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외교,중국의 어제와 오늘/길샘 김동환 중국환경현장을 가다-4
*백두산천지물을 채수하고 두만강 물을 채수하여 수질분석을 하기도 했다.
99년도에 검사하여 국내에서는 최초로 수질분석자료를 내 놓게 된 계기가 되었다.(장백폭포 앞에서 류재근박사, 오수태박사, 김동환소장/사진 위)
백두산 천지물은 불소 함량이 높아
대외환경전문위원 제도로 지속적 관리
연변대 강의와 공식 일정을 끝낸 우리 일행은 두만강으로 향했다.
두만강 물을 채수하여 수질검사를 한 결과 BOD와 COD가 우리나라의 상수원인 한강이나 낙동강보다 높았다. 수질이 좋지 않다는 아쉬움 속에 백두산 천지를 향했다. 택시를 대절하여 이동했는데 지나는 길목에서 보여지는 동네 풍경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시골풍경 그대로였다. 이발소에 많이 걸려 있는 사진액자에서 본 초가집에 닭들이 병아리들과 한가로이 먹이를 쪼는 그런 풍경 말이다.
잠시 백두산 중턱에 위치한 장백폭포에서 백두산 천지로 가는 지름길을 따라 수질검사를 하기 위해 머물렀다.
정상에서는 천지물을 채수하지 못해 이곳 지름길로 오르면 천지와 닿는 길목이라 채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름길이 있는지도 몰랐지만 수없이 백두산을 오르고 내렸던 오수태박사가 채수병을 들고 지름길을 올랐다.
얼마 후 오박사는 중국공안 두명에 이끌려 내려왔다. 낙석등 위험성이 있어 등산길을 차단했는데 고집부리며 올라가려 해서 데리고 왔다고 한다.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오박사가 보이지 않고 얼마 후 중국공안 8명에게 붙들려 아예 들어 누워 끌려왔다.
하지만 채수병에는 물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수질검사 결과 국내 수질과 비슷하나 불소가 1.5정도 나왔다. 약간 높은 수치이다.
늦은 시간 백두산 정상에 올랐지만 비구름으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안타까움에 내려오려는데 바람이 불더니 맑게 개인다. 천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백두산 정상에 기념비 같은 상징적 비석이 반쯤 잘려져 있어 그곳을 관리하는 중국안내원에게 물었다.
안내원은 한국의 종교신자들이 여기서 단체로 예배를 보곤 했는데 어느 기독교단체가 이 비석을 깨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 이후 이곳에서는 일체의 종교행위가 금지되고 떼거지로 천지를 관람하는 관광객들은 요주의 집단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곳은 사회주의 국가인데 믿음을 꼭 밖으로 표출해야만 직성이 풀리나. 더구나 상징적 비석을 미신적 숭상이라고 깨어버리는 행위는 예수가 가르친 기도문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비상식적 종교인들의 행위라 믿고 싶지 않다. 우리 한국관광객들의 소행이라고 믿고 싶지도 않다.
이처럼 따스한 환대속에 중국환경과학원과의 교류는 2011년까지 지속되었지만 그 이후에는 오히려 우리나라가 끌려가듯 상호 방문은 형식적으로 변질되었다.
중국과의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내려면 꽌시문화(사람사이의 관계, 연줄)가 매우 중요하다고 교과서처럼 배웠다.
그러나 막상 우리나라는 과학원이 20여년간 중국과의 교감을 가졌지만 이를 산업, 정책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지는 못했다.
중국 정부관계자들은 그 때 그 사람 그대로인데 우리는 항시 낯선 인물들이 그들과 만난다.
중국정부는 우리를 충분히 직시하고 있으며 방향까지도 짐작하고 있는데 우리가 중국을 대하는 과정은 언제나 낯설다.
여기서 우리의 환경외교에서 실패한 소중한 체험을 다시금 상기해보자.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환경과학원과 지속적인 협력을 유지했으며 그 친교가 일반 환경행정과는 달리 매우 치밀하고 가까운 밀착생활을 해왔다.
따라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매우 우호적이서서 환경분야와 관련 산업 정책,진단,연구는 물론 환경기업의 길라잡이로 활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맡은 업무에서만 충실했지 주변과의 연계고리는 생각지 않았다.
ADB사태와 같이 일본등 타 국가는 어떤 국가적 외교사업이 진행될 경우 타과는 물론 타 부서와도 연계하여 협력관계를 유지하지만 우리는 나홀로 추진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지 않으며 정보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연변과학대학과 연계하여 꾸준한 지원정책을 펼쳤다면 국내 기업들이 중국산업현장에서 이들을 훌륭한 동반자로 활약할 수 있었다.
한국의 환경부는 잦은 인사이동으로 오랜 기간 연계될 수 없지만 과학원의 경우는 평생 한자리 한 분야에 종사하므로 이들을 국제관계에서 활용했어야 했다.
이런 대외환경외교의 상황을 다시금 정비하여 베트남, 인도등 주변국과의 연계고리에서도 이같은 밀착관계를 유지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이것이 대외환경외교가 아닌가 반문한다.
*오수태박사는 정년퇴임이 임박한 59세가 되던 해 24세 연하의 부인과 결혼 현재 제 2의 인생을 살 값게 살고 있으며 중국 기행문등 에세이집을 간행하기도 한 중국통 인물이다. 김대선 박사는 지난해 퇴임하였다.
유재근박사는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중국환경교류가 지속적으로 우호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아쉬워 하고 있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김동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