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된 우수기술들도 과제로 등장
지진대비 관로, 동파 방지, 소독 등
서울시는 정체된 상수도의 기술발전과 경영합리화를 위한 기술혁신 방안 마련을 위해 관련 시설물들의 사용기간 연장과 에너지 절감 및 효율적인 상수도 운영체계 유지를 위한 상수도 기술혁신 우선 과제 30여종을 선정했다.
기술혁신 대상 발굴을 위한 기술자료 총 254건중 실무과장 회의에서 105건이 선정되었고 정책회의를 통해 최종 30건이 선정됐다.
이들 제안된 기술개발들은 대체적으로 현재의 상황에서 근본적으로 변화하자는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자재 및 장비분야 5건, 배급수 공급계통분야 8건, 녹색에너지 등 환경분야가 3건, 정수처리 공정이 2건, 상수도 시공 및 유지관리분야가 3건, 원가절감 3건, 수질관리 6건으로 배급수 계통과 수질관리가 중요 개선과제이다.
자재 및 장비분야에서는 지진에 안전한 상수도관 개발, 굴착이 필요 없는 제수밸브, 동파방지용 수도계량기와 보호통 내구성 강화, IT를 접목한 누수탐지 방법 개발, 신소재 흡착제 등이다.
배급수 분야에서는 부식억제 방안, 공급계통의 수질관리, 초 고층건물의 직결 급수,배수지 최적화 운영을 위한 모터펌프의 운전주기 개선, 수도꼭지까지 지점별 잔류염소 소모계수 산정, 최적화된 배급수관로 세척주기, 자연친화적 소독냄새 저감방안 수립, 관말 정체수 자동 퇴수 시스템 등이다.
녹색에너지분야는 정수슬러지 자원화기술, 모타펌프에너지 효율 최적화,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운영효율 고도화, 정수처리 공정화에서는 저에너지형 내오염성 정밀여과막 및 모듈개발, 오존과 염소 주입략의 상관관계 분석 등이다.
상수도시공에서는 수도관 접합방법 개선, 노후관 선정 및 개량공법에 관한 가이드라인 수립, 유지관리면에서는 상수도지하시설물 탐사율 제고방안, 원가절감에서는 계량기 미감지율 제로화 기술개발, 수도요금 원격검침시스템도입, 적정 유수율 유지로 효과적인 경영합리화도 선정됐다.
수질관리면은 공급계통의 수질관리, 조류 및 대사물질 관리, 미규제 유해물질 관리, 미래지향적 병원성 미생물 감시강화, 대체소독공정개발, 수돗물의 유기물질 저감방안 등이 선정됐다.
그러나 환경국제전략연구소가 환경산업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연구에서 기술 우위적 제품이나 시스템 중에는 이미 이와 같은 핵심과제 이상으로 상용화되어 시장에 보급되고 있는 제품들이 상당수 있어 서울시가 의외로 소통문제에서 어두운 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관로의 안전성과 위생성을 살린 한국주철의 에폭시 분체도료는 이미 6년 전부터 개발하여 부산등에서 응용하고 있으나 서울시가 최근에서야 신축가동관등에 적용하고 있다.
또 지진에 대비한 내진형 수도관이 신이 P&C에서 개발하여 서울시 암사정수장에 내부 배관시스템에 적용하기도 했으나 타 시설물들에는 적용되지 않아 같은 기관에서도 17개 조직으로 분산된 상수도 본부 내 정보교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신진정공의 신축가동관의 경우 9년 전 서울시 급수부에서 시범시공까지 한 전례가 있으나 그 이후 중단된 상태에서 최근 내진대비 상수도 시설물에 대한 상급기관의 지시에 의해서 또다시 검토되고 있다는 점은 정보와 기술교류가 원만하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엠씨이코리아가 개발한 천연녹조제거제의 경우는 수자원공사 수질분석연구센터에서 2년 전 우수한 기술로 평가되어 각종 학회 등에 발표까지 했으나 댐관리를 하는 본부 측에서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현재까지도 상용화로 접어들지 못한 상태이다.
동파방지용 수도계량기 보호통의 경우에는 5년 전 개발하여 경기도 가평 등 현장에서 적용하여 우수한 제품임이 판명되었지만 서울시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단 한 차례도 현장에 적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마이옥스의 혼합산화제는 갑론을박만 하면서 고도처리시설에도 적용하지 않아 결국 옷은 양장인데 신발은 고무신을 신고 거리를 행보한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수공이나 서울시 등이 소독제품의 변화를 멀리하는 가운데 제천, 영월 등 군소도시의 상수도시설물과 수공이나 인천시 병물공장 소독제로는 활용하고 있어 국민들로부터 동일한 수돗물에도 차별을 두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에이치투엘이 개발하여 정부로부터 연구자금으로 영등포정수장에 막여과시스템을 구축한 서울시가 현재도 시범운영을 하면서도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대외적으로는 문제점이 많은 시설물로 오인하게 함으로써 시장을 확산시키지 못하는 점도 문제로 나타났다.
온라인 탁도계는 환경부가 정수장에 의무설치를 마련하는 가운데 국산화에 성공했으나 법시행이 먼저 되어 국산품보다는 미국 하크사 제품으로 전국 정수장에 수백대 이상 설치된 사례도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미래 지향형 우수한 기술들이 개발단계를 지나 시장에 범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제품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간 이견과 정보교류의 부진, 전문기술공무원으로서의 자존심을 버린 책임지기 싫은 형식적 업무로 일관되어 제품의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이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문장수 전문기자>
