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환경영향평가부터 개혁하자
자연생태환경 분야 발주 ‘분담이행’지켜야
자연생태는 현장조사 필수로 인력투입 많아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이 전략환경영향평가 사업을 위한 세부평가기준을 공고하면서 환경평가업체 능력평가에서 ‘1종 업체와 2종업체가 공동 도급하는 경우에는 분담이행방식을 말한다.(분담업체 소속 평가자는 자연환경분야를 투입하여야함)’라고 공고했으나 1주일 후에는 첨부파일 입찰공고문을 통해 사전규격공고와 다른 상이한 문구인 ‘공동이행방식’을 삽입하여 재공고함으로써 자연환경조사연구에 대한 신뢰성에서 의심을 낳고 있다.
분담이행방식과 공동이행방식은 사업수행에서 매우 큰 격차를 보인다.
분담이행방식은 발주처의 원내역을 실제 낙찰된 회사(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자)에게 낙찰율에 따른 금액을 지불해야하므로 예산이 1억 원이면 낙찰금액은 85%인 8천5백만 원에 2종 업체가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공동이행방식으로 발주 시에는 원내역의 낙찰율과 아울러 하도비율 80% 적용, 제경비와 기술료에 0.5를 적용하여 예산 대비 54.5%로 산출되어 심각한 저가 하도로 사업을 수행해야한다.(예산 1억 원을 5천만 원 이하로 사업수행)
공동이행으로 하도급 관련 재대행지침을 준용 시 원금액의 46.3%에 조사평가를 수행하게 되어 절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 자연생태환경의 중차대한 업무가 저가로 수행함으로서 엉터리, 허위조작 등을 통한 부실조사가 될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 11월 환경영향평가서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 환경영향평가서를 판단하는 거짓·부실 검토 전문위원회의 구성·운영 근거를 비롯해 사업 착공통보 및 사후환경영향조사 검토결과 공개 방법, 원상복구 명령에 갈음한 과징금 부과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바 있다.
그러나 사업수행 5개월 후인 2019년 4월 대봉늪 제방축조공사 관련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부실작성이 사회문제가 제기되었다.
당시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16만여㎡의 습지 조사를 연구원 3명이 3시간 만에 끝내면서 수달, 삵, 맹꽁이 등 9종의 법정보호종이 살지 않는다고 되어있고, 대규모 해양관광단지 예정지에서 인근 바닷가에서 법정보호종인 갯게와 기수갈고둥 서식이 확인되었지만 평가서에는 언급조차 되지 않아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즉,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부실한 영향평가서가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위원회로 변질되고 있다는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도 독립적 기관이 아니라 관련 발주처, 관련부서, 사업수행업체 등에 의해 평가되고 있어 명증한 판단과 규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김해신공항에 대한 ‘소음영향분석 등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과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에서 소음영향분석 시 변수(운항횟수 819회→512회, 주력기종 C급 91%→89%, E,F급 7%→10%, 저녁, 심야시간대별 운항비중)를 최소화하여 소음등고선 크기, 넓이와 소음영향(분석결과)을 현저히 왜곡시켰으며 피해면적과 피해세대 숫자가 당초 중간보고의 66%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는 것은 제대로 소음피해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따라서 환경부는 국내 엔지니어링의 구조형태를 파악하여 1종 환경영향평가와 2종 환경영향평가를 구분하여 PQ심사에 2종 평가업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기본적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1종업체의 하청업체로 2종업체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축적된 실태조사를 통해 1종과 2종의 업무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고 자연환경조사업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실효성 있는 사업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 “우리나라의 생태분류는 매우 후진국 형이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지만 생태학적 조사는 일본 등 외국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략영향평가는 생태분류학적 측면에서도 사업을 연계하면 매우 소중한 생태발굴의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연환경조사는 들판과 산을 오가며 현장을 면밀히 관찰해야하므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문헌조사나 자료조사로 작성할 수 없는 중요한 생태학적 접근이 될 수 있게 하려면 그만한 비용을 감수해야한다.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생태조사와 연계하여 예산도 절감되고 생태분류학이 다시 각광을 받을 수 있다. 우선은 환경평가에서 반드시 공동이행이 아닌 분담이행으로 정착시키고 분담이행에 따른 실측은 생태분류학자들이 참여하여 공동의 과제로 정보를 공유하는 합리적인 제도로 정착되어야한다.”라고 제안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6년 천성산·사패산 터널공사와 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의 시행과정에서 환경문제 등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전략환경영향평가(SEA: Strategic Environmental Assessment)를 마련한바 있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op.kr 김동환,박남식 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