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산업 정치적 충돌로 한국은 퇴보
융합적인 사고 부족으로 변죽만 울려
미래 불투명하고 불신 받는 정책도 원인
대한상하수도학회 배재호 회장(인하대교수)은 “물 관리 기술발전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노력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물 산업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물 산업 실증화 시설을 운영하고 물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물 관리 기술개발 촉진 및 물 산업 육성에 관한 법안’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려대 윤주환 교수는 물시장의 선진국의 특징은 투명성이 높고, 고도기술이 필수적이며, 검인증 및 실적을 중시한다.
개도국 등에 원조를 통한 물 진출을 촉진하며 검인증 등 제도적으로 수입제품을 차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수자원, 상수도, 하수도, 물 환경시설 등으로 기반이 건설되고 있으며 이미 수자원 개발은 종착역에 도달했다.
전문영역별 물 시장은 하수도가 31.7%, 상수도 27.9%, 생수, 정수기 등 민간시장 16.6%, 수자원 13.7%, 물 환경 분야가 10.1%를 차지한다.
공공재정별로 보면 지자체가 47.5%, 환경부 17.6%, 민간 물 산업 16.6%, 국토부 6.4%, 한국농어촌공사 5.4%, 수자원공사 4.9%, 행자부 1.1%, 농림부 0.5%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는 ’92년부터(건설부에서 상하수국이 이관된 해는 ’95년) 상수 14조원, 하수 34조원 등 총 48조를 투자했지만 대표할 물 기업육성에는 실패했다.
물 기업은 쇠퇴하고 직장은 감소되었으며 수출은 부진하고 기술은 퇴보했다.
이는 과도한 공공성으로 경제재로서의 시장기능이 퇴화되었는데 물 산업 24조 중 공공부분이 85%나 차지하고 상하수도 요금 적자와 물 값에 대한 국민들의 피터 팬 증후군을 정부가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했다.
더구나 공공인력에서도 3대 공기업의 인력이 6,012명 등을 포함하여 1만 명 정도로 민간기술을 압도하고 있어 과도한 공공부문은 시장경제에서 근본적인 제약조건이라고 지적했다.
물산업의 최대 매출기업은 수자원공사, 환경공단, 서울시상수도본부등이며 국내 최대 연구기술투자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4200억 원을 투자하지만 물 분야는 300억 원미만이다.
민간분야 1위사인 도화엔지니이링의 물 분야 매출액은 2000억 원미만이고 민간 물 분야 최대 종합건설사는 몰락했다.
수출경쟁력이 낮은 내수 형 환경신기술만 양산하고 물 산업 규모에 비해 절대적으로 연구지원이 작다고 비판했다.
한국 물산업의 몰락원인은 분산된 물 관리, 과도한 공기업, 기술개발 실패, 낮은 물 값, 과도한 NGO간섭 등을 지적하고 있다.
국회 윤재옥의원은 물 관련법도 일원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은 물 관리 기술개발 촉진 및 물 산업육성법을 바른미래당 주승용의원은 물기본법을, 민주당은 물 산업진흥법으로 삼권분립 되어 정쟁의 요소가 되어버린 물 삼권법이라며 자탄하기도 했다.
국가 R&D 연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고려대 최승일 교수는 기술원의 예산이 4200억 원이라지만 물분야만은 200억 정도로 고작 0.1%라며 제도적 장치마련이 절실하다고 했다.
단국대 김두일 교수는 환경공학을 전공한 양질의 전공자들도 선호직장이 없어 이들은 탈 환경 탈 물 산업으로 현재는 꽃 장사를 하는 실정이다. 물 산업은 단기적이 아니고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국내 기술은 전시성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경발전연구원 남광현 박사는 기업동맹군을 만들자면서 무엇보다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썬택엔지니어링 손창식 대표는 대구 물 산업 클러스터 입주를 망설이고 있다면서 본사를 원천적으로 옮길 수는 없고 새로운 기술개발과 영업망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현실적 고민을 토로했다.
수질분석사업을 20여 년간 해 왔지만 부산 덕산정수장의 경우 개발당시 ADB자금을 받아 설치했으며 관련 부품이나 기술은 주로 일본의 요꼬가와나 DKK제품을 구매 했는데 지금도 그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초창기 이들 기업도 2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던 매우 영세한 기업이었으나 수질측정기 사업으로 30여년이 지난 지금 매출액 1천억 원에 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요꼬가와는 한국법인을 설립, 현재 한국에서만 2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반면 한국의 물 기업으로 국민이 알고 있는 기업은 없는 현실이며 스스로 클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해외 저개발국에 대한 국가지원을 하면서도 국내 부품산업이 단 한건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중앙대학 오재일 교수는 전략은 없고 연구 분야는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공공부분에서 성능의 표준화가 미흡하고 신뢰가 떨어져 결국 싼 물건만 구매하는 경향이다. 물 산업은 독자적 발전이 어렵고 에너지, 물, 전기, 전자등과 결합하여 연동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40여 년간을 물 산업을 지켜 본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은 먹는 물 수질검사기관이 현재 72개나 된다. 그런데도 미국 NSF의 발밑도 따라 가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도 수질검사를 하고 있어 경쟁사회에서 민간 물 연구기관이 발전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별로 관련제품에 대해 성과공유라는 제도로 마치 보호 육성한다고 하는듯하지만 홍보성이 떨어지면 버리고 만다. 결국 고아가 된 기업은 열심히 기술개발을 했어도 시장진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는 지역 연고로 발을 묶어 좋은 기술보다 안면영업을 중시하고 있다. 엔지니어링은 자체 연구는 전혀 없이 발주처의 꼭두각시노름만 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어도 학계나 소위 전문가라는 집단은 생소하고 검증 안 된 기술이라고 배척하고 탈락시키고 있다.
급속히 변화되는 시대에 당면 문제가 발생되면 중·장기적 전략은 없이 임기웅변으로 대책을 세워 기업들은 국산개발을 하기도 전에 모두 외국산제품으로 도배하여 시장진입을 놓치고 만다.(탁도계, 한외여과막, BOD측정기, 조류경보장치, 폐자원에너지시설 등)
결국 이런 무지한 전략으로 많은 선진 업체들이 도산하거나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일부기업은 살기위해 외국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다.
기업은 기술개발보다는 영업우선으로 전략을 세워야 하고 지자체는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검인증기관이 없어 가장 저가의 제품을 구매한다.
감사제도도 개선되어야 하며, 정부와 지자체와의 교감은 아예 없다.
국가의 명확한 방향지침이 결여되었고 저렴한 물 값으로 물에 대한 귀중함과 가치를 상실하고 만 국민이 더 좋은 기술보다는 그저 평이한 제품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
이제는 복합적인 진단을 통해 물과 관련된 모든 종사자들은 단호하고도 솔직한 자아반성을 해야 한다.
해외시장에서는 국내대기업간의 가격경쟁으로 난타전이 되고 결국 저렴한 비용으로 낙찰 받은 대기업(건설사)과 엔지니어링사는 국내제품보다 저렴한 외국산부품으로 도배하는 현실이다. 자국 내에서 국가자본으로 건설한 평택미군기지도 한국제품은 기업이 홀로 뛴 PPI평화 파이프만 미국 NSF인증을 받아 납품한 것이 고작이다.
정부나, 공공기관, 협회등도 이미 성장하여 정착한 기업보다는 개미기업에 대해 더 많은 신경과 지원을 해야 하고, 이들 개미기업이 나아갈 길목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그동안 국내 물산업의 실패의 예를 들어 주면서 반복되는 현안보다 실질적인 방향전환대책을 시급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경영신문/박남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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