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10년 동안 저는 세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먼저 한국에서도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워킹모델을 만드는 것이고요, 두 번째로 한국의 경제구조에서도 정직하게 사업을 해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윤리경영, 투명경영의 모델이 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공익과 이윤 추구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 고유의 CSR 지수를 만들어서 국민연금 등 기관이 투자할 때 고려하도록 하는 방안이 있겠죠. CSR평가가 우수하면 투자 가치가 높아지도록 말이죠. 정부 차원에서 CSR 우수기업에게 세제 등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대기업이 잘돼야 경제가 산다는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를 기대하면서 대기업들에 세제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좋은 일자리를 얼마나 만드는지, 중소기업과 얼마나 공정하게 거래하는지 등 책임경영을 할 경우에만 지원하도록 전반적인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몰론 이런 평가를 하는 기관은 특정 이해단체나 정파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신뢰성 있는 기관이어여야 하겠죠.
CEO들이 자신들을 위해 정부에 뭔가 해달라고 요구한 게 없었다는 겁니다. 대신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도로가 정체되는 일이 많은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경쟁력 유지를 위한 인재 영입을 위해서 이민비자 제도가 어떻게 개선되는 것이 좋은지, 의료비용 때문에 지역의 장기적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기업들이 어떤 대안을 마련하면 좋은지 등 지역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내용이 주류였어요.
대기업 집단, 즉 최상위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단체를 만드는 경우는 없어요. 일본이 예외적인데, 일본도 지금은 달라지고 있거든요.
자기 회사에 노동조합조차 허용하지 않는 기업이 ‘재벌조합’ 격인 전경련에 속해 활동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