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대응의 위력
구미불산 사고와 세월호 침몰 100분
우왕좌왕 일하는 사람은 없고 시간은 흐르고
초기대응을 위한 초기보도는 낙제점
세월호 침몰 이후 대한민국은 공황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외신은 세월호의 침몰과 함께 대한민국도 침몰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제주도로 향하던 대형 유람선이 침몰하는 순간부터 구조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았던 온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해 절망과 분노와 허탈감으로 빠져 들었다.
온 나라는 일시에 정적에 쌓여 있고 사람들의 눈가에는 미소가 사라졌다.
3200개의 각종 재난안전을 위한 매뉴얼은 쓸모가 없고 담당 공무원이나 국민 모두 망막한 두려움 속에서 흐르는 초침소리만 들을 뿐이다.
결론은 온 국민의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초등대응자세가 전혀 안 되어 있고, 부처 간 소통은 단절되었으며 검은 뒷거래의 일상화된 관행이 모아져 재난사고로 이어지게 했다.
그나마 이번 대형 사고가 전국민을 상대로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준 것은 모든 방송과 언론이 진도 앞바다로 향한 덕이다.
이처럼 재난사고에 지속적인 방송과 보도가 나간적은 드물다.
일부 언론과 방송은 국가가 안고 있는 내면의 피고름을 메스로 도려내는 작업을 수행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도 재난에 대한 기본상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초등대처를 위한 초기보도는 낙제점이었다.
또한 김영삼 정권시절의 서해훼리호 침몰(93년),성수대교 붕괴(94년) 이후 김대중 정권의 화성 씨랜드 화재(99년), 노무현정권의 대구지하철 화재(03년), 이명박 정권의 천안함침몰(10년),대구불산사고(12년)에 이어 진도 세월호침몰(14년)까지 지속되는 대형 참사에 대해 정부의 대책과 방향에 대한 감시적 보도는 없었다.
모두 관련 기관에 출입하면서 함께 잃어버리고 대형사건은 추억의 안주거리로 사고현장에서 활약하던 공직자들의 영웅담만 들었을 뿐이다.
정치인들은 사고현장을 방문하고 국감장에서 호통만 치고는 끝이다.
재선, 3선 정치적 무게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재난을 당한 국민의 안녕과 생명을 존중하는 국정질의는 없다.
최근 죄송하다는 사과를 하면서 19년전 삼풍백화점 당시를 회고한 김한길 의원의 저서중 아침은 얻어 먹고 사십니까, 우리들의 벌거숭이 중에 실린 고백을 들어보자.
-이번 삼풍백화점 참사에서 더욱 분명해진 건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지도력의 부재현상이다.
사고 발생 며칠이 지나도록 인명구조를 위한 일사 불란한 지휘나 통제가 확립되지 못하는 걸 보면서, 소방대와 경찰과 군의 지휘부가 구조의 공 다툼이나 벌이는 걸 보면서, 그 와중에서 백화점의 상품이나 피해자들의 소지품을 챙겼다는 우리 중의 일부를 보면서, 타방송사의 카메라가 구조 활동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방송하면서 방송에 방해가 된다고 구조대원들을 밀쳐내는 보도진들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혀를 찼다.
그런 와중에도 구조대원들에게 먹이겠다고 한 양재기씩 밥을 해 가지고 무작정 현장으로 달려 나온 아주머니들의 심정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마음과 열성들을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큰 힘으로 묶어주는 지도력이 없는 거였다. 중구 난방, 주먹구구, 우왕좌왕 허둥지둥대는 참사현장을 보면서 마치 요즘의 우리 사회 전체가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던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을 것이다.
삼풍참사를 놓고 또 부실시공이 어쩌구 하면서 몇 명 구속하는 것쯤으로 끝내서는 절대로 안된다. 순백의 와이셔츠에 단정한 차림을 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어쩌구저쩌구 잘난 척하면서 자기 자신은 도덕적 불감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어른들은 다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정치인들은 많으나 이를 탐색하고 꾸준히 관련 위원회에서 재난과 관련된 국정질의나 감시역할을 하는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없다.
그저 지역구 현안에서 일부 엇비슷한 분야의 예산만 챙길 뿐이지 그에 파장되는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지도 않고 고민하는 행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대형사고 현장의 하나인 대구 불산사고시 유독 환경문제에서만큼은 초등대응을 하여 더 큰 국가적 위기를 벗어나게 한 사건 현장이 있다.
어떻게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면서도 초기대응을 원만하게 하였을까.
2년 전 당시 현장을 재구성했다.
다시 대구구미 불산사고 현장을 가다
경험있는 사람만이 사고 현장의 지휘관이 돼야
부처간 행동반경 타고 넘은 선재대응
세월호는 책임자 없는 나그네들의 총체적 난맥
구미 불산 누출 사고로 5명 사망 18명 부상
지난 2012년 9월 27일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구미 제4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화학제품 생산업체 (주)휴브글로벌에서 플루오린화 수소 가스가 유출되어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공장 일대의 주민과 동·식물에 대해 엄청난 피해를 줬다.
(주)휴브글로벌 구미 공장에서 탱크로리에 실린 플루오린화 수소 가스(일명 불산가스)를 공장 내 설비에 주입하던 중 근로자의 실수로 탱크로리의 밸브가 열리면서 가스가 유출되어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은 주민 및 인근 공장 근로자가 398명에 육박했고, 산동면 봉산리 및 임천리를 중심으로 317ha의 농작물 피해와 소 1천여 마리 등 가축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가스 누출 사고로 인한 2차 피해가 진행되면서 치료받은 사람은 1천 954명이고, 9,000여 톤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 구미 제4국가산업단지 내 40개 업체가 53억 원의 손실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주)휴브글로벌은 구미 제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으며 2008년 8월 10일 설립되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충북 음성에 제1공장, 구미에 제2공장을 가동 중에 있었으며, 사고가 발생한 구미 제2공장은 부지 4,060m2, 건축면적 830m2 규모로 사고당시 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초반 대구페놀사건처럼 식수 오염으로 인한 불특정 다수의 식수피해는 없었다.대부분 인근 지역의 농작물 피해로 마감했다.
상수원을 지척에 두고도 어떻게 식수오염을 방지하였을까.
수질 오염은 인근 지역의 식수뿐 아니라 낙동강계 수원을 사용하는 부산등 대구하류의 모든 지역으로 식수오염이 확산되는 대책없는 사고로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수질오염을 차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