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5만 3천 위, 순직 경찰관 840위, 정치, 경제, 과학자 70위, 별들의 모임 장군들 355위, 역대 대통령, 임시정부 요인 14위 등이 모셔져 있는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의 약수는 음용할 수 있을까.
현충원이 개원한 이후 67년의 세월 동안 이 약수터 물을 위인들은 공양수처럼 자셨던 물이다.
지금은 상시 개통되어 사당동, 상도동, 흑석동, 동작동 이웃 주민들에게도 식수로 애용되고 있다.
산을 오가는 동물들과 대기, 미세먼지, 황사, 토양, 폐기물 등에 의한 오염으로 안심할 수 있는 음용 여부가 의문이다.
현대과학의 수질분석을 통한 식수 가능 여부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청와대 뒷산인 높이 342m의 북악산이 54년 만에 전면 개방되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탐방로에 있는 ‘만세동방 성수남극(萬世東方 聖壽南極)’ 약수터 물에 대한 수질분석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만세동방 약수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즐겨 마셨다는 약수로 알려졌으며, 고 김대중 대통령은 약수가 아닌 태백 약산 샘물을 음용했었다.
(주)환경국제전략연구소는 환경부에서 인가한 먹는 물 수질 검사기관인 ‘(재)한국환경수도연구원’에 만세동방 약수를 북악산을 개방한 3일 후인 2022년 6월 8일 채수하였으며 동작동 국립현충원 약수는 2023년 3월 채수하여 47개 항목에 대한 수질분석을 의뢰했다.
서울시가 관리하는 약수터는 총 186개소로 (자치구 181개소, 공원 관리사업소 5) 약수터 수가 많은 곳은 노원구 27개, 강남 23개, 서대문 15개, 중랑, 서초구 12개, 은평 10개 등이며 광진구, 동대문구, 송파구, 마포구는 각 1개의 약수터만 먹는 물로 생존하고 있다. 청와대 만세동방 약수나 동작동 현충원 약수는 서울시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서울시에 있는 약수터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경향이다.
만세동방은 청와대 소속의 경비대가, 동작동 현충원 약수는 현충원을 관리하는 국방부 소속이 관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뒷산 만세동방 약수와 동작동 현충원 약수는 서울시나 자치구에서 관리하는 약수가 아니어서 정기적인 수질분석과 위생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뒷산 만세동방 약수터는 후에 산림청과 서울시가 수질을 분석하여 먹는물관리법에 따른 조처를 했다)
먹는 물 수질분석 결과 동작동 현충원 약수는 식수로 적합하지만, 만세동방 약수는 마시는 물로서 부적합하게 나왔다.
동작동과 만세동방 약수의 수질은 동작동 현충원 약수의 경우 한강 표류수를 원수로 하는 상수도와 같은 경도(기준 300mg/L 이하, 물의 세기를 말하며 낮으면 연수(단물), 높으면 경수(센물)로 불린다. 연수는 0-60, 중연수 60-120, 경수 120-180, 고경수 180 이상, 물맛에 관계가 크며 경도가 높으면 비누의 소비량을 증가시킨다)를 보이지만 청와대 만세동방 약수는 매우 낮은 연수로 서울지역의 약수 중에는 가장 낮은 화산암 지대의 지하수와 같은 수질을 보여 차별점이 크다.
외국 유명 생수인 에비앙은 200~300mg/L이며 일본의 육갑수 등 생수는 20-50, 한국의 제주도의 지하수 물은 대부분 30 이하 정도이다.
따라서 서울에 있는 만세동방 약수가 연수라는 점은 지형적 고찰을 통해 심도 있는 분석을 할 필요가 있고 서울권에서는 가장 낮은 연수라는 특이성에 대해 관찰할 필요가 있다.
물의 산성과 알칼리성의 세기 정도를 나타내는 수소이온농도(pH 기준 5.8-8.5mg/L)는 동작동 현충원 물은 수돗물보다 낮은 산성 쪽에 가깝지만, 청와대 만세동방 약수는 수돗물보다 약간 높은 알칼리성을 띠고 있으나 그 차이는 매우 미미하다.
정수기에서 멤브레인이나 역삼투형 정수기의 경우 수소이온농도가 6 이하로 산성수를 띄고 있다.
생수(병물)의 경우 에비앙은 7.3, 후지는 7.5, 해양심층수 오션은 6.4, 백두산 하늘샘은 8.1, 지리산 하늘샘은 8.3, 휘오제주는 8.1등으로 대부분 샘물은 7.1에서 7.8 정도의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지하수를 사용하는 온천의 경우 척산온천 8.76, 온양 9.15, 도고 7.75, 덕산 9.01, 유성 8.89, 수안보 8.3, 덕구 9.03, 백암 9.43, 마금산 7.44, 부곡 9.16등으로 지형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국내 유명 약수의 경우 약산성인 6.0(오전약수)에서 강알칼리인 8.44(방동약수)까지 다양하다.
염소이온(기준:250mg/L 이하)은 물속에 용해된 염화물로 통상 NaCl, KCl, CaCl₂의 형태로 존재하며 염소이온이 250 이상이면 소금 맛이 난다. 물에 녹기 쉬운 성질로 자연수 중에도 함유되고 있으며 자연환경 중에는 해양에 염화물이 가장 많이 존재한다.
동작동 현충원 약수(5.0)와 청와대 만세동방 약수(3.4)는 수돗물보다 낮은 값을 보여주고 있다.
증발잔류물(기준:500mg/L 이하)은 일정온도에서 증발 건조했을 때 잔류물의 양을 의미하며 용존고형물을 모두 포함한다. 마시는 물에서는 대부분 무기물질이며 휘발성 고형물은 대부분 유기물이다,
증발잔류물이 되는 물질은 탄산염, 중탄산염,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슘, 황산염, 염화물 등으로 대부분 지질에서 유래한다.
동작동 현충원 약수와 청와대 만세동방 약수는 수돗물보다 매우 낮은 값을 보여 수돗물보다는 다양한 무기물질들이 낮은 값을 보이거나 없다고 할 수 있다.
강남의 수돗물은 100 이상이지만 동작동 현충원 약수는 71이고 만세동방 약수는 그보다 낮은 36으로 서울지역의 약수지만 큰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탁도 (수돗물 기준:0.5 NTU, 지하수 기준:1 NTU)는 물의 혼탁 정도를 나타내며 시료에 빛을 투과할 시 빛이 투과하지 않고 산란하거나 흡수되는 정도를 말한다. 부유물질과 관련되어 수질오염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동작동 현충원 물은 수돗물과 비슷하나 청와대 만세동방은 수돗물보다 3배 정도 더 높게 나왔다.
황산이온(So4, 기준:200mg/L 이하)의 황산염은 황산바륨, 석고 등을 포함한 많은 광물에 존재한다. 황산이온이 다량으로 포함된 물은 물맛을 나쁘게 하는 것 이외에 철관 등의 부식을 촉진한다. 다량의 황산염 섭취 시 설사, 탈수, 위장관 자극 증상을 나타낸다.
동작동 약수와 만세동방 약수는 수돗물보다 낮아 주철이나 강관을 통한 물을 공급하면 수돗물보다는 부식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먹는샘물에서 높은 수치를 보이는 샘물로는 백두산 54, 농심 백산수 42, 후지 85, 정도의 수치를 보이며 타 샘물은 20 이하로 검출되고 있다.
온천수(지하수)에서는 척산 2.96, 온양 9.22, 도고 18, 덕산 12.4, 유성 9.06, 수안보 21.7, 덕구 4.03, 백암 14.1등은 낮으나 마금산 94.4, 부곡 123.5 등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대한민국 서울에 있는 약수터 중 시민에게 개방된 지 2년 차인 청와대 뒷산 만세동방 약수는 아쉽게도 시민들이 마음 놓고 마실 수 없는 약수다.
일반세균과 총대장균군이 검출되었고 알루미늄이 기준(0.2mg/L)을 초과한 0.60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알루미늄의 경우 청와대 뒷산은 군사 안보 지역으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어 그 어느 지역보다 환경 위해 요소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또한 환경 위해 시설도 없어 알루미늄이 높게 검출된 것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나 군사기지로 각종 폭약이나 실탄 등 군사용 물자에 의한 오염도 추정할 수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반면 동작동 현충원 약수는 65년 이상 약수로 사용되면서도 일반세균이나 총대장균군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경도 등 기본 항목에서 수돗물과 동등하거나 그보다 약간 좋은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질산성질소가 기준 이하이지만 다소 높게 나와 약수 주변 환경에서 과거 농작물, 밭 등 주변 환경에 의한 오염원이 있었지 않나 추정된다.
알루미늄, 우라늄, 망간, 철 등은 불검출되어 매우 안전한 약수라는 점에서 좀 더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여 주민들과 5만 4천 위들이 선사하는 약수가 오랫동안 보전되게끔 관련 기관들은 노력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