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재난안전 원년의 해로 설정하자
민간건축물 80%가 내진에 무방비
상하수도,승강기,댐,저수지는 위험지대
재난안전 국가적 진단 필요
13년전인 지난 2004년도 국정감사에서 극한 홍수 발생시 수력발전댐 월류 위험을 지적한바 있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그 동안 아무런 조치 없이 그대로 방치해 우리나라는 재난안전에 대한 사전대응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박정 의원(경기 파주시을)은 ‘한수원이 12년 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수력댐의 월류에 따른 안전성 문제와 관련, 댐이 월류해도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없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2년에서 2014년 사이에 한수원이 실시한 수력댐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르면, 수력댐에 가능최대 홍수량(PMF, Probable Maximum Flood) 발생 시 팔당, 청평, 의암, 괴산, 보성강댐 등 5개 수력에서 심각한 월류가 발생할 수 있는 E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평가에서는 댐체계의 구조적 안정성이 확보되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 괴산댐을 제외하고 보통 수준인 C등급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한수원이 관리하는 수력댐 5곳이 월류할 경우 수도권 2천5백만 시민의 피해가 여전히 예상된다.
한수원 수력댐은 댐이 건설된지 40∼80년 이상 경과된 노후 시설물로,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에서 제시한 월류 한계수심 기준(극한홍수발생시 콘크리트댐의 대응능력 판단) 등을 감안시 극한 홍수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또한 서울시 소방시설(청사) 중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곳도 무려 62.4%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19안전센터는 10곳 중 7곳(70.5%)이 지진에 무방비한 상태이다.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갑·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소방시설(소방본부, 소방학교, 체험관, 소방서, 119안전센터 등) 133개소 중 내진설계가 적용된 곳은 50개소, 미적용된 곳은 83개소로 내진율이 37.6%에 그쳤다. 소방시설 비중의 대부분을 119안전센터(95개소)가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 내진설계가 적용된 곳은 28개소(내진율 29.5%)에 불과했다.
서울시가 수립한 <지진방재 종합계획>에서도 관내 공공시설물 중 소방시설을 포함한 ‘공공건축물’의 내진율은 47.8%로 이는 소방시설의 내진율(37.6%)이 공공건축물 전체 내진율에 비해 10% 가량 낮은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가 안전을 총괄하는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도 기본적인 검수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사상초유의 지진사태에 두 차례나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를 초래하여 국가 연락망마저 무용지물이 되었다는 국회 이재정의원의 지적도 국가 재난안전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국회 이우현(용인 갑)의원이 국민안전처로 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의하면 서울시내 공공시설물 6,160동 가운데 56%인 3,474동이 내진 미확보 시설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시설은 2,971동 중 2,131동, 하수처리시설 498동 중 391동이 내진 미확보 시설물로 70% 이상이 내진미확보 상태였다.
서울시 내 민간건축물의 경우는 그 심각성이 더욱 컸는데, 내진대상 민간건축물 중 26.2%(75,192동)만 내진확보가 되어있었고, 서울시 내 전체 민간건축물의 경우는 12.1%(77,192동)만이 내진설계 되어 내진미확보 건축물이 80%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우 의원(경기 군포시갑,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정기검사에서 합격된 엘리베이터가 지진 발생시 갇힘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정작 정기검사에서 내진관련 항목은 미비하다는 지적을 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경주지진으로 인해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가 발생한 사례로 울산지역 자료를 제출하였는데, 8개 아파트에서 발생하였다. 이들 아파트 중에는 오래된 아파트 뿐만 아니라 2013년에 지어진 아파트도 발생 승강기에 대한 재난안전 대응이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지진으로 인한 수도시설의 해외 피해사례를 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89년10월/규모 6,9)지진에서는 댐의 제방균열, 도수관 공기밸브 고장, 펌프장 차단기 고장, 관로에서는 주철관 29건,강관 28건,석면시멘트관 6건,플라스틱관 66건,밸브 5건,배수지의 벽과 기초시설의 비틀어짐 현상과 월류관의 변위가 발생된바 있다.
미국 켈리포니아지진(44년 1월/규모 6,7)에서는 도수관(강관100미리) 균열,334시간 정전으로 정수장 72시간 운전중단, 침전지 이음부위 변화,염소주입관 절단등의 사고가 있었다.
일본 고베지진(95,1월/규모 7,2)에서는 흙댐 붕괴,콘크리댐 균열,배수지 심각한 손상,관로분리,도수관 파손,모래유입으로 취수펌프 파손,지반 변형으로 1,500미리관 이탈등이 있었다.
중국의 웽청(08년 5월/규모 7,9)지진에서는 상수도관이 무려 4만7천 642 km가 파손되고 정수장 8,426개소가 피해를 보았다.
또한 69만명이 이용하는 용수가 중단되었다.
뉴질랜드 지진(11년2월/규모 6,3)에서는 43개의 급수탑이 손상되고 교량관로가 손상되었으며 석면시멘트관과 PVC관이 집중적으로 파손되었으며 하수도관은 개스킷 콘크리트관이 많이 파손되고 토사가 하수처리장을 덮치는 피해도 보았다.
일본 도후쿠시(11년3월/규모 9,0)지진에서는 210만가구의 급수가 중단되었고 송수관(1,200미리-2,500미리관) 파손과 정수처리에서 액상화 현상으로 매설관의 피해가 발생되었다.
이처럼 지진등에 의한 재난안전에 대해 국가 전체가 방치되고 있고 뚜렸한 기준마련도 없어 지자체들의 혼란만 거듭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이와 관련된 규격과 기준을 마련하고 우선순위에서 항시 밀려버린 운영관리와 보수보강에 대한 예산을 우선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기술분야에서는 실적위주보다 현실에 맞는 단계적 국가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 보급하고 기존의 단순한 평가로는 재난안전에 불합격 받는 시설물이 없다는 점은 평가방식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의 지적도 관심을 모았다.
국회도 쪽지예산에만 치우치고 지진등을 고려한 재난안전에 대한 예산이 항시 제외되는 현실은 정치권이 아직도 인기에만 치중하는 결과라는 혹평은 귀담아 들어야 할 숙제이다.
따라서 올 부터는 재난안전 원년의 해로 설정하고 내진성능을 담보한 제품들을 단계적으로 개발해야 하고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의 설정,법적 기준의 강화와 모든 상하수도시설물과 일정규모의 건물과 다수의 이용시설등에 대한 중,장기적 개량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부처간 대립에서 상호 시스템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재난안전에 우수한 제품의 국가보조등을 통한 연구개발의 지속화와 조달구매방식의 개선으로 시장활성화가 동시에 마련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재난안전문제는 국가적으로 총체적인 대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경경영신문/국회 문장수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