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여울목 1

 

 

 

 

71세의 노인이 행복한 죽음에 대하여 스님은 이렇게 풀어갑니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쁘다” 며 다섯 가지 지침을 일러주었습니다.
“죽을 때 웃으면서 죽을 수 없겠느냐?”

“늙을 때 잘 늙으면 됩니다. 늙을 때 잘 늙어야 돼요. 낙엽이 떨어질 때 두 종류가 있어요.

잘 물들어서 예쁜 단풍이 되기도 하고, 쭈그러져서 가랑잎이 되기도 합니다.”

“잎이 아름답게 물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쁩니다. 봄꽃은 예쁘지만 떨어지면 지저분해요.

그래서 주워 가는 사람이 없어요. 빗자루로 쓸어버리지요.

그런데 잘 물든 단풍은 떨어져도 주워가죠. 때로는 책갈피에 껴서 오래 간직하기도 하죠.

그러니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뻐요.

잘 늙으면 청춘보다 더 낫다 이런 얘기예요.

그런데 잘 늙는 게 어떤 것이냐 이게 문제요.”

 

 

욕심을 내려놓으시게
 
젊어서는 어때요?
이것도 팍 하고, 저것도 팍 하고, 욕심을 내서 막 하면 사람들이 나쁘다고 안 보고 ‘야망이 있다’ 이렇게 말해요.
사람들이 좋게 해석을 해줘요.
그런데 나이 들어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러면 야망이 있다 안 그러고 ‘노욕을 부린다.’ 고 말해요. 추하다고 말해요.
그래서 욕심을 좀 내려 놔야 돼요.
아무리 의욕 있고 하고 싶어도 나이 들면 욕심을 부리면 안돼요.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고 추하게 느껴지기에 인생을 갈무리해야 돼요.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니까 아무것도 안하고 놀아야 된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욕심은 부리지 마라 이겁니다. 

 

 

 

젊을 때는 막 산을 오르거나 일을 하거나 무리하거나 과로해서 쓰러져도 2,3일 쉬거나 병원에 입원하거나 하면 금방 낫습니다.
그런데 늙어서 과로하면 안 돌아와요.
그러니까 가을비처럼 한번 비가 오면 확 추워지듯이 과로해서 한번 쓰러지면 그냥 팍팍 늙어 버려요.
그래서 아무리 의욕이 있어도 절대로 과로하면 안 됩니다.
놀아라 이 뜻이 아니에요.
이제 우리 체질에 맞게 해야 된다는 겁니다.
젊을 때는 술을 많이 먹고 취해서 토하고 해도 며칠 있으면 일어납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술을 과하게 먹거나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건강도 해치고 남이 봐도 추합니다.
그래서 과음 과식을 하면 안 됩니다.

 

 

 

젊은 애들은 재잘재잘 말을 많이 하면 귀엽습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말이 많으면 어때요?
귀여운게 아니라 다 싫어해요.
그래서 말을 줄여야 돼요.
특히 잔소리를 안해야 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잔소리 하는 게 특징 중에 하나예요.
왜 그럴까? 아는 게 많기 때문에.
‘이러고 저러면 안 되는데, 저거 어쩌지’
이렇게 걱정이 많아져요.
그걸 입으로 다 표현하면 젊은 사람들이 싫어해요.
그래서 입을 닫아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