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R제도로는 합리적, 일반 상거래상은 불공정
공정거래법 위반에 의한 담합 지적
폐가전제품의 무료수거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가는 현실에서 EPR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등 가전제품의 재활용사업도 대기업들이 독식한다는 의혹에 의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되었다.
세정치민주연합 김경협의원은 주요 가전제품 재활용 수거량 12,7만 톤 중 특정 8개 업체가 74%인 9,4만 톤을 처리하고 있다며 재활용사업의 전면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무게와 부피가 큰 가전제품의 수거와 운반 및 재이용등을 통한 재활용사업은 한국전자산업 환경협회가 100% 출자한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센터가 (12년 기준) 12,893톤, 제주리사이클링센터가 1,404톤을 처리하고 삼성전자가 100%출자한 에이RC가 14,164톤,엘지전자가 100% 출자한 칠서리사이클링센터가 14,103톤을 처리하고 있다.
협회가 일부 지분을 투자하여 설립한 재활용업체로는 15%(17억원)지분을 지닌 나래RC는 13,962톤, 19억 9천만 원을 투자한 케이 RC가 15,732톤, 1억5천만 원을 투자 30% 지분을 지닌 호남권리사이클링센터가 11,173톤,14억을 투자하여 20%의 지분을 지닌 영천 RC는 10,324톤 등을 처리하고 있으며 기타 37업체가 26%인 32,993을 처리하고 있다.
협회가 투자하지 않고 순수 민간자본으로 운영되는 모던E&R(충남금산)의 경우는 설립이후 단계적으로 50억 원의 자체 시설투자를 하여 20% 정도의 물량을 협회에서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김경협 의원실은 일반소비자의 경우 골목수집상에 의해 중고가전제품을 수거할 경우 품목에 따라 일정한 비용을 받을 수 있으나, 신형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운송과 처리과정의 번거로움으로 마트나 백화점 및 가전제품 판매점에 일괄 처리할 경우 이에 준하는 비용을 받지 않고 처리되어 이들 협회가 주도하는 가전제품 재활용사업은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담합에 위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란 지적이다.
또한 협회를 통한 카르텔 형성을 통해 EPR제도의 기본취지인 생산자가 배출에서 수거와 재이용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칙을 위배하지 않기 위해 수거수량에 대한 조작이나 물량의 허위작성 등이 염려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협회 측은 가전제품 재활용사업은 대기업들이 필요성에 의해 자발적으로 지난 2001년과 2003년에 각각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었으며 환경부가 이들 가전제품 재활용사업을 통합하여 전국을 무료수거화로 전환하게 된 거라며 반박하고 있다.
재활용센터는 1개 사업 당 150억 원에서 4백억 원의 투자가 소요되며 지난 11년 경북권에 영천알씨, 경기북부권에 케이알씨를 설립 전국적으로 지역별 재활용물류센타를 설립, 물류 최적화에 도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순수 민간기업으로 엘지출신들이 설립한 모던의 경우 지난 12년 자원순환법의 시설규모가 부족하여 A군에서 탈락되었으나 시설보완 후 다시 A군으로 편입, 현재 협회로부터 충청권 지역에서 20%정도의 물량을 배급받고 있다.
모던의 송재인 이사는 ‘대기업 및 협회가 투자한 9개 업체가 통합 운영하는 것은 공정거래상 위법성이 있을 수 있으나 생산자책임원칙에 의하면 위법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법과 현실적 상황에 대한 괴리를 토로하고 있다.
모던의 경우 하이마트로부터 전량 수거하여 사업을 수행해 왔으나 현재는 20%만 수거하고 있고 나머지 80%는 바닥상권(일반 고물상수집 및 직접 방문 수거(평균 가전제품 1대당 1만원에서 1만 5천원 지불)하여 운영하고 있다.
방문수거를 통한 재활용사업은 늘푸른자원, 도시알씨 등 전국의 재활용협력업체 42개사가 협회와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들도 법적 처리시설기준 및 친환경처리시설기준에 적합할 경우 협회가 마련한 기준에 따라 A군으로 편성될 수 있다.
그러나 물류최적화 원칙인 친환경거리, 이동거리 최소화, CO2발생 감축 등 환경적 측면을 고려할 경우 시설기준에 적합해도 적정물량을 배정받기가 어렵다.
친환경처리시설(A군) 등급부여는 등록 후 현장평가와 내·외부 평가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등급을 부여 받는다.
일본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데 A군은 대기업인 파나소닉이 B군은 소니가 주도하며 순수 민간그룹은 C군으로 편성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독일 등 유럽과 일본의 제도를 모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나, 전체 폐가전제품의 30%만 협회를 통한 수거가 이뤄지고 있고 분리, 수거 파쇄 등의 처리과정의 과학화도 향후 개선될 사항으로 숙제를 남기고 있다.
(신찬기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