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이 떠나는 추억여행, 그 흔적 통영편-3
통영의 음식문화-충무김밥의 비밀
살아있는 목로주점 대추나무집
나그네들끼리 마주보며 먹는 시레기국
여행중에는 언제나 그 고장의 향토음식을 찾기 마련이다. 더구나 해외여행시에는 될 수 있는 한 그 나라의 토속음식을 찾아 식사를 하는 것이 필자의 여행 수칙이다.
국내서도 마찬가지인데 경상도 지역의 과거 추억은 맛이 없는 그저 맵고 짠 고장으로 여겨져 왔다. 그저 통영 음식으로 기억속에 각인된 식품은 충무김밥이다. 충무김밥은 통영 주변 어느 곳이든 간판이 쉽게 눈에 들어올 정도로 경쟁적으로 흔하고 어디가 원조인지 찾기가 어렵다.
충무김밥은 해방직후인 47년경 경남고성 출신의 어두리할머니(1995년작고)가 부산과 여수로 항해하는 뱃길의 중간 기착지인 통영 주변에서 생계수단으로 김밥장사를 시작했다는 것이 충무김밥의 기원으로 70여년정도의 짧은 역사를 안고 있다.
초기에는 집에서 일반적인 김밥을 말아 머리에 이고 나그네들의 식사용으로 팔았지만 김밥의 단점인 너무 빨리 변질되어 나그네를 더욱 배아프게 했다.
이에 창안한 것이 반찬과 밥을 분리하므로서 보관시간인 유통시간을 늘려 판매하게 된 것이 충무김밥의 탄생적 배경이다.
이후 뱃사람과 섬사람들에게 인가가 높아지고 1981년에는 새마을 운동과 더불어 전두환정권이 5,18사태이후 국민의 관심을 한곳으로 모으기 위한 국가 행사인 –국풍 81- 행사에 충무김밥이 등장하므로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당시 이곳 지방의 이름이 충무로 호칭되므로서 충무김밥으로 명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허권등 당시로는 생각조차 못했던 충무김밥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숙박김치(무우김치)와 이곳에서 많이 잡히는 쭈꾸미나 오징어무침을 반찬으로 개발하여 경쟁력을 강화했다.
반찬 제조기법을 며느리에게만 전수하여 대를 이어오고 있는데 –뚱보할매김밥-이라는 상호로 의장 및 상표등록을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점포는 거북선이 띄워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다.
통영의 밤은 현란하지 않았다. 그저 깔끔하면서도 부산하지 않은 고요한 해변마을이다. 여기저기 윤이상음악회, 김춘수,초당김상옥,백석시인,박경리마을이나 도로명이 눈에 와 박힌다. 무엇보다 현재는 진해에 있는 해군기지와 같이 당시로는 삼군수군절도사가 위치한 해군사령부가 있었던 충무공이순신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역사와 문화의 거리로 조명되어진다.
일행은 경상대 강석중교수의 안내로 이곳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목로주점인 대추나무집으로 향했다.
프라스틱 물통그릇에 소주,맥주등이 수북히 쌓여 있는 것이 압도한다. 이 집에 오면 안주는 공짜다. 술값만 지불하면 된다.
하지만 일부 변태적 손님들로 인해 1인당 3만원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음식이 나오는데 싱싱한 회를 비롯하여 해삼,전북,생선구이,미역등 밑반찬,생선찌게와 꼬막도 나온다.
도무지 이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없을 정도 배부르고 맛도 싱싱하고 맛깔스럽다..
여기서 한수 가르침을 받은 것은 멍게는 입과 항문이 같은 곳에 나란히 위치해 있는데 입은 십자모양으로 항문은 일자형의 무늬가 있단다. 이 멍게를 아이디어로 십자드라이버와 일자드라이버가 개발 되었다나,믿거나 말거나.
중앙어시장에 들러 그곳에서 멍게를 파는 아줌니들에게 물었지만 수십년 장사를 한 아줌니들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신기해 한다.
꼬막도 통영 주변에서 잡은 꼬막과 여수나 고흥주변에서 잡은 꼬막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주름마디가 통영은 38개, 고흥주변의 꼬막은 42개로 5개 정도 무늬수에서 차이가 난다. 일본인들은 이 주름마디를 헤아려 통영꼬막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아침 해장은 시장근처에 위치한 포장마차형 시레기국집을 찾았다. 가난한 상인들과 나그네를 위해 장어탕으로 국을 만든 시레기국이 나오는데 포장마차처럼 손님들이 반찬을 가운데 두고 마주앉아 식사를 한다.
반찬은 김치,깍두기를 비롯하여 고추저림,멸치저림,콩나물무침등 20여종 이상이 진열되어 있는데 자신이 먹고 싶은 반찬들을 부패식으로 골라 먹으면 된다.
반찬들이 모두 맛갈스러워 경상도 지역의 음식맛에 대해 회의적이던 나는 식사를 끝내고 나오면서 주인장에게 손맛이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항구 주변의 음식점마다 간판을 일정한 크기로 디자인하여 간판 정리가 잘 정돈된것도 도시디자인의 장점으로 꼽힌다.(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길샘 김동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