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고진(西塘古鎭 시탕)은 절강서의 가흥시 가선현에 속하며 절강성,강소성 ,상해와의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상해,항주,소주와는 모두 100km 이내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이다.
서당고진은 천 년이 넘는 오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데 춘추전국 시대의 오월(吳越)이 상교(相交)했던 곳이어서 “오한월각(吳恨越角)” 이나 ”월각인가(越角人家)“라고 부르기도 한다.
강변을 따라 1키로 가까이 지붕들이 맞다아 있어서 비를 맞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긴 장랑(長廊)이다. 일품이다.
최근에는 하천의 수질이 악화되자 우리나라의 미나리와 같은 수생식물을 심어 자연정화를 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북경의 이화원 장랑에 견줄만 하다고 자랑하는데 나는 이곳에서 동양화속의 주인공이 되어 잠시 옛스러움에 취했다.
이곳에 이르면 시인은 시를 짓고,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서예가는 붓을 잡으며 성악가는 노래를 부른다.
나그네가 되어 찾아온 서당, 어찌 한잔의 술로 목을 축이지 않으리.
어디선가 뱃사공의 흥얼거림이 들리는 듯 하고 비단에 아른거리는 속살이 비춰질 듯 어느 여인의 가느린 흥얼거림도 환청처럼 들린다.
우리나라 화풍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그 집들이, 그러나 중국 동양화에서는 쉽게 접해 본 수경마을의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물의 마을 서당고진.
포도와 앵두를 섞어 만든 듯한 과일을 먹으며 곳곳에 숨겨진 이곳 마을의 전설들이 고스란히 펼쳐진 전시관을 둘러보며 좁은 골목길을 지난다.
참말이지 비가와도 비를 맞지 않고 걸어 갈 수 있게 촘촘히 지붕들이 맞닿아 있다.
나는 이미 중국 항주옆 한 고장에서 유래된 어린여자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담갔던 곡주 여아홍(女兒紅)에 취해 있어서인지 지나는 여인들이 다 고와 보인다.
이곳도 초기 개발당시인 2000년 초에는 2,500여가구가 그저 한가로이 지내던 옛스러운 수경마을이었다.
상해 전체가 호수와 강이 띠를 두르며 펼쳐지는 물의 곡창지대.
서강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조성된 마을이나 관광지로 조성되면서 과거와 상권이 함께 자생하는 훌륭한 공동체 마을로 성공하였다.
모든 수익의 일부는 마을 공동기금으로 조성되지만 다양한 수공예품과 음식으로 오는 손님들의 입맛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곳 아낙이 빨래를 하는 모습이 오히려 매혹적이다.
강물에는 인위적으로 우리나라 미나리와 같은 수경식물을 재배한다.
오로지 수질정화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여 생육시키고 있는데 또 하나의 자연색채로 찾는 이들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선사해 준다.
원산지는 이곳에서 200여키로 떨어진 큐주지방이지만 이곳에서도 널리 퍼져있는 여아홍,
여아홍은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쌀로 술을 담갔다가 성장하여 시집갈 때 이 술을 함께 보내는 풍습에서 유래되었다. 마치 우리나라 남도지방에서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고 시집갈 때 그 오동나무로 장롱을 만들어 함께 보내는 풍속을 연상시킨다.
먹거리와 함께 이색적인 수공예품 소점포들이 즐비하다.
이곳 중국인들이 2-30년전 자주보던 각종 만화책들을 모아 놓은 상점도 의외로 특색을 준다. 추억을 더듬어보는 회상의 시간을 관광객들에게 선사한다.
아기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마치 살아있는 고양이와도 같이 앙증스럽다.
화폭으로 옮기는 아무추어 화가들이 여기저기 그림판을 펼친다. 대부분 유화나 수채화로 채색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한번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화가가 되는지 모른다.
손님을 태운 나룻배가 한가로히 마을 풍경을 펼쳐주고 있다. 왜 이런 곳에서는 술과 여인이 절로 생각나는지.
이미 여아홍 곡주에 취기가 올랐지만 그래도 사진 한 장은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좁은 미로같은 골목뒤로는 어김없이 여인숙이 있다.
비수기에는 3만원정도 성수기에는 10만원을 넘기기도 한다.
전망 좋은 위치에는 어김없이 식당들이 상을 펼쳐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어느 식당은 3층 옥상에다 비취파라솔을 설치 손님들을 기다린다.
식당위에서 내려다 본 서강마을의 풍경.
사람들만 없다면 고즈녁하고 평화로운 그저 예쁜 마을이다.
자치회로 이 마을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마을에서는 주민중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들은 배를 저어가면서 물가에 떠오른 각종 쓰레기를 그물망으로 건져 올리면서 생업을 이어간다. 아름다운 분업이다.
이곳 마을의 기와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켜켜히 포개서 여끈 지붕이다.
상점들 뒤편에 꾸며진 여인숙.전화번화와 함께 오늘 방 있슴이란 안내판이
걸려있다.성수기에는 우리나라 돈 10만원,비수기에는 3만원이란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 지새는것도 무언가 남다른 추억을 건져 올릴둣 하다.
물을 깃는 아낙의 모습이 예뻐 보이는게 취기탓인가 아름다운 마을 탓인가.(시인/길샘 김동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