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동 상임감사의 한국 마사회 진단

 교육학박사이며 본지 김수연주간과 한국마사회 노재동상임감사와의 인터뷰가 감사실에서 있었다.
 2년의 임기를 앞둔 시점에서 갈무리를 하면서 마사회의 비젼과 개선점에 대해 오랫동안 지역의 수장인 은평구청장을 역임한 살림꾼으로서의 담백하고 진솔한 대담이었다.
 앞, 뒤 상견례의 인사치례는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간다.
                                                               -편집자주-

김수연박사(김박): 사행산업으로 치부되는 한국마사회의 사회적 책임경영은 얼마나?

 

노재동감사(노감): 삼성전자가 한해 201조의 매출에 5조 260억원의 세금을 냈다. 현대자동차는 84조 매출에 3조 138억원을 낸 반면 마사회는 7조8천억원의 매출에 1조 465억원을 낸다.
세금만으로는 포스코가 820억원, 엘지 819억원, SK 766억원, 롯데 523억원을 내고 있다.
이렇게 세금 납부액만으로는 마사회가 국내 3위의 조세의무를 납부하는 공기업이다.

 

김박: 어떤 대기업보다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데 국민들에게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군요.

노감: 8조에 육박하는 경마 수익 중 73%가 즉시배당금으로 지출됩니다. 마권을 구입한 국민에게 경기가 끝난 뒤 바로 되돌려 주는 거죠. 나머지 27%중 16%를 세금으로 내고 나머지 11%에서 관리비에 7%, 잉여금에 4%를 냅니다.
직접적인 사회공헌활동에 농어촌발전사업기금으로 한해 2,294억원을 지출합니다.
축산발전기금 1,835억원, 농어민복지증진 109억원, 농어민장학사업 112억원, 농축산홍보사업 104억원, 그리고 마사진흥사업에 83억원, 기부금 204억원 등 총 2천5백억원을 지원하고 있죠.
국내 5백대 기업의  사회공헌비로 지출되는 자금이 평균 120억원 정도에 머물고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마사회는 21배나 더 사회공헌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죠.

 

김동환(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 지난 2010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발표에 의하면 09년 우리나라 도박중독에 의한 사회경제적 총비용이 약 78조로 GDP대비 약 7,3%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행산업의 매출액은 11년 기준 카지노 2,3조원, 경마 2조원, 경륜 7천억원, 복권 1,5조원, 기타 경정, 소싸움, 체육진흥복권 등 총 18조원 정도고  순 매출액이 마사회 매출과 비슷한 7조6천억원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발생되는 세금수익은 11년 국세와 지방세 합쳐 2,2조원정도이고 기금수입도 2,4조원이라고 집계되고 있습니다.
즉 사행산업분야가 매출액대비 세수입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죠.

 

김박: 그럼에도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정책적 방향설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순전히 사행 심리를 부추기는 부정한 사행산업이 횡횡하고 있고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마사회와 같은 제도권 안의 사행산업이 수감번호 없는 죄인이 되고 있는 것 같네요.

 

노감: 홍콩, 두바이, 영국, 켄터키, 일본 등 전 세계 유명 경마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들 나라의 풍경은 가족과 함께 즐기면서 흥분과 쾌락의 한 순간을 맛보고 있습니다.
경마는 사행 심리를 조장한다는 단순논리에서 벗어나 인간이 향유하는 고유한 색깔의 기본적 욕구해소를 위한 한 방편이라 봅니다.
더구나 경마는 조작이나 두뇌를 이용한 학습된 도박이 아니고 전문가들의 분석과 자신의 관찰력으로 선택하고 마부와 말에 의해 승부가 결정되어 마작이나 고스톱, 골프내기와는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총을 소지하는 것을 금지해야 인명피해가 없다고 하지만 사회적 안정과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허가된 기관에 의해 총을 소지시키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김박: 그러나 아직도 정부와 정치권은 사행심리 조장 산업을 없애느냐 그냥 이어가느냐로 시간만 소비하고 있어요.

 

노감: 그래서 불법 사행산업이 골목과 주택가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모 경찰청장이 창녀촌을 없애자 그 여인들이 주택가로 스며들었습니다. 불법 도박 사업이 연 7-80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흡수해야 합니다. 물론 그에 걸맞은 세금을 내야 하죠.

김박: 그런대로 안정되게 성장해 가며 잘나가던 터키가 이슬람 정신의 술과 섹스적 행위를 단절시키느냐 익히 관습화 된 서구화의 풍습대로 자유스럽게 행위를 해야 하느냐로 정부가 혼돈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빠른 정책적 방향 정립이 필요하겠군요.
은평구청장으로 3선을 하시면서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전국 지자체장 협의회장을 역임하면서 지방제정자립을 위한 노력도 하셨습니다. 건전한 마사회같은 사업이 지역마다 조성되어 굳이 과천 경마장을 찾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활성화 하는 방안은 없는지요.

 

노감: 현재 마권 상한선을 1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을 잘 지켜 가면서 소액으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즐거운 게임입니다.
골프나 마작이나  대부분 홀로 하는 게임이 많습니다. 그러나 경마는 가족들끼리 서로 자장면 내기시 사다리를 타듯 경마를 하면서 온가족이 즐길 수 있죠. 문제는 지역마다 이 같은 장외 사업장을 설치하려 해도 현재는 조세제도의 불합리로  3%의 징수교부금만 부과하니 어느 지자체가 좋아 하겠어요. 인파만 몰리고 교통 혼잡에 쓰레기만 남기고 가니 지자체에서 환영할리 없습니다.
지방세수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지역 마권 매출의 10%를 지방세로 거둬들이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확립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느 지자체가 싫다 하겠어요.

김박: 경마의 공정한 시행과 말산업 및 축산의 발전, 국민의 여가선용을 목적으로 지난 62년 1월 탄생한 마사회지만 경마산업으로 보면 돌아오는 22년이면 한국경마 100주년이 된다면서요. 2년간 감사역을 맡아 오시면서 앞으로 마사회가 가야 할 길을 어떤 것인지요.

 

노감: 경마 수익이 연 8,500억원에서 1조 3천억원으로 수익창출을 확산하고 수익의 30%를 경마외 사업으로 말 육용사업과 가공산업을 통해 현재 3만두에서 10만두로 확산할 계획입니다.
경주마도 올해 6두를 수출하는데 그쳤지만 22년까지 400마리 이상 수출하고자 합니다.
국제 오픈경주대회도 창설하여 미국, 호주, 일본 등과 같이 세계 최상위 클래스의 경주마를 참여시키고 승마 힐링센터도 현재 시흥과 인천 두 곳에서  30곳으로 확산하고자 합니다.
승마의 대중화를 위해 15년까지 경기 화성 화옹지구에 말산업 육성 복합단지를 건설하고 (35만평) 농어촌 승마시설을 50곳에서 150곳으로 늘려 지역 농촌경제도 살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아울러 말 산업 전문 인력을 현 40명에서 100명으로 늘리고 22년까지는 1,400명정도로 늘리고자 합니다.

 

김박: 마사회의 방향 설정이 잘 되어 있군요. 마사회를 운영하면서 환경문제는 없는지요.

 

노감: 환경문제가 발생 된다면 사행심과 더불어 엄청난 타격과 존폐위기까지 몰리겠지요. 큰 문제는 없고 다만 소금살포를 하는데 염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있다는 민원이 간간히 제기됩니다. 토양오염을 방지하고 농작물 등 타 시설물에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김박사 일행이 방문하여 느끼다시피 과천 경마장의 환경은 자연 속에 어울려 도심 속의 공원으로 정착 된지 오래입니다. 자연을 훼손하고는 경마장이라 할 수 없겠지요.

 

김박: 본지에서는 몇 년전 장관들의 시세계라는 주제로 이만의 전환경부장관과 장태평 전 농수산식품장관님의 시를 짧은 시평과 함께 몇 편의 시들을 소개한바 있습니다. 저희 김발행인도 오래전에 등단한 중견 시인이거든요. 현재 마사회장을 지내시고 계시죠. 두 분이 잘 조화롭게 이끌고 있다고 하더군요. 노감사님은 연임이 주어진다면 모르지만……. 마사회의 미래 설계를 지탱할 주요 포인트는 인력이라고 보는데 마사회  임직원들의 능력은 어느 정도라 보시는지.

 

노감: 매우 훌륭한 인재들입니다.

 

김박: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요.

 

노감: 실력 면이나 기획력이나 업무 추진력 등 어느 기관보다 역동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재질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사회 자체가 사행심을 조장시키는 파렴치한 기관으로 홀대 당하다보니 사기가 많이 상실되고 있습니다. 외부 평가에서도 부정적 시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정치권에서 조차 마사회를 마치 죄인 다루듯이 하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젖어 자기 검열이 어느 기관보다 철저한 반면 능동적 사업 확산에는 미진한 점이 있습니다.

 

김박: 앞으로의 한국마사회 경영전략을 말씀해 달라

 

노감: 마권사업은 항시 현찰이 돌고 투자비도 거액이 오고 갑니다. 그러다보니 돈에 대한 개념이 희박하여 헤프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계획에서 실천과정까지 반드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 앞으로 법제처의 검토를 통해 사업을 확정하는 검증단계를 거치고자 업무를 일부 개선했다.
사업부서의 자기 검증과 리스크 관리도 철저히 하고자 한다.

 

김박: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마사회로 가고자 하는 장태평회장과 일치된 맥락이라 봅니다. 그래서 그간의 홍보 전략을 좀 더 궤도 수정하여 국민에게 직접적인 메시지가 전달되는 차원으로 방향전환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노감: 맞습니다. 홍보 전략에 있어서 다양성과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적 공헌사업의 확산을 통한 사행사업이기 전에 국민에게 호감을 사고 국민의 손으로 만들어져가는 마사회로 거듭날 필요가 있죠.

 

김박: 장시간의 솔직 담백하고 거침없는 대화가 정말 시원스럽고 유익했습니다.
마사회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 있고요. 여성이라서 그런지 수, 목요일 열리는 장터도 좀 더 쇄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먹거리 등 토산품이든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상품이 많이 진열되었으면 합니다.(노감, 검토하겠다고 답변)
퇴임시 노감사님은 은평구에서 다시금 마지막 인생을 담금질 하실 의향은 없으신지.

 

노감: 지역사회가 한곳으로 쏠림현상이 강하다면 발전이 어렵습니다.
주거지역과 문화시설, 유통, 서비스, 일정한 규모의 기업 등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알다시피 60년대 강북으로 쏠렸던 인구밀집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강남권을 개발하고 투자했습니다.
이후 오히려 강북지역은 문화, 주거, 복지, 사업 등 모든 면에서 역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불광천을 살리고 쓰레기 처리의 자립화와 특수목적의 경쟁력 높은 학교 설립, 은평뉴타운건설등 다양한 분야에서 은평구만의 친자연적 공간으로 꾸며 왔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고양시와의 접경지역에 마련한 부지에 에코 타운을 조성하여 구에서 발생되는 모든 쓰레기의 완벽한 처리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현재 가시적으로 명확성을 띄우지 못하는 식약청부지에 수영장, 아이스링크 등 생활문화체육시설과 강남과는 규모면에서 적지만 대규모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 등을 유치해야 합니다.
아울러 인천공항 및 인천항과의 초입인 수색지구와 마포구 상암동과 연계한 복개형 대규모 유통단지의 설립으로 철도길에 의한 단절을 해소하고 지역의 허브로 차세대를 향도할 지역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중앙과 지방의 불공정한 조세제도를 개혁하고 서울시 재산세 공동과세를 위한 지방세법개정 등은 앞으로 불균형에서  균형적 도시발전을 위한 전초전이라 봅니다.

 

김박: 끊임없는 열정과 탐구력, 깊이 있는 관조 등이 너무 멋있습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담-김수연박사(본지 주간)/
사진-김태훈기자/
정리-우인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