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맞는 동양철관 상수도 철수한다

 

 

 올해로 창립 40년을 맞는 상수도강관 제조전문회사 동양철관이 상수도 사업에서 완전 손을 뗀다.
도복장 강관, 강관이형관, 폴리에틸렌 3층 피복강관, 도장강관신제품인증(06년), 자주식용접장치를 이용한 강관 이음공법 신기술인증 등 우리나라 수도관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기술발전에 멘토 역할을 해오던 동양철관(대표 박종원)이 끝내 상수도강관제조를 포기하게 되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12미터의 로밴딩 강관시설을 완벽하게 갖춰 우리나라 강관의 대표적 모델로 주목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말로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업체로 최종 분류됨으로써 상수도관을 생산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한국철강협회와 한국상하수도협회에서 중소기업경쟁제품 지정에서 제외시켜달라는 건의를 수차례 해 왔으나 최종적으로 상수도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상수도관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상 민간보다는 국가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사업으로 공공기관에 납품을 하지 못하면 결국 상수도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동양철관 관계자의 말.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품목에 대해서 공공기관은 중소기업자만을 대상으로 조달계약 체결을 의무화하는 법률.
그러나 동양철관은 중소기업으로 출발했으나 수도분야를 시작으로 가스, 송유관 등 시장을 확산 중소기업을 우수하게 졸업한 기업이다. 그러나 상수도관은 민수시장이 없이 100% 가까이 공공기관에서 취급하는 제품이다.
지난 11년 매출액은 2,044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2% 정도이며 전체 매출 중 상수도분야는 8.2%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 시장은 연간 1,500억 원 정도이나 동양철관이 차지하는 범위는 약 8%인 118억 원 정도이다.
동양철관이 상수도사업에 손을 뗄 경우 도복장 강관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대부분 강관생산설비를 보유하지 않고 단순한 피복도장만 시행하는 업체가 대부분으로 향후 품질에 상당한 퇴보가 우려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품질에서 가장 중요한 강관조관기술이 배제된 체 단순피복업체만 상수도관에 진입할 경우 원관에 대한 중국산 수입과 품질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현재 국내 폴리에틸렌피복강관의 제조과정은 고가의 조관설비와 압출식 피복설비, 검사설비 등을 갖추기 어려워 대구경 강관의 경우 상당수가 원관 생산능력은 갖추지 못한 체 원관을 구매하여 도복하여 납품하는 수준이다.
도복장 강관에 대한 국내 규격에는 분말 융착식과 압출식을 모두 허용하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에는 분말 융착식규격은 없는 상황이다.
분말 융착식의 경우 제조공정상 품질관리가 어려워 이 같은 문제를 염두 해 둔 한국가스공사는 2000년 이후 압출식 폴리에틸렌 피복방식만 구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상수도관을 사용하는 수자원공사, 농촌공사, 서울시 등 지자체는 품질보다 저가의 상수관을 구매함으로써 저 품질의 중국산 원관을 사용 불량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서울상수도본부가 구의와 자양취수장 이전 3공구 사업에서 중국산 저 품질의 원관을 사용 피복하려 했으나 서울시가 제품검사 과정에서 두께미달로 불합격시킨바 있다.
또, 강관내부에 불순물 과 공기층이 생성되어 초음파 디지털 두께 측정에서 원관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수공도 한강하류 1차 급수체계 전환사업에서 분말 융착식 피복강관을 동절기에 납품하려 했으나 원관 표면과 코팅면 사이에 미세한 공극이 발생 한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품질의 안정성과 수도관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품질과 신뢰를 높여가는 동양철관과 같은 기업이 중소기업과 상생적으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상하수도협회가 문제점과 현안사항을 건의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말 최종적으로 동양철관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어 상수도사업은 철수할 수밖에 없다.
동양철관은 향후 송유관과 가스관 및 수출산업에만 치중할 예정이라 서울시, 수공 등 지자체들은 대형 강관의 품질확보가 최고 숙제로 남았다.

<최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