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 김동환이 떠나는 추억여행, 그 흔적-통영편
전혁림화백과의 동참 통영의 기억
수석과 꽃의 시인 김춘수와의 인연
박경리,김상옥 사랑을 찾아 온 백석시인
30여년 전 난생처음 경남 충무로 긴긴 여행을 떠났다.
지금이야 원래 이름을 찾은 통영이지만 그 당시에는 충무로 명명된 해변마을, 그곳에 화가 전혁림(1915-2010년)선생을 찾아 문화살롱 인물 인터뷰를 하기 위함이다.
한국화단의 거장 박생광(1904-1985년) 선생과 또다른 광란의 색상을 던지는 바다의 화가. 전통색상의 오방색과 민화에서 풍기는 민족적 얼, 만다라에서 채취되는 색상등은 현란과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화풍을 지닌 전혁림선생은 재야화가로도 알려져 있다.
평생 고향 통영을 얼싸안고 한국화단의 한 획을 그은 전혁림선생은 한국화단의 고질적 비리에 환멸을 느끼고 고향에서 음악가 윤이상, 시인 유치진, 김춘수,강상옥등과 어울려 통영문화협회를 창립하기도 한다.
통영수산학교를 다니면서 미술에 관심을 가지다가 진남금융조합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산미술전에서 작품-월광-이 입상하면서 미술계에 입문한다.
80년대에도 전혁림의 화풍에 대해 기존 미술계는 애써 외면했고 전문 미술잡지와 본인이 잠시 활동하던 독서신문에서 외면 받는 화가에 대한 재조명을 통해 화단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필자가 인연을 맺었던 많은 화가들중에는 6-70년대 입상은 했어도 더 이상의 접근을 하지 못한 근원적인 비리에 국전 운영에 회의를 느끼고 재야작가로 눈을 돌렸던 화가들이 많다.
각각의 개성이 강하고 독특한 화풍을 지녔으면서도 서울대,홍익대등을 중심으로 한 사제지간의 암묵적인 화단장악과 특선이상에서 노골적인 금전적 요구는 우리나라 화단의 발전을 저해하는 암적 요인이 되어 있었다.
결국 전혁림선생은 60대 이후에서야 한국화단에 알려졌고 도자기에서 발산되는 도조의 채색기법과 테라코타의 회화기법을 도입하면서 바다가 펼쳐주는 파란색을 중심으로 붉은색과 노랑색의 절묘한 대비는 추상적 한국의 미를 재 창조한 중심인물이다.
그리고 이제 2017년, 전혁림선생의 고향 통영은 전혁림미술관이 운영되고 있고 음악의 윤이상,시인으로는 청마 유치환,초정 김상옥거리가 조성되어 있고 소설가 박경리 채취가 갓 피어나는 벚꽃과 함께 한국인의 감성속에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충렬사를 내려 오면은 한 여인을 찾아 이곳 통영을 찾아 온 백석시인의 시비도 눈에 들어온다.
통영이 낳은 예술인으로 인터뷰를 했던 인물로는 소설가 박경리선생과 김춘수선생이 떠 오른다.
박경리선생과는 70년대 후반 원주에 거처를 옮기고 대하소설 토지를 창작하던 시기로 박정희,전두환정권에 의해 감시를 받았던 삭막한 시절이다.
대학입문서처럼 탐독했던 시 오적을 암기했던 김지하시인이 사위였고 김시인이 영거의 몸으로 외손자를 박경리 선생이 돌봐주던 시기이다.
문을 열었을 때 박경리 선생은 손자를 들춰 입고 담장에 붉게 핀 장미를 다듬고 있었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는 94년 8월 토지를 25년만에 완결했는데 55년 김동리선생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과 –흑흑 백백-이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문단에 나온 인물이다.
소설 –불신시대-에서는 종교와 병원에 대한 집중적인 비판적 시각을 한 가족에서도 다양한 성격과 운명이 다른 딸들이 살아 간다는 –김약국의 딸들-도 대표적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꽃의 시인 김춘수는 인식의 시인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시집 –구름과 장미(1948년)/꽃의 소묘(1959년)/쉰 한편의 비가(2002)-등을 출간했다.
꽃의 존재에 대해 나와 꽃과의 진정한 탄생적 의미를 던져준 김춘수 시인과는 서대문에 위치한 문학잡지 현대시학의 발행인이면서 편집인시절이다.
현대시학 창간호에는 –처용단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춘수시인은 1969년 송준훤이 발행하고 전봉건이 주재한 현대시학에 박두진,박목월,박남수,구상,전봉건과 함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다가 후에 현대시학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수석을 채집하던 김춘수시인은 현대시학의 좁은 공간속에서도 꽃무늬를 비롯하여 많은 영상들이 각인된 돌들이 덩달아 반겼다.
1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한 김시인은 김수영시인과 대별되는 무의미의 시를 이 땅에 정착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인연을 맺은 문화예술인들의 고향 통영을 환경문제로 다시 찾게 되면서 기억을 되살려 보게 되었다.
통영시인의 대표적 작품들을 열거하면서 시화전에 전혁림화가가 그리고 김기림 시인의 시 –바다와 나비-도 함께 담아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