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의 시를 찾아서/노두식 시집- 분홍 문신
운 명
노두식
석쇠 위에
구운 고기 한 점이 남았다
금기처럼
아무도 젓가락을 내밀지 못하고
일어섰다
한 점 고기의 가는 길이
이렇게 바뀌어버렸다
*노두식시인의 시는 동시적 감성을 지닌 서정시로 일관하고 있다.
-너의 입술로 사랑을 얻고/너의 혀로 고독을 맛보고/너의 눈으로 이별을 보고 싶다-(중독 전문)
그러나 시 중독에서 던져주는 메시지는 인간 본연이 처연하게 감쳐오는 고독과 그리움, 일찍 사별한 아내에게 못다한 사랑을 아쉬워한다. 시 –운명-처럼 말이다.
유성호교수는 ‘사랑의 불가능성과 불가피성을 함께 경험하는 일이 되는 것이며 꽃보다 꽃받침으로 해 왔던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그 사랑법이 바로 너를 보듬어 안고 그렇게 살아온 시간과 등가의 형식임을 노래한다.’라고 평하고 있다.
-손을 내밀어 닿지 않는 거리보다/마음을 뻗어도 미치지 않는 거리가 더 아팠습니다/지척이었던 당신의 가슴이/만릿길이 되던 날/이별이란 게 그런 것이었습니다/절벽 너머로 보이는 아득한 꽃말이었습니다-절벽 전문
지금 시인은 청춘시절 고결하고 오로지 손깃에도 떨리던 그 감성으로 살갑게 맞이하는 여인을 그리워 하고 있다.
-미인은 풍요롭다/미인은/그녀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만을 길들인다-미인 부분으로 시인이 찾는 또 다른 세계를 대신한다. (길샘 김동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