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대응 정부정책이 더 불안한 국민

지진대응 정부정책이 더 불안한 국민

지진 예산 250억원 중 77% 삭감한 정부

민간 건축물 내진설계 7% 수준

경북 포항 북쪽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5.8 규모 경주지진 이후 1년 2개월 만에 발생한 강진이다. 전국을 뒤흔든 강진에 예정된 수능이 일주일 후로 연기되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며, 남의 나랏일로 생각했던 지진이 우리에게 실제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는 점을 자연은 다시금 일깨워 줬지만 정부의 정책은 여전히 남의 집 불구경하는 꼴이었다.

지난해 2017년 정부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도 기획재정부는 지진예산 250억원 중 77%인 194억원을 삭감했으며 경주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직후에도 지진 관련 예산은 제외한 것이 정부였고 이를 그대로 통과시킨 것이 정치권이었다.

기존공공시설물 내진보강지원사업 155억원과 지진가속도계측기 설치사업 26

억원,지진해일로 인한 시설물 피해추정기능개발 5억원 조차 전액 삭감한 현실

에 대해 자연은 다시금 충격요법을 쓴 포항지진이다.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5.8의 경주지진보다 국민적 위기감을 심화시키고 있는데 사실상 피해현황도 상·하수도 등 시설피해는 6개소, 상수관 누수는 45건 , 경주의 민속마을인 양동마을 무첨당과 수졸단 고택 등 문화재 23건도 피해를 보는등 사고범위가 넓었다.

하지만 국민안전처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의 공공시설물 내진율(규모 6.0~6.5의 지진에 견디게 설계된 건축물 비율)은 43.7%에 그쳤다. 특히 철도시설(41.8%), 공공건축물(36.2%) 어항시설(33.1%) 학교시설(23.1%)의 내진율은 평균에도 못 미치고 수도시설도 58.6%에 그치고 있다.

민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데 전국 698만 동 가운데 내진 성능이 확보된 민간건축물은 48만 동 규모로 약 7%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개축해서 내진설계를 하면 재산세 등에서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지만, 2015년 재산세 감면 실적은 단 4곳에 불과했다.

지난 10년 사이 준공된 전국 500세대 이상 아파트의 98.5%가 지진에 취약한 벽식구조로 지어졌다. 민간아파트 99.3%, 공공아파트 96.8%가 기둥식구조에 비해 지진 등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벽식구조이다.

‘전국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구조형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7.6월까지 준공된 전국 500세대 이상 민간아파트 138만 세대 중 137만 세대, LH 등 공공아파트 59만 세대 중 57만 세대 등 모두 197만 세대 중 98.5%에 해당하는 194만 세대가 상대적으로 지진 등에 취약한 벽식구조로 지어졌다.

지역별로는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1개 지역에서 지어진 아파트의 100%가 벽식구조로 지어졌으며, 기둥식구조는 서울에서 19,171세대, 충북에서 4,416세대, 경기에서 3,667세대 등 6개 광역시도에서 모두 29,202세대에 불과했다.

건축물 용도별로 내진적용 현황을 보면 주거용은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 19만4715동 가운데 6만3,895동(32.8%)에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이 가운데 단독주택(8만5,417동)은 15.9%(1만3,574동)만 내진설계가 이뤄졌고, 공동주택(10만9,298동)은 46%(5만321동)의 내진율을 기록했다.

비주거용은 내진대상 건축물 10만6,046동 가운데 25.9%인 2만7,495동이 내진설계를 갖췄다. 이 가운데 제1종 근린생활시설은 내진설계 대상 3만8.920동 중 9.9%(3,856동)만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반면 업무시설은 8,247동 중 5,198동이 내진설계를 갖춰 63%의 내진율을 기록했다.

또한,지난 2016년 사상초유 강진이 일어나고 1년이 지난 시점, 방송통신위원회의 재난매뉴얼 권고안 지침하달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의 매뉴얼 작업은 진척이 없다. 방송사들이 지진조기경보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지진조기경보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등 지진조기경보 자막방송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방안 마련도 하지 못한 현실이다.

2017년 3월 ‘자연재해(지진, 태풍, 해일 등) 발생 시 원자력안전위원회 행동요령’을 마련하여 자연재해 발생 시 원활한 대응을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 내부 행동요령인 원전안전분야(방사능누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주민 대피요령보다 상대적으로 언론대응요령에 더욱 치중한 매뉴얼로 정부 행동요령만이 명시되어 있고 국민들의 행동요령은 빠져있는 상태이다.

기상청의 인공지진 공중음파 잡는 기상청 장비도 도입부터 운영까지 총제적 문제로 재난안전에 대한 대응이 미진한다.

기상청의 공중음파관측장비 유지 관리에서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곳에서 48건의 장비결함이 발생했고, 장애조치에 평균 30일 이상 걸렸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지자연이 운영하는 8곳의 관측장비에서는 62건의 결함이 발생하였으며, 장애조치에 평균 2일이 소요되어, 기상청의 장비관리가 더 부실했다. 특히 기상청이 설치한 양구 관측소는 2015년 7월부터 무려 230일간 장애가 지속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주에 이어 포항지진이 발생하여 재난안전에 불안감을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국민들의 사회안전 체감도 조사결과 지난해 12월 사회안전에 대하여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비율이 57%에 달하고 있는 반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13.5%에 불과했다. 이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2014년 그해 5월 최저치를 기록한 조사결과와 비교해보아도 확연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2015년 5월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비율이 54%였으며, ‘안전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16%였던 것보다도 악화된 것으로서 우리 국민들은 국정농단 과 정치적 싸움 및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을 지진보다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2016년 월별 추이를 살펴보아도 알 수 있다. 2016년 9월 ‘안전하지 않다’ 42.6%, 10월 ‘안전하지 않다’ 40.4%으로 동기간 경주대지진과 태풍 차바의 상륙으로 국민의 안전체감도가 상당히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말 상황을 더 불안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국정농단과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에 염려와 위기의식이 더 크다는 점을 포항지진에서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국회 김정우 의원은 “우리 국민은 안전문제를 단순히 사건사고의 관점으로만 보지 않고 국가사회적 위기에 대하여 더욱 염려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조사결과로 알 수 있다. 정부와 국가가 국민을 위하여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수치이다”라고 말했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은 “지진등 자연재해는 국가가 총체적으로 재진단을 통해 우선순위부터 순차적으로 대전환을 해야 한다.인구밀집,건축,도로등 기간시설에 대한 진단과 건설수주 방법 개선(최저가 입찰등),다양한 매뉴얼의 개발과 보급,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적인 실행이 가능한 정부 정책과 예산확보등 모든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정책방향이 선행되어야 한다”라며 국가적 전략의 재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환경경영신문/국회 문장수전문기자)

<공공시설물 내진성능 확보 추진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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