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창조적 정치는 자유로움속에 탄생
5번의 선거 5번의 재판 끝의 깨달음
환경부 출신으로 세상을 향해 인생역정을 쓴 저서들 중에 관심을 모았던 책으로는 박판제 전환경청장의 저서-나는 새로움에 도전할 때 가장 즐거웠다-,문정호 전환경부차관의 – 공직심서- 그리고 가볍게 써 내려 갔지만 진솔함과 솔직한 자아 성찰의 새재를 넘은 목민관 이야기 –서울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관심을 끈다.
탁배기 한 사발 올리며 문경시장 당선 인사를 하고 은연중에 흘렸던 아버지의 꿈이 알게 모르게 내 꿈이 되었고 공무원 하려면 문경군수는 한 번 해야제 기필코 소원을 풀었던 신현국시장(65세).
최근 전두환,이순자 두사람이 자서전을 출간했지만 세상은 그렇게 달가워 하지 않는다.
많은 정치인들이 선거 임박하여 쏟아내는 각종 출판물들은 출판공해의 한 부류로 분류된다.
그러나 신현국 전 문경시장에서 현재는 평범한 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써 내려간 저서-서울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의 절반을 읽다보면 절로 코끝을 징하도록 맵게 한다.
다섯 번의 선거와 다섯 번의 재판을 받으면서 속이 새까맣게 타버린 결과물은 공직자에서 홀연 문경시장이 되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 든 15년의 실체였다.
아내와의 설득에서도 아내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내 꿈에 동조해 달라고 떼를 쓴 것인지도 모른다가 고백한다. 그래도 경상도 남자라는 핑계로 미안하단 소리 한 번 제대로 못한 자신을 뼈아프게 뉘우친다,
인생 60중반을 넘겨 가면서 그는 다시금 문경시장에 재도전 할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일기장을 들춰가며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진단한다.
-내가 지금껏 걸어온 길은 운이 없는 것인지 실력이 모자라는 것인지 나는 뭐든 한 번에 붙은 적이 없다. 진학도, 선거도 마찬가지다. 중학시험에서도 고등학교 시험서도 나는 늘 첫 시험에 미역국을 먹었다. 대학시험마저 최선의 선택은 늘 내게 등을 돌렸고 나는 늘 차선을 택해야 했다.-라고 고백한다.
자장면을 질리게 먹어가면서 머리로 기억하는게 아니라 기록으로 총명한 머리를 대신한다는 그는 선거의 철칙인 불쌍해 보이면 당선되고 똑똑해 보이면 떨어진다는 속설을 지키기 위해 우선 자신을 낮추는 법부터 배우며 선가판에 뛰어든다.
그러나 정치란 성실과 정직이 제일 중요하고 권모술수는 그 자체가 권모술수이며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는 다산의 의견에 동의한 저자이지만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질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낙선 이후에 닥쳐온 허위사실 유포죄, 변호사비만 10억원, 파파라치 사건에 알고도 걸리는 덧, 뇌물죄가 정치자금법으로, 당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법, 피고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판사에게는 하나의 사건에 불과한 현 정치사의 축약과 같은 불신의 늪, 선고유예의 실효를 막기위한 43일간의 도피생활에서 몇 년씩 도망 다니고도 안 잡히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는 고백등은 현대 사회의 다이나믹하고도 어두운 정치사의 질곡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다산 정약용을 다시금 상기하면서 신박사는 –환경부를 그만두고 문경시장이 되어 보겠다고 선거에 뛰어든지 15년 세월동안 다섯 번의 선거와 다섯 번의 재판을 겪으면서 고난과 시련은, 만약 내가 목민관이 되고자 했던 꿈을 버렸다면 문경시장이 되겠다며 환경부를 그만두지 않았다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이다. 굳이 죄명을 붙인다면 –출마의 죄-이다 라고 고해를 한다.
고난도 자산이라지만 그에게는 너무도 가혹했고 홀로 감당하기에는 세상 어디에도 갈 길을 비춰줄 가로등이 없다.
그 역경속에서도 5년 6개월간의 군정 살림을 꾸려가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장 직속의 싱크탱크 그룹인 정책 기획단의 발족과 그들의 노력을 통해 체육부대 유치,세계군인 체육대회개최,STX리조트 유치, 서울대 병원 연수원 유치와 유치과정중의 좌절과 시련과정도 픽션의 복선만큼 책속으로 함몰하게 한다.
그 내면에는 세종의 싱크탱크인 집현전,장영실을 키운 인사정책,여소야대 정국을 타파하기 위한 독특한 지도자인 정조의 실사구시와 규장각,경제살리기와 과학자 양성 그리고 성공한 그린벨트로 친환경 통치자 박정희의 경제정책,삼성 이건희,이병철의 반도체산업등을 조명함도 신박사의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지침돌이 되어 주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신현국박사의 인생 고비고비마다 반쪽의 성공과 반쪽의 실패를 거듭하게 된 것은 모든 일의 진행과정에서 반대급부의 상반된 그늘 저편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과 과감한 추진속에 대수롭지 않은 미천한 실밥들이 결국 먹이사슬이 되어 부메랑처럼 돌아와 심각한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는 점으로 귀착된다.
자유로운 사고로 친절함만이 늦은 성공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는 새재를 넘어 고향 목민관으로 재탄생한 신현국의 저서 –서울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경영자나 공직에 임하는 공직자들 모두에게 작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문경에서 태어나 대구고,영남대,KAIST를 졸업하고 25세에 사무관이 되어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에서 환경부로 자리를 옮겨 대구지방환경청장,경인지방환경청장,환경부 대변인을 끝으로 20여년의 공직을 마감한다, 민선 4기와 5기 문경시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종합기술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환경공학박사이며 수질 및 폐기물처리 환경기술사인 저자는 저서로 –환경과학총론—환경학개론— 시민을 위한 환경이야기—환경동네이야기-환경대통령-등 다수가 있다.
(환경경영신문/길샘 김동환/agamool@hanmail.net)
-리즈앤북 간행/270면/저자 신현국/값 14,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