)의 경우에는 별도의 관점이 필요. 즉,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하도급기업들의 모기업에 대한 힘의 불균형은 알려진 바와 같이 매우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하고, 중소하도급기업의 경쟁력약화는 물론 국내 중소기업 발전에 커다란 장애로까지 인식되고 있음.
예컨대, 국내 주요 산업업종별 하도급기업의 모기업에 대한 거래의존도는 2009년 현재 평균 76.7%로서 매우 높고,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거래 모기업에 대한 하도급기업의 의존도는 전자, 컴퓨터, 영상, 음향, 통신장비업 85.6%, 기타제품업 85.6%, 금속가공제품업 84.9%, 가구업 84.7%, 자동차 및 트레일러업 84.3% 등으로 나타나고 있음.
이처럼 수요독점적 상황에 있는 하도급거래구조와 중소·하도급기업의 원사업자에 대한 높은 거래 의존도 등을 감안하면 계약관계에 있어서 을(乙)로 통칭되는 중소·하도급기업들은 거래단절 및 각종 불이익을 우려하여 대기업·원사업자의 우월적지위행위에 따른 권익침해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없음.
따라서 공동행위의 선별적 허용은 다양하게 산재한 개별 중소기업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사실상의 공급독점자적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함에 따라 협상력이 제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음. 즉, 수요독점적 상황을 감안하여 부품중소기업들에게 공급독점자의 지위를 허용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효과를 획득할 수 있음.
(다음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