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배수시설 재생수로 활용

우수,생활하수 연못 유입으로 정화

월지 유입수 남천이냐,북천이냐 쟁점

통일신라시대 건축된 경주 월지의 배수시설은 주변 건물에서에서 생활하수들이 유입되어 빗물과 함께 연못으로 최종 유입되는 시스템으로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남동운씨가 ‘당과 통일신라 고성지의 고고학적 비교연구’라는 논문에서 최초로 밝혀졌다.

남동운씨는 본 논문에서 통일신라 월지가 당 궁원지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으로 원지 설계에서 섬을 배치한 것은 중국 고대 도가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원지는 모두 자연지세를 이용하고 궁성구조에 맞게 계획적으로 배치하므로서 친환경적 시스템을 이미 신라시대에 도입한 것을 현대건축에서 통렬한 자아비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못의 구조와 지안(호안)의 처리 방식에 비록 차이점이 있으나 일부 호안의 축조방식도 당과 비슷한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물의 유입구와 퇴출수구의 위치, 인공수로의 처리 방식에서 유사점이 많으며, 주변 건물지 배수시설에서 배수된 雨水 등이 연못으로 유입되는 공통점을 발견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경주는 동소서저,남고북저의 지형으로 경주 동궁과 월지를 중심으로 북쪽은 북천,남쪽은 남천,서쪽은 서천(형산강)이 위치해 있다.

북천과 남천은 동에서 서로 흘러 형산강과 합류하는데 월지의 입수로는 동남쪽,배수로는 서북쪽으로 위치해 있어 자연유하식으로 축조한 것이 친환경적 물길조성이 특징이다.

하지만 국내 하천연구가 부족하여 이번 연구에서도 기본적인 수원에 대한 위치확인에서 세부적인 연구가 미진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지형적 여건으로 봐서는 고지대인 남천에서 유입하는 것이 타당하나 과거 경주월지를 연구한 선행연구자들은 지대가 낮은 북천에서 유입했다고 주장하므로서 체계적인 연구가 시급하다.

지난 76년도에도 정부는 월지 발굴조사과정에서 배수로와 연못의 위치와 형태등을 파악한바 있으나 조사법위가 발굴된 출토유물에만 편중되어 배수로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연구는 이뤄지지 못해 우리나라 연구의 단편적 모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논문에서는 당과 통일신라의 궁원지를 비교하여 몇 가지 결론을 도출하였고 배수로에 대한 진단을 다시금 거론하므로서 국내 토목학적으로 한발 다가간 소중한 논문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중국 황가원림의 기원은 빠른 시기에 나타났으며 당조 시기에 궁원지 축조 기술이 크게 발전하였다. 하지만 신라는 월지 이전에 발견된 궁원지의 사례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6세기 후, 신라는 중앙집권을 강화하고 도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도시계획에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그 가운데 궁원지 계획을 세워 독자적인 기술과 함께 당 궁원지의 건축 설계․사상을 참고하였다.

문헌기록과 당시 배경을 보면 월지를 축조한 시기는 674년으로 신라가 고구려, 백제를 통일한 후 나당 전쟁 과정 속에 이루어졌다. 나당 전쟁 발발 전 670년 이전의 기록을 보면, 666년 김유신의 아들 김삼광이 약 3년간 入唐하여 숙위하였고, 신라 사절단 또한 入唐하여 조공하였다. 이러한 김삼광과 신라사절의 조공으로 태액지가 위치한 대명궁의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674년 당조에서 숙위하고 돌아온 덕복이 신라로 돌아오고 그해 2월에 월지가 축조되었다. 즉, 대명궁 태액지의 하한연대(662)와 신라월지 축조시기(674)가 12년 차이의 동일시대라 영향을 크게 받았을 것이라고 축조시기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논문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역사문헌 연구에서 배수시설,하천이나 물이용등에 대한 연구는 희박한 상태로 향후 이같은 역사적 문헌연구가 매우 절실하다.

(환경경영신문/조철제부장/agamoo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