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 살아간다는 것
당신은 자식에게 존경 받는가
주역의 64괘중 전두환 전 대통령의 총운괘와 같은 천화동인이 등장하는 등 요즘 정치권은 또 한 번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를 떠나며 받은 퇴직금 50억 원은 성과급과 위로금의 상식적 한계를 뛰어넘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이 유명 외국어고, 이공계대학, 의학전문대학원등의 교육과정은 공교육 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왔다.
혈중 알콜 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이면서도 운전자조차 바꿔치기 했으면서도 징역 1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구속을 면한 후 또 다시 폭행으로 세상을 비아냥거린 장제원 국회의원의 아들,
정청래 의원 아들의 여학생 성추행한 사건,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아들의 군복무중 폭행과 마약 투약 혐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아들의 한국 국적 포기,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의 국정개입 의혹,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의 최규선 게이트로 인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김성태 전 의원 자녀의 KT 채용비리 등 정치권 등 유명 인사들의 넘치는 자식사랑은 이미 한계치를 벗어나버렸다.
국정감사를 통해 파헤치려했던 사건들이 흐지부지된 것은 부지기수이고 국회의원 자녀들의 입시 비리 등에 대해서는 정치권은 자식에게 조차 당당하지 못했다.
부모들의 그늘 속에 우월적 지위를 이어오기도 했지만 자신의 피나는 노력으로 신분상승에 성공한 인물도 있다
신분 상승이 하등동물이 고등동물로 진화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회적 우월성을 무기로 특정한 사회적 집단을 차별하거나 착취하는 것도 아니며, 자연의 궤도에서 일탈하여 우선적 선택을 통해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우월한 고등동물의 당연한 행위도 아니다.
그렇게 우월한 지위의 사회 지도층의 자녀들이 뉴스를 장식하는 우리나라의 국가행복지수는 과연 어느 정도인가.
OECD 37개국 가운데 35위로, 한국보다 점수가 낮은 OECD 국가는 그리스(5.72점)와 터키(4.95점)뿐이다.
OECD 국가 가운데 국가 행복지수 순위가 가장 높은 나라는 7.84점을 획득한 핀란드이고 덴마크(7.62점), 스위스(7.57점), 아이슬란드(7.55점), 네덜란드(7.46점) 순이었다.
국가 행복지수는 유엔(UN)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국가별 국내총생산(GDP)과 기대수명, 사회적 지지 등을 바탕으로 집계하는 지수다.
그렇게 자식을 성장시킨 정치인들은 과연 자식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그 가족은 행복할까.
대만의 장개석은 공무원의 돈 봉투 습관부터 척결하기 위해 연좌제를 적용하여 재산을 몰수했다. 그 자식에게는 관계 진출금지, 현직자는 퇴출시켰으며 재산을 가족에게 은닉한자는 가족전부 중형과 재산몰수로 기강을 잡았다
싱가폴 이광요 수상은 길거리 도시미관을 해치고 미풍양속에도 방해된다며 껌 제조도 못하게 했고 길거리에서 흡연이나 껌을 씹는 자는 벌금 20만원, 벌금 3회 이상자는 3개월 노역장 처분 등 기본질서를 확립했다. 미국인인 딕슨 탄이란 청년은 불법대출 교사혐의로 9개월의 징역과 5대의 태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또 미국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청년 마이클 페이가 길가에 주차한 자동차에 페인트로 낙서를 했다가 6대의 태형과 3500 싱가포르달러의 벌금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 싱가폴의 장관은 한국 돈 150만원의 뇌물을 받은 죄로 20년 형에 처해지는 등 부패관리 척결로 공무원 35%가 교체되는 대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누구에게도 평등하고도 강경한 법적용은 오늘날 싱가폴을 세계적인 나라로 성장시켰다.
올 봄 앞마당 죽은 벚나무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부화한 쇠딱다구리를 관찰하는 기쁨을 맞보았다. 어린 새가 어미가 물어다 준 먹이를 먹어가며 둥지를 떠나기까지 관찰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부화하면 어미 새는 수놈과 암놈이 번갈아 가며 벌레를 물고 오는데 부화초기에는 20여분 간격으로 먹이를 물고 온다, 이 과정에서 수놈과 암놈이 번갈아 먹이를 물고 오는데 일찍 먹이를 물고 온 어미 새는 정확히 20여분이 지나서야 둥지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어린 새끼가 충분히 먹이를 소화시킨 후에야 먹이를 준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둥지를 떠날 때에는 어미 쇠딱다구리가 건너편 소나무 숲에 앉아 어린 새가 날아오기까지 진중하게 기다려 준다.
자식사랑이 유별난 펭귄은 추위 속에서도 알을 품다가 새끼가 태어나면 독립하기까지 자신의 품안에서 추위와 다른 포식자들로부터 악착같이 보호를 한다. 그러나 새끼들이 성장하면 어미의 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온몸으로 막아가면서 독립생활을 위한 훈련을 시킨다.
남태평양 사모아섬 바다거북이 산란하는 백사장의 풍경은 대서사시이다.
해양학자들은 바다거북이 알을 낳을 때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가를 실험했다.
진통제를 맞은 거북은 알을 낳은 뒤 자신이 낳은 알을 모조리 먹어 치우는 모습을 보고 과학자들은 바다거북이 알을 낳을 때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 모성본능이 발동되지 않아 벌어지는 행위라고 추정하고 있다.
여왕개미가 있는 개미집단에서 일개미가 사회질서를 무시하고 번식을 시도하면 그 일개미는 동료개미들에게 의해 집단적으로 공격을 받고 만다.
인간사회에서도 동물이나 곤충들의 세계와 진배없이 사회적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일개미의 일탈은 결국 개미집단에게 참혹하게 응징을 받고 쇠딱다구리는 새끼가 둥지를 스스로 나와 무사히 비상하기까지 기다려 준다. 수달은 어린새끼가 물과 친숙하게끔 강제로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생존전략을 가르쳐 준다.
부모의 역할은 먹을 것과 먹지 못할 것을 구별해주고 먹는 법을 가르쳐 주면 된다, 추위에 얼지 않게 온갖 노력을 하면서 새끼를 보호해 주지만 성장하면 더 이상 어미에게 의존하지 않게 문을 잠그고 독립심을 키우는 것이 부모의 참사랑이다.
당신은 지금 자식에게 진정한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가족은 행복한가.
진정으로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시대가 오길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허욕인가. 이냥 허탈하기만 하다.
(환경경영신문,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