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술인증원 개원 최초 심의위원회 개최
5년간 공존한 부식억제장비 적합인증 첫 심의
결론내리지 못하고 전문위원회로 넘겨
한국물기술인증원(원장 민경석) 개원이후, 수도자재관련 인증심의에 대한 첫 회의가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용산에서 개최됐다.
인증원 최초 심의과제는 상하수도협회 인증원에서 과거 5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부식억제장비 심의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부식억제장비는 관로의 부식을 억제하는 장치로 관련업계들은 수도법에 따라 관련인증을 받아야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으나 현재는 불법으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적합한 시험기준을 마련하여 합법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 그동안 업계들의 강력한 요구였다.
그러나 시험방법과 합격기준에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상하수도협회 인증원이 5년간의 시간을 소비한 끝에 지난해 개원한 한국물기술인증원으로 그 업무가 이전됐다.
이번 심의는 물기술인증원이 개원한 이후 1개월 만에 열렸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또다시 전문위원회로 넘겨지게 되었다.
부식억제장비의 인증심의가 늦어지게 된 원인은 위생안전인증(KC인증)만 받으면 성능은 시장평가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하게하자는 의견이 업계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그러나 관련 지자체들은 성능이 제대로 평가되어야 수도관 등에 사용할 수 있다며 서울을 비롯하여 대구, 부산, 광주 등에서 부분적인 자체연구를 시도했으나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현재까지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에 인증심의회와 기업들의 오랜 진통 속에서 합당한 성능기준을 마련하자는 논의를 해 온 끝에 최종적으로 시험용 수돗물을 지속적으로 순환하여 검사하는 방법과 일반적으로 수돗물 사용과 같이 배출식으로 하자는 의견이 대립되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또 다른 안건은 합격기준을 부식억제 성능이 30%냐 15%냐 5%냐 등 기준설정도 합의되지 않아 결국 물기술인증원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부식억제장치는 과거 40여 년 전부터 개발되어 국내에서도 배관시설 등 민간 시설물에서 유통되어 왔다.
하지만 성능에 대한 법적기준이 마련되어있지 않아 과거에도 업체 간 치열한 공방과 품질시비로 민·형사상 법적다툼이 심각했다.
자석의 자기장을 이용한 과거의 부식억제장비는 국내에서는 도태되어가고 탄소전극이나 아연이온 등을 결합한 새로운 기술들이 시장을 형성해 가고 있다.
하지만 최대 소비자인 상수도에 대한 운영관리의 주최는 지방자치가 관리하고 있어 수도법에 따라 성능인증을 받지 못하면 관공서에는 납품할 수 없게 되면서 성능인증에 대한 갈급증이 높아졌다.
물기술인증원이 개원이후 열린 첫 심의위원회(위원장 이광호/기술표준원 출신)에서도 이번 부식억제장비에 대한 기준설정에 대한 합당한 접전을 찾지 못했고 배출식과 순환식의 합일점 도출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공방만 오갔다.
더구나 상수도를 직접 운영하는 서울과 부산 등 지자체 위원들은 부식성지수를 오차한계범위에 속하는 5%로 설정하는 것은 제대로 된 성능을 보여줄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시험방법에 대해서도 과거 상하수도협회 당시의 논쟁과 진배없는 배출식과 순환식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 한 채 차기 구성되는 전문위원회로 안건을 넘기기로 했다.
부식억제장비는 이미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국가별로 위생안전을 받으면 판매를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실지로 최근 미국의 메일랜드주 포코모코시는 NSF위생인증을 받은 부식억제장치를 자체적으로 시험한 후 1개월 반만(시험기간 6개월 약정)에 성능을 확인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도 했다.
물기술인증원 개원이후 첫 인증심의에는 이광호 위원장을 비롯하여 서울, 부산시 상수도공무원과 부덕실업 김윤철 대표, 숭실대 서상호 교수, 과기대 이명호 교수, 청정CNC 이영철 박사와 관련 시험연구원 담당자등 11명의 위원들로 구성했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은 ‘부식억제장치는 사전에 부식을 방지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고 기초연구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방법을 너무 완벽하게 설계하는 것은 낭비적 요소가 매우 크다. 정수기능이 다양한 정수기는 기능에 따라 성능지표를 제각기 설정하여 인증하듯 다양성을 가지고 성능을 인증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시험방법에서는 배출식은 현실적이긴 하나 에너지, 경제적 낭비요소가 크므로 기업부담이 아니라 국가기관(물산업클러스터)에서 실험을 하는 방안, 순환식에서는 적정한 성능기준을 정수기처럼 필터별 유효수량(부식지수)을 규정하여 단계별 성능을 인준하고 소비자에게 선택하게끔 하는 방안 등으로 성능인증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방안이다. 다만 부식억제장치도 계속 기술이 진화되고 있으므로 국가에서도 이에 준하는 기초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수기의 경우 역삼투식, 필터식, 자연여과식 등 기능에 따라 차별화로 인증하되 성능표시를 의무화함으로서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하게 했으며 기업들이 해외시장진출에 국내 인증마크를 기본으로 하여 해외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날 심의회의에 제조업체에서는 진행워터웨이(심학섭 대표, 심준형 전무, 채정욱 과장), 이오렉스(안동준 본부장), 이지스(송석영 이사, 백승진 대리), 디지털워터(김영신 본부장), 워터크린시스템(김진천 전무), 크린워터시스템(송기봉 본부장)이 참석하여 관련 자료를 위원들에게 설명하였으나 구체적으로 시험방법에 대한 해외사례가 부족하고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는 시험방법은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으며 부식성지수에 대한 업계 간 조정도 되지 않아 심의위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심의위원들은 순환식이 배출식보다 효율성이 높아지므로 이에 대한 기준마련과 분석시간의 합리적 제시, 업체별 성능차이가 나므로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고(진행워터 14%, 이지스 12%, 워터크린 4%) 업체 간의 통합적 기준마련을 통해 합리적 시험방법론을 제시하면 성능인증이 가능하다는 종전보다는 한발 나아간 희망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환경경영신문/박남식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