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외교,중국의 어제와 오늘/길샘 김동환 중국환경현장을 가다-1
실패한 한,중 환경외교의 내막
20년 환경과학자의 노력은 수포로
한국 환경장관들 형식적 외교로 일관
*중국환경과학원 정문앞에서 유재근원장과 함께한 필자(사진 위),중국환경과학원에서 행사를 마치고 기념 촬영(좌로부터 김동환, 중국부원장, 유재근 원장, 첸프 중국과학원장, 오수태 박사, 김대선 박사)
황사,대기오염과 미세먼지,최근에는 폐플라스틱 금수조치등 중국과의 환경문제는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이웃 나라임은 분명하다.그런 점에서 중국과의 환경외교는 매우 중요하고 국가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중 환경외교는 사실상 국제외교에 미숙한 한국환경정책의 실패로 초창기 중국을 선도하던 한국의 환경외교(1993년-2012년)가 이제는 중국에 끌려가는 형국으로 변질됐다.
황사를 비롯하여 미세먼지,폐자원,해양환경등 기후환경문제를 비롯한 환경관련 산업의 중국 진출도 대부분 실패했으며 정부가 주도하는 환경교역은 사실상 단기적 협력이나 서류상의 양해각서정도에 머무른 경향이 크다.
그래서인지 최근의 한국의 환경외교는 중국을 아예 접어 버리고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을 향해 손을 뻗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중국 주변국과의 환경외교도 중국처럼 씁쓸히 막을 내릴 수 있다는 노파심에서 과거 중국과의 환경외교에 대한 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한다.
한,중 외교에서 25년간 쌓은 탑은 환경분야를 제외한 국가적 차원에서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한중 교역량은 수교 첫 해인 1992년 64억달러에서 2016년 2114억달러로 33배 커지고, 양국을 오간 국민은 70만명에서 1100만명으로 15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환경외교에서 중국과의 교역은 사실상 일찍부터 눈을 뜨긴 했지만 초창기 우리는 선민의식이나 차별의식 편협된 사고로 국가적으로나 환경기업 모두에게 쓰라린 상처만 남기고 그 흔적조차 지우려 하고 있다.
한,중 환경외교의 교두보 국립환경과학원
5년만에 한국의 환경장관은 7명...
한,중 환경외교는 '92년 국교 수립 이후 '93년부터 환경과학자들의 교류부터 시작된다. 그 첫 발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중국이 한국에게 손짓을 하면서 외교적 급물결을 타기 시작한다.
중국은 당시 환경문제가 심각하고 개방을 통한 자유사회주의 물결속에 환경문제에 대한 갈급증이 촉발되면서 중국 환경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비롯된다.
이러한 현실속에 외교적 전략이 정부,민간,기업등이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수립되었다면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현재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95년 한.중 환경협력회의차 한국을 방문한 시엔젠화(解振華) 국가환경보호국장(장관급)은 한국의 김중위장관과의 환경협약을 시작으로 환경교류의 시작점을 알린 인물이다.
'93년 수교 이래 장져민 주석이 방한하여 양국관계가 긴밀해졌고 '93년 10월 환경협력협정을 체결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공동위원회를 개최한다.
당시 2차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원회에는 한,중 황해 해양환경 공동연구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이동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94년 9월에는 서울에서 개최한 제 1회 동북아 장거리 이동 오염물질에 관한 워크샵을 통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중국 황해연안에 환경기초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대회경제협력기금(EDCF)을 지원하는데 협조하기로 한다.
그렇게 시작된 한,중 환경우호관계는 20여년간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김중위장관을 시발점으로 하여 한,중 환경협력이 가속화되었지만 당시에는 한국보다 중국측의 열의와 성의가 더 강했다.
그렇게 5년이 흐른 2000년 김명자 환경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
중국 환경부장관인 시엔젠화(解振華) 국가환경보호국장과 상견례장에서 김명자 장관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하는데 시엔젠화 중국국장의 첫 인사말은 동행한 우리 일행을 곤욕스럽게 했다.
“제가 중국의 환경장관으로 부임한지 5년이 경과되었는데 그동안 한국의 환경부장관을 만난 분이 벌써 7번째입니다.”라고 웃으며 화두를 꺼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멀쓱해지면서 한,중 관계는 형제며 자매관계라는 말을 하고 촘촘히준비된 회의석상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그동안 김중위장관을 시발점으로 정종택,강현욱,윤여준,최재욱,손숙,김명자 장관까지 7명이 역임했다.
어지간히 교체된 한국의 환경장관과는 달리 시엔젠화장관은 여전히 중국 환경부장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엔젠화장관은 최근에는 (2017년 11월 현재)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하여 환경분야에서 아직도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었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김동환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